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주사 3번 맞으면 아침·낮 혈압 강하


반감기 4개월 백신 Ⅱ상 임상시험결과 발표

 1년에 3회 주사만으로 고혈압을 관리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인가?

 이번 AHA 연례회의에서 발표된 연구결과를 보면 대답은 긍정적이다. 반감기가 4개월에 달하는 고혈압 백신에 대한 II상 임상시험 결과, 안전성과 함께 일부 유의한 혈압강하 효과가 확인됐다. 주인공은 스위스의 면역약물 개발업체 "Cytos Biotechnology"가 개발중인 고혈압 백신 "CYT006-AngQb".

 이 백신은 인체가 안지오텐신II를 표적으로 공격토록 면역반응을 유도해 항체를 만들어 내는 기전이다. 체내에서 안지오텐신II와 결합해 면역체계가 공격해야 할 대상으로 쉽게 인식할 수 있도록 제조된 바이러스 모양의 분자물질(virus like particles)로 이뤄져 있다.

 고혈압 백신보다는 면역치료제가 더 적합한 설명일 것이다.

 안지오텐신II는 혈관내경을 수축시켜 혈압상승을 유발하는 체내 화학물질로 현재 사용되고 있는 항고혈압제 ACE억제제나 ARB도 직·간접적으로 이 기능을 차단한다.

 이번에 발표된 임상시험은 해당 백신의 안전성과 내약성 검증을 목적으로 했다. 그런데 위약군과 비슷한 부작용과 함께 고용량 사용시 주간 및 아침혈압의 강압효과가 123일간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반감기가 4개월에 이르는 것이다.

 전세계적으로 고혈압 환자의 혈압 목표치 도달률이 절반을 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에는 항고혈압제에 대한 환자의 순응도가 자리한다.

현재 사용중인 항고혈압제들은 최대 반감기가 24시간을 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고혈압 환자들이 매일 약물을 먹어야 하는 것도 이 때문. 1일 1회 복용은 순응도 저하의 주요인이다.

 24시간의 반감기는 또한 아침혈압의 급격한 상승을 야기한다. 아침에 항고혈압제를 먹는다면 다음 날 기상 시간 즈음에는 약효가 떨어져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오전 5~8시 사이의 아침 혈압상승이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을 야기하기 쉬운 이유다.

 만약 "CYT006-AngQb"의 안지오텐신II에 대한 항체반응이 장기간 유지될 수만 있다면 이같은 문제를 극복할 수 있게 된다.

 연구팀은 이 백신의 항체반응과 적정한 용량을 확인하기 위해 72명의 경증에서 중등도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백신 100μ곔, 300μ곔 또는 위약을 투여했다.

 환자들에게는 연구 시작시점, 1개월, 4개월 시점에서 백신이 주사됐으며 이후 8개월까지 안전성 검사가 실시됐다. 혈압의 변화는 14주부터 조사됐다.

 관찰결과, 300μ곔 고용량 백신군에서 주간 활동혈압이 5.6/2.8mmHg 저하됐으며, 이는 위약군과 비교해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치였다. 아침혈압의 강하는 더 큰 폭으로 나타났다. 백신 고용량군의 오전 8시 혈압이 위약군 대비 25/13mmHg 떨어진 것이다.

 한편, 저용량군은 유의한 통계치에 도달치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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