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의대 이은직 교수 대한내분비학회 발전 방향 제시
"기초연구자들이 참여해야 내분비학이 발전할 수 있어"

이은직 교수
대한내분비학회 이은직 이사장

[메디칼업저버 박상준 기자] 대한내분비학회를 이끌 신임 이사장으로 연세의대 내분비내과 이은직 교수가 선임돼 올해부터 본격 활동에 들어갔다.

이 교수는 내분비호르몬 질환인 뇌하수체 분야 전문가로 원내에서는 뇌하수체질환 센터장을 맡고 있다. 그가 제시한 학회의 발전 전략은 임상의와 기초 연구자들의 컬레보레이션. 어떤 내용인지 들어봤다.

- 신임 이사장으로서 어떤 학회를 구상하고 있나?
임상가 중심의 학회를 탈피하고 기초 연구자들이 참여하는 상호적인 융합 네트워크 학회로 발전시키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이를 통해 현재 학회가 고민하고 있는 양적 확장과 질적 발전을 이루려고 한다. 현재 내분비학회는 98%가 내분비학을 전공하는 임상의사다. 이런 구조는 좋은 모습이 아니다. 가뜩이나 내분비를 전공하려는 사람이 수 년전부터 꾸준히 줄고 있고 설상가상으로 은퇴자도 많아지고 있다. 결국 임상의 중심으로 회원을 늘리는 것은 한계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초연구자를 영입하면 회원의 양적 성장과 학문의 질적 수준을 올릴 수 있다.

- 기대효과는 무엇인가?
임상현장에서 임상능력으로 해결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이를 연구자들과 머리를 맞대로 고민하면 풀 수 있다. 미국내분비학회는 구성 인원 70%가 임상의사이고 나머지 30% 기초 연구자다. 같이 연구를 하면서 내분비질환의 근본적인 병인기전과 치료방법을 연구를 하고 있다. 우리도 이런 방향으로 가야 한다. 또 임상의가 개입되지 않는 기초연구는 잘못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기초자들도 임상적 미충족 수요를 알면 연구가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애써 연구했지만 임상에서는 별 필요없는 연구를 하는 오류를 줄일 수 있다.

- 연구자 확보를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을 구상 중인가?
기초 실험실을 갖고 있고 내분비질환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임상의 만큼 많다. 재원은 충분하다. 중요한 것은 커뮤니케이션 장을 만드는 일이다. 그 역할을 하기 위해 학회 내 중개연구 네트워킹을 위한 위원회를 구상 중이다. 당장 2월 중에 관심있는 사람들 끼리 모여 구체적인 방안을 끌어낼 계획이다. 여러 가지의 생각을 내고 좋은 안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예산도 지원할 계획이다.

- 기초 연구자들의 참여를 어느 정도로 생각하나?
미국내분비학회나 미국당뇨병학회의 경우 기초 과학자(교수, 학생, 박사, 기타 연구자)는 참여비율이 30% 정도 된다. 단순히 발표자로서 필요할 때마다 기초 연구자들의 초청 강연을 마련할 수 있지만 회원으로서 끊임없이 교류하고 소통하는 역할은 다르다. 연구를 통해 새로운 가능성 제시하고 또 미래먹거리를 찾을 수 있다. 장기적으로 측면에서 보면 우리학회도 기초 연구자가 10~20%는 돼야 한다.

초음파 술기, 지방측정 술기, 간섬유화 스캔 술기 등 내분비질환 술기 인증 코스 마련

-최근 8개 학회 통합 토론회에 나왔듯 미래 먹거리에 대한 고민이 크다. 어떤 조언을 해줄 수 있나?
직설적으로 말하면 내분비질환에 특화된 무기(술기)가 없어 전공의 지원이 줄고 있는 형국이다. 소화기내과만 봐도 내시경과 초음파가 주된 술기다. 반면 내분비는 뚜렷한 검사 스킬이 없다. 게다가 당뇨병, 갑상선(초음파), 비만, 골다공증 등 주요 내분비질환은 누구나 진료가 가능하다. 이를 타개하고 차별성을 얻기 학회가 구상하고 있는 것은 내분비질환 술기 인증 코스다. 내분비도 초음파 술기, 지방측정 술기, 간섬유화 스캔 술기 등을 포함하는 것으로 이전에 했던 마스터 코스를 없애고 전남대 강호철 교수의 주축인 교육위원회를 신설해 인증 코스를 마련할 계획이다.

- 학회 국제화는 내분비분야 학회 중 빠른 진전을 보여줬다. 남은 전략은?
전임 이사장님들의 노력으로 국제학술대회(SICEM)과 학술지 과학인용색인(SCEI) 등재는 모두 달성했다. 따라서 앞으로는 각각 위상을 좀 더 높이는 노력을 해야한다. 이를 위해 내년에는 SICEM에서 아시아아오세아니아내분비학회(AOCE)를 동시에 개최한다. 원래 AOCE는 4년마다 열리는데 학회 제안에 따라 내년에 중간 미팅으로 성격으로 한국에서 열린다. 아울러 아직 교류가 활발하지 않은 일본, 호주, 중국과 네트워킹도 강화해야 한다. 다른 학회와 상호교류를 하려면 조인트가 좋은데 때마침 내년에 일본 내분비학회가 센다이에서 열리고 조인트 심포지엄을 연다. 나아가 같은 방식으로 호주내분비학회와  미국내분비학회와도 교류활성화를 계획하고 있다.

- 환경호르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다. 지난해 내분비교란물질(Endocrine Disrupting Chemicals, EDC) 연구회를 만들었는데 올해 활동은?
생활 속 화학물질 중에서 인체 내부에 존재하는 호르몬들의 작용에 미치는 종류를 포괄적으로 내분비교란물질이라고 하는데 당뇨병, 갑상선, 골다공증, 소아발달, 신경계, 면역 등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앞으로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학회 차원에서 연구활동을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관심이 많고 추진력이 강한 김신곤 교수를 내정했다. 김 교수는 지난해 희귀질환 팩트시트도 만들 정도로 관심이 많다.

다양한 질환 정보 알려주는 유투브 채널도 만들 계획

3분 이내 짧고 명쾌한 코너로 발전 시킬 것

- 홍보 일환으로 유투브를 구상하고 있다고 들었다.
유투버를 해볼까한다. 이미 암학회 등 타 학회에서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현재 구상하고 있는 프레임은 교수 개인이 영상을 찍은 내용을 받아 시청하기 좋은 영상으로 만들어서 학회 사이트에 올리는 것이다. 내용은 질환 정보, 예방, 치료 등 다양하다.  정보를 획득하고 지식을 머리속에 입력하는 기간이 짧기 때문에 3분이내로 구성할 계획이다. 교수들의 많은 협조가 필요하다.

- 앞으로 해결해야할 보험이슈는 무엇이 있나?
내분비유전성질환이 성인에 굉장히 많다. 이를 진단 감별하려면  차대체염기서열(NGS) 검사를 해야 하는데 보험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아울러 신약의 드럭 리포지셔닝도 원할하지 않다. 암 치료제지만 내분비 영역에 효과 있는 약물이 많다. 비급여인데다 사용하려면 허가외초과승인을 받야야 하는데 거의 승인이 안 된다. 장기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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