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골대사학회 정호연 이사장 환자들 인식부터 바껴야
고령화로 골다공증 느는데 인식은 최저 골절은 재골절 불러
환자 관리 케어 FLS 도입 시급 의사도 관심가져야

[메디칼업저버 박상준 기자]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과 같은 대사이상성 만성질환이지만 인지도는 급격히 낮은 질환이 있다. 바로 골다공증이다.

골다공증을 잘 관리해야 하는 이유중 하나는 골절 때문이다. 골절은 다시 재골절을 부른다. 또 재골절은 다시 사망률을 높인다. 골절의 원인 질환인 골다공증을 제때 치료해야 하는 이유다.

하지만 질환 인식은 10년전과 비교해 나아진 게 없다. 때문에 대한골대사학회는 당장 재골절 위험이라도 줄일 수 있는 FLS(Fracture Liaison Service System) 구축해 의료비와 사회적 비용을 줄여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학회 정호연 이사장(강동경희대병원)은 FLS는 재골절율을 낮추기 위한 일종의 병원 단위에서 시행하는 환자 관리 프로그램이라면서 이미 미국과 호주 그리고 영국 등과 같은 선진 국가에서는 활발하게 시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호연 이사장
정호연 이사장

방법은 나라마다 다를 수 있지만  주요 콘셉트는 골절 환자를 등록해 꾸준히 관리해주는 것이다.

골다공증 환자가 한번 골절을 경험하면 재골절 위험이 부위에 따라 최소 2배에서 최대 7배로 높아진다. 재골절이 되면 덩달아 사망위험도 2~3배 높다. 따라서 1차적인 목적은 재골절을 예방하고 최종적으로는 사망률을 낮추는 것이다. 일찌감치 FLS를 도입한 선진국들은 FLS 혜택을 톡톡히 보고 있다.

정 이사장은 "영국, 미국, 호주는 FLS가 잘 운영된다. 또 체계적으로 관리했을 때 골절 예방 효과와 비용절감 효과도 입증했고 논문으로도 갖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이런 시스템을 적용해 골절로 인한 의료 및 사회적 비용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FLS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나라 환자 특성에 적합한 FLS 프로그램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 또한 의료진 대상으로 FLS 가이드라인 개발도 필요하다. 결국 쓰는 사람은 의료진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수가 등의 합리적 산출을 위해 정부와 사회적 공감대도 형성해야 한다. 다행히 학회의 적극적인 추진으로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 

정 교수는 "한국형 FLS의 경우 중앙대 하용찬 교수와 서울의대 임재영 교수(공동위원장)으로 열심히 도와주신 덕분에 개발이 가능했다. 이를 토대로 가이드북 제작이 마무리단계에 있다"고 발표했다.

또 사회적 공감대를 얻기 위해 오는 24일에는 정부와 전문가 그리고 여러 시민단체와 함께 정책토론회를 연다. 정 이사장은 "모든 일은 사회적 협의가 필요하다. 정부에서 관심을 보이면 2차, 3차 정책제안을 준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호연 이사장
정호연 이사장

당뇨병 고혈압 인지도 만큼 올라가야

FLS 프로그램 개발과 함께 대한골대사학회가 주력하려고 하는 일은 대국민 홍보다. 국민을 대상으로 국민들의 질환 인식도를 좀 더 높여야 겠다는 판단에서다.

학회 자체 조사를 보면 지금도 골다공증을 치료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는 드물다. 그나마 병원을 찾는 환자 다수는 종합검진시 골밀도 감소가 우연히 검사가 되는 경우다. 또 골절되면 붙이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도 문제다.

정 이사장은 "과거에는 폐경 여성에서 골다공증 환자가 많았는데 2002년 여성호르몬 치료제 유방암 부작용 사태 이후로 폐경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졌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골다공증 질환에 대한 관심도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며 "질환을 알아야 병원에 오고 의사들도 적극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학회는 골다공증 인식도 설문조사를 포함해 유병률, 골절률 등 국민 눈높이에 맞춰 다양한 통계 데이터를 발표할 계획이다.

정 이사장은 "자주는 발표할 수는 없지만 전혀 안 하는것 보다는 낫다. 많은 환자가 매체를 보고 관심을 갖는다. 조금씩 개선될 것으로 믿는다"며 "특히 올해는 설립 30주년에 맞춰 대국민 및 대정부 홍보를 더 강화하겠다"이라고 말했다.

궁극적으로는 골다공증의 인식을 당뇨병 고혈압만큼 올리는 것을 목표로하고 있다.

정 이사장은 "당뇨병과 고혈압은 심장 합병증이 위험하다는 사실을 잘알고 있는 반면 골다공증은 부러지면 붙이면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 괴리가 크다"며 "실제로 부러지면 또 부러지는게 골다공증이며 치료 또한 당뇨병과 고혈압처럼 장기적으로 할 수 없어 초반에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지금이라도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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