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혈당, 목표혈압, 약제치료 가장 논쟁 많아
전반적으로 보수적 접근 큰폭의 변화는 없을 듯
표와 알고리즘은 대거 추가 미국표는 수용 안해

[메디칼업저버 박상준 기자]한국형 당뇨병 진료지침 제6판이 마침내 선보인다. 미국당뇨병학회의 2019년 개정판과 나름 파격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유럽당뇨병학회의 2018년판 공동 가이드라인 이후에 선보이는 것이라서 수용 범위가 가장 큰 관심사다.

대한당뇨병학회는 내달 15일 가이드라인 개정공청회를 열고 그동안 개발한 초안을 공개한다. 이번에 공개되면 제6판 최종본(풀버전)이 완성되는 것이다. 학회는 지난 2011년부터 4년마다 한번씩 최종본을 발표해 왔다.

이런 가운데 이번 개정 과정 중 목표혈당, 목표혈압, 약제치료 부분에서 가장 열띤 토론을 벌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목표혈당 6.5% vs 7.0% 두고 갑론을박

우선 첫 번째로 가장 많은 논쟁이 있었던 부분은 목표혈당이다.

현재 대한당뇨병학회가 제시하고 있는 제2형 당뇨병 환자의 목표혈당은 당화혈색소 6.5% 미만이다.

여기에 미국임상내분비학회가 6.5% 이하를 권고하고 있다. 반면 미국당뇨병학회는 강력한 혈당조절시 혜택 근거가 없다며 7% 미만을 제시하고 있다. 한발 더 나아가 미국내과학회는 7~8%를 적정 수치로 제시하는 등 미국 내 학회간 이견차가 존재한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당뇨병학회도 목표혈당 변경안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현재 기준을 고수하느냐 아니면 좀 더 완화된 7% 미만으로 재설정하느냐를 두고 다양한 의견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학회 진료지침위원장인 가톨릭의대 권혁상 교수(여의도성모병원 내분비내과)는 "최근 미국에서 목표혈당을 놓고 많은 논쟁이 있었던 터라 이번 개정 작업에서도 가장 활발하게 논의를 했다"면서 "학회내에서도 찬반양론이 팽팽해 결정이 힘들었는데 대략적인 기준은 잡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공청회와 마지막 검토가 남아있어 아직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몇몇 관계자의 입장을 종합하면 상당한 반대여론에 밀려 기존 기준을 고수하는 방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SGLT-2억제제 GLP-1 제제 약제 권고안

다음으로 많은 토론이 활발했던 부분은 약제다.

최근 미국 및 미국·유럽 공동가이드라인에서 심혈관 고위험군, 심부전, 신부전 환자들에게 SGLT-2 억제제 또는 GLP-1 제제를 적극 추천할 정도로 두 약제의 위상이 강조된 것을 과연 어떻게 수용할 것인지를 놓고 열띤 토론을 진행했다.

앞서 대한당뇨병학회는 지난 2017년 약제치료 부분 개정 가이드라인에서 두 약제의 사용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미국·유럽 공동가이드라인과 같이 명확한 권고안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이번 개정에서도 별도의 권고문을 통해 좀 더 뚜렷한 메시지를 만드는 것이 주제로 도출됐다. 하지만 근거 부족을 지적하는 여론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권 교수는 "해외 가이드라인에서 강조하고 있는 배경은 이해하지만 국내 무작위 대조군 연구가 거의 없거나 부족한 상황에서 그대로 수용할 수 있느냐에 대한 논의가 절대적으로 많았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 기조만 보면 이부분 역시 미국과 동등한 수준의 권고안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재 SGLT-2 억제제와 GLP-1 제제가 보험급여가 이뤄지면서 임상에 적용되는 등 당뇨병 치료 패러다임이 서서히 바뀌는 상황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 어떤 권고안과 어느정도의 권고등급을 매겼을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많은 논의가 이뤄진 대목은 당뇨병 동반 고혈압 환자들이 목표혈압 설정이다.

이경우 국내에서는 140/85mmHg 미만이고, 새로 개정된 미국당뇨병학회는 심혈관질환 10년 위험도에 따라 15% 초과이면 130/80mmHg 미만을, 15% 미만이면 140/90mmHg을 제시하고 있다. 유럽은 미국과 흡사하다.

이번 개정에서 대한당뇨병학회는 이완기혈압으로 규정하고 있는 85mmHg을 미국 기준을 적용해 90mmHg으로 올리는 것을 두고 고민한 것으로 보이는데 최종적으로 어떤 수치를 제시했을지 관심이다.

당뇨병 환자의 초기 검사 및 관찰항목 추가

이와 함께 초기평가와 관찰 및 관리에 대한 내용은 새로 신설했다.

권 교수는 "미국당뇨병학회는 오래전부터 처음 진단된 당뇨병 환자에 대해 어떤 검사를 하고, 추적관찰할 때에는 어떤 것을 해야하는지 일목요연하게 제시하고 있지만 대한당뇨병학회는 없었다"며 "이번에 개원가를 위해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새로 내용을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이 경우 우려도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권 교수는 "1차 진료의 교육적인 측면에서 개발해 추가한 것인데 초진 시 자칫 검사 기준을 지키지 않으면 심평원에게 삭감 원인을 제공할수도 있다는 점에서 딜레마이기도 하다. 하지만 기왕 만들기로 한 것이고 문제안되게 심사숙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새 가이드라인에서는 이해도를 높이 위해 알고리즘을 대폭 추가했다. 권 교수는 "수치가 많이 바뀌지 않는다. 또 약제 흐름 알고리즘도 미국당뇨병학회의 내용을 차용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교과서처럼 딱딱한 분위기를 최대한 배제하기 위해 비주얼부분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밝혔다.

한편 당뇨병학회 진료지침 권고안 최종본은 내달 15일 공청회에서 공개된다. 언론에는 공개하지 않고 춘계학술대회에서 확정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