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 적 미세먼지, 지금까지 나온 위험성 연구는?
공공의 적 미세먼지, 지금까지 나온 위험성 연구는?
  • 최상관 기자
  • 승인 2019.02.08 06: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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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정신질환, 비만 등 질환 위험 다양
산화스트레스로 인한 염증이 주 원인

[메디칼업저버 최상관 기자] 미세먼지가 여러 질환을 넘나들며 마각을 드러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유럽지구보고서에 따르면 미세먼지에 의한 질환 위험성 인과관계가 명확한 질환은 호흡기 및 심혈관 질환이다.

그런데 최근 미세먼지 위험성 연구를 살펴보면 미세먼지는 비단 호흡기, 심혈관 질환뿐만 아니라 암, 정신 질환, 비만 등 여러 질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가히 공공의 적이라고 부를 만하다.

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 높여

미세먼지와 암의 연관성은 지난해 11월 국제환경연구공중보건잡지(International Journal of Environmental Research and Public Health)에 실린 연구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해당 연구에서 연세의대 이용제 교수팀(강남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은 장기간의 미세먼지 노출이 암으로 인한 사망률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했다. 특히 폐암뿐만 아니라 여러 종류의 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높여 주목된다.

연구진은 1999~2017년에 수행된 30편 연구를 메타 분석한 결과, 미세먼지 입자의 지름이 2.5µm이하인 초미세먼지(PM2.5), 10µm 이하인 미세먼지(PM10), 그리고 이산화질소가 10µg/㎥씩 증가할 때마다 모든 종류의 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각각 17%, 9%, 6%씩 상승했다.

특히 사망 위험이 높았던 암은 유방암, 신장암, 방광암 등으로 초미세먼지 노출 하에 사망 위험이 각각 60%, 35%, 32% 상승했다. 일반 미세먼지 노출 하에는 후두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27%로 가장 높았다.

특히 유방암의 경우는 미세먼지로 인해 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뿐만 아니라, 암 발병 위험도 높다는 연구도 나왔다.

지난 2017년 Breast Cancer Research에 실린 미국 플로리다의대 Lusine Yaghjyan 교수 연구에 따르면, 유방암 발병 위험이 높은 중등도 치밀형 유방 여성은 유선 산재형 여성보다 초미세먼지에 19% 더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OR 1.19 96% CI 1.16-1.23).

우울증 자살충동 위험 높여

미세먼지에 장기간 노출 시 정신 건강에도 문제가 생긴다는 연구도 나왔다.

지난해 4월 PLOS ONE에 실린 건국의대 신진영 교수팀(건국대병원 가정의학과)의 연구에 따르면,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수록 우울증과 자살충동 위험이 높았고, 삶의 질은 낮았다.

특히 이 연구는 2013년 한국지역사회건강조사(Korean Community Health Survey)에 등록된 국내 성인 12만 4205명 코호트를 분석한 결과로, 대상자의 연령, 성별, 흡연, 음주, 교육 수준 등 여러 요소를 고려했기에 더욱 의미가 크다.

연구에서는 미세먼지(PM10)와 이산화질소, 일산화탄소, 이산화황 농도를 4분위로 나눠 일상 스트레스, 삶의 질, 우울증, 자살 충동 위험 등을 살펴봤다.

그 결과 미세먼지 농도가 증가할수록 스트레스 위험은 20%, 삶의 질 악화 38%, 우울증 40%, 자살 충동 24% 등이 각각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산화질소, 일산화탄소 농도 상승은 우울증 위험을 각각 50%, 63% 더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이산화황 농도와 정신 건강은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았다.

미세먼지 높을 수록 체중 감량 작아

미세먼지는 비만 등 대사질환 위험 증가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왔다.

지난해 3월 대한당뇨병학회지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서울을 비롯한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도시 거주자들은 체중 감량 효과가 유의하게 낮았다. 특히 이는 일반 초미세먼지 환경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이 연구에서 경희의대 이상열 교수팀(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은 2012~2014년까지 눔(Noom) 빅데이터에 등록된 2608명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미세먼지 농도가 PM10 46µg/㎥, PM2.5 24µg/㎥로 가장 높았던 서울 거주자의 체질량지수(BMI)가 1.261kg/㎡ 감소해, 평균(-2.139kg/㎡)보다 작았다.

반면 미세먼지 농도가 낮았던 디트로이트, 시드니는 BMI 각각 2.506kg/㎡, 2.775kg/㎡ 감소해 가장 높은 체중 변화를 보였다.

이상열 교수는 “미세먼지가 생체 내 만성 염증 반응을 유발할 수 있어 비만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호흡기·심혈관 질환을 우선 신경써야 하겠으나, 어린이 노약자, 만성질환 환자에서 미세먼지 관련 위험이 유의하게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현재 나온 연구는 사람에 대한 역학적 연구일 뿐 실험적 근거는 다소 부족하다”며 “구체적인 기전, 사람마다 감수성이 차이가 있는 이유, 미세먼지 종류 별 영향력의 크기 등 좀 더 연구해야 하는 내용이 많다”고 덧붙였다.

호흡기·심혈관 질환 外 연관성

공식화 될 가능성 높아

산화스트레스로 인한 염증이 주 원인

미세먼지로 인한 질병 양상이 다양한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산화스트레스로 인한 염증을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미세먼지의 중금속, 질소화합물, 황화합물 등이 체내에서 산화스트레스를 일으키고 항산화 효소인 SOD(superoxide dismutase), 코엔자임Q10, 글루타치온(glutathione) 등을 무력화시킨다는 것. 그렇게 해서 생긴 염증이 전신에 영향을 미치며 뇌졸중, 알츠하이머, 우울증, 기분 장애, 자폐증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설명이다.

이용제 교수는 “미세먼지 관련 메타분석 연구가 전 세계적으로 연이어 발표되고 있고, 비슷한 위험성 보고가 나왔다는 것은 충분한 기전이 존재함을 암시한다”며 “대부분의 질병은 그 요인이 다양한 만큼 미세먼지가 주요 질병 요인 중 하나에 이름을 올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에 미세먼지와의 연관성이 공식화된 질환은 호흡기 및 심혈관계 질환이지만, 차후 신경정신질환, 대사성 질환, 암 등으로 확대될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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