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염-간경화-간세포암 진행고리 끊어라
HBV 증식억제요법이 최선

인터페론-α·라미부딘 가장 많이 사용
아데포비어·엔테카비어로 내성·재발 극복 가능

 "간세포암 예방을 위해서는 B형간염 환자의 바이러스 증식억제 요법에 집중하라."

 모든 질환은 그 극복전략의 최전방에 예방이라는 단계가 자리한다. 아직 마땅한 치료법이 없다면 더더욱 예방이 최선이다. 간암이 그렇다. 전세계적으로 암 사망원인 3위에 해당하는 이 불청객은 종양이 전이된 말기에 발견될 경우, 수술이나 방사선·화학요법으로도 치료가 힘들어 죽음을 기다리는 것 밖에는 별다른 방도가 없었다.

 문제는 말기간암 사례가 미국과 유럽에서 전체 간암 환자의 40%, 여타 지역은 70%에 육박할 정도로 조기진단이 어렵다는 것. 최근 다중표적항암제로 알려진 소라페닙이 말기간암 환자의 생존기간을 유의하게 연장시켰다는 보고가 지난 수십년간 적절한 치료선택을 제공받지 못했던 환자들에게 그나마 희망이 되고있는 정도다.

 아직까지는 간암극복의 전략이 예방에 의지하는 바가 크다.

 "APDW 2007" 특별강연자로 나선 리아우 윈 판(Liaw Yun Fan, 대만 창궁기념병원) 박사는 B형간염바이러스(HBV) 백신접종과 이미 감염된 환자에서 적극적인 항바이러스 치료를 통해 간세포암 예방성과를 제고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간세포암은 간에서 발생하는 악성종양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간암의 대표적 사례다.

 박사의 설명에 따르면, HBV는 다양한 원인과 단계를 통해 간세포암 발생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명확한 기전은 밝혀진 바 없지만, HBV 감염이 만성간염에서 간경화를 거쳐 간세포암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특히, 단계를 거칠수록 암 발병의 위험은 더 높아진다.

 만성B형간염 환자의 간세포암 발병률이 연간 10만명당 800명이라면, 간경화는 10만명당 6000명에 이른다.

 결국 HBV 감염부터 간세포암에 이르는 단계에서 어느 한 고리만 끊을 수 있다면 암발생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인데, 이는 HBV 백신접종을 통해 이미 확인됐다는 것이 리아우 박사의 설명이다. 백신 대량접종 후 간염은 물론 간세포암 발생률을 성공적으로 낮출 수 있었다는 보고도 있다.

 이제 문제는 만성간염 환자에서 간경화 - 간세포암으로 이어지는 연결선을 차단하는 것이다. 리아우 박사는 HBV 증식억제 요법에서 그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고 밝혔다.

 간염이 간경화에서 간세포암으로 발전하는데는 ▲환자의 생활습관 ▲연령·성별·유전적 특성 ▲HBV 증식 등이 위험인자로 작용한다. 리아우 박사는 특히 HBV 증식이 간경화 및 간세포암 발병의 핵심역할을 한다며 항바이러스 치료를 최선책으로 강조했다.

 그는 B형간염 진행억제에 있어 가장 광범위한 경험을 가진 치료제로 인터페론-α(IFN-α)와 라미부딘을 꼽았다.

 IFN-α 요법은 단기 반응률이 30~40%대에 머물지만, 전반적인 데이터가 간경화와 간세포암 발생위험 감소에 있어 장기적 효과를 지지하고 있다. 최근의 장기간 추적·관찰 연구에서 IFN 치료를 받은 HBeAg(+) 환자와 대조군을 비교한 결과, 간경화 발생빈도가 17.8 대 33.7%(P=0.041), 간세포암은 2.7 대 12.5%(P=0.011)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리아우 교수는 특히 페그인터페론(pegylated interferon)이 전통적인 IFN 요법과 비교해 효과적임이 보고돼 왔다고 밝혔다.

 라미부딘 유지요법에 관한 연구에서는 만성간염·진행성 간경화 환자를 대상으로 시험한 결과, HBV 억제효과가 유지된 상태에서 간세포암 발생률이 3.9%로 대조군(7.4%, P=0.047)에 비해 유의하게 감소됨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환자들은 약물내성과 이로 인한 HBV 증식의 재발이라는 새로운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 리아우 박사는 이같은 문제가 아데포비어나 엔테카비어 등의 적절한 사용을 통해 극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들 신규 항바이러스제들이 내성을 지연시키고 발생빈도를 낮춰 보다 우수한 간경화 또는 간세포암 예방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피력했다.

 그는 향후 HBV 억제효과가 장기간 유지되는 높은 반응률과 낮은 내성률의 효능은 물론 안전성이 확보된 항바이러스제의 개발을 통해 간염치료와 함께 간경화 및 간세포암의 예방성과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내다 봤다.


재발·생존율에도 기여      

방사선고주파 치료후
IFN 유지요법 진행 결과


킨키의대 쿠도 교수

 간염에서 간경화 및 간세포암으로의 진행을 막는데 도움이 되는 간염바이러스 증식억제 요법이 간세포암의 재발과 생존율 개선에도 기여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일본 킨키의대 마사토시 쿠도(Masatoshi Kudo) 교수는 "APDW 2007" 간 심포지엄에서 "간세포암 종양제거술 후 인터페론(IFN) 장기 유지요법"에 관한 연구결과를 발표, 이같이 밝혔다. 이번 연구의 결론은 방사선고주파치료법(radio frequency ablation therapy, RFA)으로 종양제거 후 IFN 유지요법을 진행한 결과, 재발이 유의하게 억제된데 이어 생존율이 개선됐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1999~2006년 종양크기(3cm 이하)와 개수(3개 이하)의 조건을 만족시키는 127명의 간세포암 환자에게 RFA 시술을 진행했다. 이중 43명에게는 IFN-α-2b(2주 1회) 또는 페그인터페론(pegylated interferon α2a, 주 1회)이 장기간 중단 없이 투여됐으며, 나머지 84명은 IFN 치료를 받지 않는 대조군으로 무작위 배정됐다.

 시험결과, 대조군 대비 IFN 유지요법군의 1·2·3차 간세포암 재발률이 유의하게 감소했다. 5년 생존율 역시 IFN 그룹이 83%로 대조군(66%)과 차이를 보였다. 쿠도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IFN 유지요법의 여부가 간세포암 환자 생존의 독립적인 위험인자가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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