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학회 ‘국내 초·중·고등학교 교과서의 건강정보 오류 분석 연구’ 발표
명백한 오류부터 맞춤법 등 여러 가지 오류 발견

대한의학회가 21일 교과서 오류 개선을 위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대한의학회가 21일 교과서 오류 개선을 위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우리나라 초·중·고등학교 교과서에 건강 관련 내용에 오류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의학회가 현행 7차 교육과정의 2009 개정, 2015 개정 초·중·고등학교 교과서에서 건강정보를 포함하는 과학, 기술·가정, 보건, 체육 등 교과서의 건강정보 오류를 검토했다. 검토한 교과서는 시중에 나와 있는 92종 중 17개였다. 

그 결과 건강정보에 관한 명백한 오류부터 띄어쓰기 등 크고 작은 오류가 발견됐다. 

성장호르몬을 생장호르몬으로 사용하고 있었고, 비타민을 바이타민으로 게재하고 있었다. 또 혈당을 혈당량으로, 갑상샘호르몬을 티록신으로, 고환을 정소 등으로 잘못 표기하고 있었다. 

21일 의학회는 기가간담회를 열고 교과서 학생들의 과학 지식의 습득과 올바른 개념을 갖기 위해서는 교과서 내용의 신뢰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건강정보 교육의 바탕이 되는 교과서는 믿을 수 있어야 한다.

의학회 장성구 회장은 "2013년 대한의학회 주관으로 고등학교 교과서 오류 분석이 시행한 적이 있다. 그런데 발행자에게 수정을 요청하도록 하는 것은 강제성이 없어 제대로 이뤄지 못했다"며 "건강정보 교육의 바탕이 되는 교과서는 믿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지난해부터 이 작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를 지휘한 고려의대 고성범 교수(고대구로병원 신경과)은 교과서 오류는 심각한 사회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교과서에 오류가 있으면 대학수능 등에서 정답이 하나가 아닌 둘이 될 수 있다는 걱정이다. 

고 교수는 "이번 조사에서 빠진 국어 등 다른 교과서에도 잘못된 것이 많이 확인됐다"며 "교과서에 지나친 약자 사용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의학회는 건강정보와 관련된 교과서 오류를 최소화하기 위해 오는 2월 8일 '대학의학회 교과용 도서 감수사업 설명회'를 갖는다. 

교과서 내 건강정보를 상시 모니터링을 하고, 검인정 교과서의 검정절차에 의학지식을 갖춘 전문위원이 참여하는 등의 방법을 고안하겠다는 의지다. 

또 교과서에 대해서는 의학회 인증을 의무화해 건강정보의 정확성을 기하겠다는 뜻도 보였다.    

국정교과서처럼 좌우논리에 얽히기 싫다?

 

한편 이번 조사를 하면서 의학회 관계자들은 정부의 태도에 섭섭함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공청회 개최에 관심을 모이기는커녕 자료 협조조차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장 회장은 "국회에서 공청회를 하려고 했는데 국회의원들이 국정교과서와 같은 좌우논리에 얽히기 싫다고 거부해서 깜짝 놀랐다"며 "미래세대에게 잘못된 의생명과학분야 정보가 전달되는 것에 왜 그렇게 무관심하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의학회 학술진흥이사 은백린 교수도 같은 의견을 냈다. 

은 교수는 "시중에 나와 있는 교과서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학교들이 교과서 선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로 정보도 제대로 주지 않았다"며 "의학회가 목적사업으로 이득을 취하려하는 것도 아닌데 괜한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것 같아 섭섭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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