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의 분당제생병원 간호부장
다양한 근무표와 휴가로 간호사들 마음 잡기 노력 

분당제생병원 이상의 간호부장
분당제생병원 이상의 간호부장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15일 근무하고 15일 쉬는 야간전담제, 2교대와 3교대 근무를 선택할 수 있는 선택근무제, 입사 이후 5년이 지나면 무급 휴가 한달 지원, 신규 간호사를 위한 전담교육간호사 배치 등 그야말로 파격적인 방안들이다. 분당제생병원이 간호사들의 일과 삶의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시행하는 정책들이다.

분당제생병원도 여타 중소병원처럼 간호사 인력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어 왔다. 2017년 이상의 간호부장이 취임했을 때도 간호사 이탈을 계속됐다. 이에 이 간호부장은 간호사들이 오랫동안 근무할 수 있도록 제반 여건을 갖춰야겠다고 결심했고, 경영진 설득에 들어갔다. 이 간호부장에게 간호사 근무환경을 바꾸기 위한 그동안의 노력에 관해 들어봤다. 

- 간호사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근무표를 만들었다. 효과가 있었는지?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게 근무표를 고를 수 있도록 한 부부은 후한 점수를 받고 있다. 무엇보다 간호사들이 가장 반응이 뜨거운 것은 입사 5년 후 주어지는 한달 무급휴가 제도다. 대체적으로 간호사들이 5년 정도 되면 이직이든 사직이든 병원을 떠나고 싶어한다. 

이때 이 제도가 많은 도움이 됐다. 사직하려는 간호사들의 마음을 돌리는 데도 효과적이었다. 지난해 휴가를 7명이 다녀왔고, 올해도 신청자가 많다. 병원에 경력 간호사가 많아야 간호의 질이 높아질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제도가 잘 정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 신규 간호사 이직률을 낮추기 위한 여러 노력을 하고 있다고 들었다.

지금까지 신규 간호사들은 여러 명의 간호사에게 교육을 받아왔다. 문제는 각기 다른 간호사가 조금씩 다른 교육을 한다는 점이었다. 교육받는 신규 간호사 입장에서는 헛갈릴 수밖에 없다. 그래서 지난해부터 병동마다 전담 프리셉터 간호사를 2명씩 배치했다. 혼란을 겪지 않고 같은 사람에게 배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지난해 연말에 통계를 냈을 때 75%의 신규 간호사가 남아 있었다. 놀라운 일이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지난해 11월 평가를 했는데, 프리셉터 간호사들이 번아웃(bunout) 상태가 된 것이다. 그래서 올해 다시 궤도를 수정했다. 간호부 교육위원회에서 3주 동안 신규 간호사를 교육한 후 부서배치를 하고, 이들에게 3명의 환자를 배당하도록 했다. 이후 교육위원회에서 신규 간호사들이 환자를 어떻게 케어하는지 모니터링하고, 부족한 것은 지원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 신규 간호사 카트에 검사 설명 안내문 설치를 한 이유는 무엇인가? 

신규 간호사들은 우리 세대와 다른 시간을 살아온 사람들이다. 문자와 카톡 등에 익숙하지만 사람들과의 직접적 대면에는 능숙하지 않다는 걸 알게됐다.  병원에는 1세 어린아이부터 100세 할아버지까지 다양한 세대와 의사소통을 해야 하는데, 간호대학을 다닐 때 실습했던 동료 등 또래집단이 도움이 되지 못한다. 그래서 종종 신규 간호사들이 환자 앞에서 멘붕에 빠지곤 한다. 환자에게 제대로 설명을 못하는 것이다.  해결책으로 고안한 것이 바로 간호사 카트에 검사 설명 안내물을 설치하는 것이었다. 

- 전담 프리셉터 간호사 배치, 한달 무급휴가 등은 간호 인력 보충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경영진을 어떻게 설득했는지 궁금하다.

병원 수익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간호 인력을 더 충원하고, 한달이란 긴 시간의 휴가를 준다는 것은 경영진으로서도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다. 감사하게 생각한다. 간호의 질이 높아지면 병원 수익에도 도움이 된다는 방향으로 계속 호소했다.

2017년 8월에 간호부장으로 발령을 받았는데, 당시 간호간병통합서비스가 확산되고 있던 시기였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운영하려면 간호사를 더 충원해야 했고, 또 의료질평가에도 몇 병상을 운영하느냐가 평가기준이이었던 것이다. 나의 목표는 올해 하반기까지 본관 8개 병동은 모두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시행하는 곳으로 만들고, 간호 1등급 병원도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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