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코호트 연구 결과, 임신 중 발프로산 복용 시 자녀 ADHD 발생 위험 1.48배 상승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임신 중 항경련제 발프로산(valproate)을 복용하면 주의력 결핍 및 과잉 행동 장애(ADHD) 자녀를 출산할 위험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JAMA Network Open 1월 4일자 온라인판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임신 중 발프로산를 복용한 여성의 자녀는 치료받지 않은 여성의 자녀보다 ADHD 발생 위험이 1.48배 상승했다.  

발프로산은 신경정신질환 치료에 효과적이지만, 임신부가 복용하면 선천성 기형 또는 신경발달에 문제가 있는 자녀를 낳을 위험이 있다. 

덴마크 오르후스대학병원 Jakob Christensen 연구팀은 임신 기간에 노출된 발프로산이 자녀의 ADHD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고자 인구기반 코호트 연구를 진행했다. 이와 함께 임신 중 다른 항경련제를 복용한 경우 자녀가 ADHD를 진단받을 위험도 평가했다. 

1997년부터 2011년까지 덴마크에서 태어난 외둥이 총 91만 3302명이 분석에 포함됐다. 

여성이 임신 기간에 항경련제 치료를 받았는지는 덴마크 국립처방레지스트리(Danish National Prescription Registry)를 통해 조사했다.

이어 연구팀은 덴마크 PCRR(Danish Psychiatric Central Research Register) 또는 처방 데이터를 통해 ADHD를 진단받은 자녀를 확인했다. 추적관찰은 출생 직후부터 2015년까지 이뤄졌다. 연구 종료 당시 전체 자녀의 평균 나이는 10.1세였다.

분석 결과, 총 580명 여성이 임신 기간에 발프로산을 복용했다(발프로산 복용군). 이들 자녀 중 8.4%(59명)가 ADHD를 진단받았다. 

임신 중 발프로산을 복용하지 않은 여성은 91만 2722명이었고(발프로산 비복용군), 자녀의 ADHD 진단율은 3.2%(2만 9396명)였다.

이를 바탕으로 임신 중 발프로산 복용에 따른 위험을 비교한 결과, 발프로산 복용군 자녀가 ADHD를 진단받을 가능성이 비복용군 자녀와 비교해 48% 더 높았다(aHR 1.48; 95% CI 1.09~2.00).

자녀가 15년간 ADHD를 진단받을 절대적 위험은 발프로산 복용군에서 11%(95% 8.2~14.2), 비복용군에서 4.6%(95% CI 4.5~4.6)로 조사됐다.

발프로산과 달리 다른 항경련제는 임신 중 복용하더라도 자녀의 ADHD 발생 위험을 유의미하게 높이지 않았다.

임신 기간에 항경련제를 복용하지 않은 여성의 자녀와 비교해 ADHD 발생 위험은 △카르바마제핀 복용군 1.23배(aHR 1.23; 95% CI 0.84~1.82) △클로나제팜 복용군 1.43배(aHR 1.43; 95% CI 0.95~2.16) △옥스카르바제핀 복용군 1.1배(aHR 1.10; 95% CI 0.72~1.67) 더 높았으나, 통계적으로 의미 있지 않았다.

라모트리진 복용군 자녀가 항경련제 비복용군 자녀보다 ADHD를 진단받을 위험이 16% 낮았지만 이 역시 통계적인 유의성은 없었다(aHR 0.84; 95% CI 0.59~1.19).

Christensen 교수는 "임신부가 다른 항경련제가 아닌 발프로산을 복용하면 자녀의 ADHD 발생 위험이 커진다"며 "이번 결과는 임상에서 발프로산을 복용 중인 가임기 여성과 약물치료에 대한 상담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