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식 계획보다 실효성이 담보된 근본 대책이 나와야"
"백화점식 계획보다 실효성이 담보된 근본 대책이 나와야"
  • 신형주 기자
  • 승인 2019.01.10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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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교수가 던진 안전한 진료환경 '화두', 진료현장에서 치유로 답해야

[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故 임세원 교수의 희생으로 인한 안전한 진료환경의 필요성과 시급성이 부각 되면서 국회와 정부는 다양한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임 교수가 던진 안전한 진료환경이라는 '화두'는 의료현장을 경시하는 국민 인식 전환과 책임을 방기한 정부가 폐습에서 탈피해 의료현장을 치유하는 것으로 해법이 나와야 한다.

임세원 교수의 피살 소식이 전해지자 사회 각계에서는 애도와 추모가 이어졌다.

대한신경정의학회와 대한의사협회, 강북삼성병원을 비롯한 의료계는 임 교수가 정신질환으로 고통받는 많은 이들을 치료하고 그들의 회복을 함께 기뻐했던 훌륭한 의사이자 치유자였다고 추도했다.

그러나, 임 교수의 사건은 예고된 비극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의료인에 대한 환자와 보호자의 폭행은 수시로 이뤄졌으며, 복지부는 이런 폭행 실태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다.

의료계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부와 정치권이 의료진에 대한 폭력 사건에 대해 심각성을 인식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구슬이 서말이어도 꿰야 보배

임 교수 사건이 발생하자 복지부는 의협, 병협, 신경정신의학회와 간담회를 갖고 (가칭)안전진료 TF를 구성해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복지부는 TF를 운영하면서 의료계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입장이다.

정치권도 임세원 교수 사건을 계기로 의료법 개정안을 잇달아 발의하고 있다.

신동근 의원을 시작으로 정춘숙 의원, 김승희 의원, 박인숙 의원 등이 의료인 폭행 가해자에 대한 처벌 수준 강화와 반의사불벌죄 폐지, 국비 지원 비상문과 비상벨 설치를 골자로 한 의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임세원법 제정을 공표하고, 윤일규 의원을 팀장으로 하는 안전한 진료환경 구축 TF를 구성했다.

야당인 자유한국당도 의협, 병협, 신경정신의학회 임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임세원 교수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한 근본적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급기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9일 강북삼성병원 의사 사망 사건과 관련해 보건복지부로부터 현안 보고를 받았다.

정부와 정치권은 임세원 교수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의료현장은 백화점식 종합계획보다 실효성이 담보된 유기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즉,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것.

이날 현안보고 참고인으로 출석한 최대집 의사협회장과 신호철 강북삼성병원장, 권준수 신경정신의학회 이사장은 몇 가지 법안만으로는 제2의 임세원 교수 사태를 막을 수 없다며, 근본적이고,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안보고에서 복지위 위원들은 복지부가 그동안 정신건강 분야에 대해 무관심했으며, 투자가 없었다는 점을 질타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축숙 의원과 기동민 의원은 복지부의 예산과 인력 부족에 대해 지적했다.

복지부가 편성한 정신건강 관련 예산은 전체 예산에서 1.5% 수준이었다.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은 사법입원제도 도입의 필요성을 제안했다.

하지만, 박능후 장관은 법제처와 사법당국에서 부정적 의견이 있다며,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사실상 도입이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복지위 위원들은 정신질환자로부터 안전한 진료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정신질환자들이 적시에 치료받을 수 있는 사회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위원들은 의료기관 내 시설과 인력을 보완하고, 병원 인증제도 개선 및 수가 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신질환자에 대한 외래치료명령제 강화와 정신응급 대응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런 복지위 위원들의 제안들을 듣고 있던 권준수 신경정신의학회장은 "국민들의 정신질환자에 대한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며 "급성으로 정신질환을 앓는 환자가 발생했을 때 안전하게 병원으로 호송하고, 병원의 보호병동에서 치료받을 수 있는 응급치료시스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퇴원 후 꾸준히 치료받도록 외래치료명령제가 활성화돼야 하며, 만성적으로 정신질환을 앓는 환자는 재활을 제대로 받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연속적으로 이어져야 정신질환자에 의한 사건 발생을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승희 의원은 국회 차원에서 지속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보건복지위원회 산하 소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김 의원은 "현안보고에서 나온 다양한 해법들이 예산확보와 제도 개선이라는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소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며 "임세원 교수의 참의료 실현이라는 유지를 잇기 위해서라도 소위원회를 구성해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政, 의료기관 폭행·협박 실태조사 VS 醫, 의료기관 안전관리기금 조성

복지부는 국회 현안보고에서 안전한 진료환경 및 문화정착을 위한 방안을 보고했다.

실태조사를 통한 정책기반 마련, 예방 및 대응체계 마련, 정신질환자 치료 및 지원 강화, 관계 법령 개정 추진, 사회적 인식 및 문화를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예방 및 대응체계 마련과 관련해 진료실 내 대피 통로, 비상벨 설치, 보안인력 배치 등에 대해 의료계와 협의하고, 시설 투자, 안전관리활동 시행 의료기관에 대해서는 재정 지원을 검토한다는 것이다.

한편, 의사협회는 9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가칭)의료기관 안전관리기금 구성을 제안하면서, 국가 의무적으로 의료기관 내 청원경찰을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대집 회장은 적절한 수준의 예방조치를 위해서는 재정투자가 필수적이며, 의료기관의 자율에 맡겨서는 같은 사고가 재발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 회장은 의료기관 안전관리기금은 응급의료기금보다 큰 규모에서 운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일정 규모 이상의 대형병원과 응급실, 정신건강의학과 진료 의료기관처럼 강력범죄 발생 위험이 높은 곳부터 순차적으로 청원경찰 배치를 시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청원경찰 배치는 안전한 진료환경 마련과 의료인 보호 취지에 따라 국가의 의무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故 임세원 교수의 희생으로 촉발된 안전한 진료환경 조성으로 의료인과 환자 모두의 안전이 보장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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