관상동맥수술·신생아 중환자실 입원환자 수 등 일부 지표 중소병원 역할과 맞지 않아
의료질과 환자안전 영역은 구조지표 보다 과정 및 결과지표로 대체해야

[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의료질평가 제도에서 의료 질과 환자안전 영역을 평가하는 구조지표의 절반이상 변별력이 없어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의료질평가 제도 효과분석 및 평가모형 개발 연구'를 진행했다.

책임연구자인 강희정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의료질 평가 결과 전반적으로 병상 규모가 클수록 성과가 높고, 영역 점수의 평균도 상급종합병원이 종합병원에 비해 2배 이상 높았다고 밝혔다.

또,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의 공공성 영역 평균 점수는 2015년에는 차이가 크지 않았지만, 2016년부터 2배 가까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의료전달체계 영역에서도 상급종합병원이 종합병원보다 평균점수에서 2배 이상 높게 나왔다고 진단했다.

의료질평가지원금 제도는 의료 질과 환자안전 영역에서 상급종합병원의 성과를 고착화시키며, 중소병원의 성과를 향상시키는데 구조적 한계를 보였다.

급성기 병원으로서 의료 질 최소기준 통제 장치가 부재했으며, 영역별 지표 구성이 적절하지 않았다.

강 연구위원에 따르면, 2016년도 의료 질과 환자안전 영역 평가에서 2등급이하 기관들은 2017년도에 유의미하게 성과를 냈지만, 최상위등급 기관인 상급종합병원의 성과는 2016년과 큰 차이가 없었다.

이는 구조 지표 중심의 평가구조에서 상급종합병원들이 대부분 100% 성과를 달성해 더 이상 지표의 변별력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의료 질과 환자안전 영역 지표의 절반 이상에서 변별력이 약해졌으며, 이런 지표의 대부분은 상급종합병원 지정기준과 직간접적으로 연계됐기 때문이다.

의료 질 평가는 중소병원 성과 향상을 위한 구조적 한계도 있었다.
특히, 중환자 진료에 대한 구조나 산출지표는 중소병원 기관간 편차가 매우 적으면서 평균적인 수준도 매우 낮았다는 것이다.

관상동맥수술, 소아중증질환자 수, 신생아 중환자실 입원환자 수, 신생아중환자실 전담전문의 배치 여부, 신생아 중환자실 운영비율과 같은 지표는 중소병원이 설치할 의무가 없고, 상급기관으로 의뢰 해야 하는 사안이다.

결국, 중소 규모 병원의 역할과 기능에 맞지 않은 지표가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의료 질 평가는 주요 질환에 대한 적정성 평가 결과를 토대로 평가점수를 산출하고 있다.
하지만, 개별질환에 대해 급성기 병원으로서 진료 질의 최소기준은 적용되지 않고 있다.

2주기 급성기병원 인증조사에 따르면, 종합병원급의 폐렴, 뇌졸중, 급성심근경색증, 예방적 항생제, 혈액투석 관련 지표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급성심근경색증, 급성기 뇌졸중은 종합병원 중 50% 이상이 등급제외 판정을 받았다.
혈액투석 및 수술의 예방적 항생제 사용은 종합병원 중 3등급 이하 기관 비율이 각각 43%, 35%를 기록했다.

종합병원급 필수진료 영역에 대한 최소기준 적용 검토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강 연구위원은 "법적 강제성에 근거한 구조 지표 중심의 평가는 의료 질과 환자안전의 기반을 견인하는 역할했다"면서도 "의료공급자가 통제하기 어려운 시스템적 차이로 인해 의료공급자의 질 향상 동기를 차단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책적 필요성이 있는 구조 지표의 활용은 지료 관리체계를 기반으로 단기간에 적용해야 한다"며 "과정 또는 결과 지표는 국민에게 중요한 가치를 향상시키고, 구조 지표를 대체해 지표체계의 효율화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의료질 평가에 있어 의료 질과 환자안전 영역은 단계적으로 평가지표와 평가 영역의 관련성 제고를 위해 과정과 결과지표로 대체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