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는 것에 초점 맞추는 지혜 필요

 A와 B라는 병원이 있다. 지금 이 두 병원은 똑같은 문제의 상황에 처해 있다. 과연 이 두 병원의 문제 해결 방식과 결과는 어떻게 나타나게 될까? 물론 그 결과가 같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어떤 조직도 마찬가지겠지만 병원이라는 조직은 많은 갈등과 문제 상황에 처하게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런 문제의 사건과 상황들은 언제 어디서나 일어날 수 있는 단지 이벤트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단지 그 문제를 어떻게 보고 듣고 느끼느냐? 긍정적, 부정적으로 보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판이하게 달라질 수 있다.

 그리고 또 하나는 문제 해결에 앞서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중요한 사항이 있는데 이는 지금 처해 있는 문제와는 무관하게 우리 조직이 원하고 있는 바를 먼저 떠올려 보아야 한다는 점이다.

병원의 구성원 모두가 바라는 것은 분명히 긍정적인 모습일 것이며 이에 합당한 최선의 선택이 최선의 방법이 될 것이다. 문제 해결을 위해 병원장과 중간 관리자들이 어떤 결정을 내렸다면 분명히 그 선택은 최선이었을 것이다.

 비록 그 결정에 불안감과 부정적인 생각이 들지라도 그 책임 역시 우리에게 있는 것이며, 그 해결책 또한 우리 스스로가 찾아야 하는 우리들의 몫이다. 필자가 존경하는 스승 중에 한 분이 귀중한 말씀을 해 주신 기억이 난다.

수 백억년 우주 역사는 우주 본질의 최소 단위를 분리시켜 이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에 의해 이루어 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연히 그들에게 우주의 본질이 무엇이냐고 물을 기회가 있어 물으니 그들은 이렇게 대답을 했다고 한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우주의 본질을 찾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우주의 본질이 무엇인지 모른다. 우주의 본질을 찾으려고 애를 쓰는 그 과정 속에서 창조된 것이 지금 우리가 누리며 사는 문명이기에 과정 속에서 얻는 한 조각의 부스러기조차 우리들에게는 매우 소중하다"고 말이다.

 그렇다. 이 얘기를 통해 나의 스승은 비록 우리가 목적하는 바를 이루지 못했다 하더라도 그 과정을 행복하게 즐기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의미 있는 일인지 그 깨달음의 기회를 내게 주시려 했던 것 같다.

삶의 몫은 자신이 선택한 만큼이다

 필자는 병원과 관련된 일을 하며 비교적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그 다양한 사람들 중에는 지난번에 봤을 때와 별반 다를 게 없다고 느껴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만나면 만날수록 새롭고 힘이 느껴지는 사람이 있기도 하다. 그들에게 있어 "오늘"이라는 의미는 조금이라 할지언정 다르게 느껴질지 모른다.

 분명한 건 어제와 오늘은 다르고 분명히 달라야 한다. 어제와 다른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있어 중요한 사실은 우리는 분명히 깨어 있고 우리가 겪는 변화는 우리가 살아 있다는 증거라는 것이다.

 환경이 바뀌면 상황이 바뀌고 상황이 바뀌면 새로운 질서가 생기게 된다. 문제는 그 질서가 잡히는 과정을 사람들이 즐기지 못하고 쉽게 지치고 포기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당면한 변화가 우리의 목적을 달성하고 추구하는 목적의 시간적인 단축을 안겨 줄 수만 있다면 그 변화야 말로 지극히 바람직한 일이 될 것이다.

 조직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효율성을 높이려면 모두가 하나의 목소리로 같은 곳을 보며 에너지의 분산을 최소화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필요한 것이 시스템이고, 이러한 시스템을 통합하고 정비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병원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협조와 높은 자긍심이 전제 조건이 되어야 한다. "세 살 먹은 아이도 다 안다" 라는 말이 있다. 누구나 다 아는 얘기이다.

 하지만 세 살 먹은 아이도 다 아는 기본적인 진리를 여든이 된 노인도 실천하지 못하는 일들이 수 없이 많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인간의 행동을 결정짓는 기본적인 원리는 자기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달려 있다. 우리네 진정한 삶의 몫은 우리 자신이 믿고 선택하는 정도, 단지 그 만큼 뿐이다.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의 삶의 몫 역시 우리가 믿고 선택하는 만큼이 아닐까?

롭게 시작하는 것 자체가 가치있다

 과거는 이미 지나갔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다. 오직 존재하는 건 현재뿐이다. 그러나 우리는 쉽게 과거의 집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아직 찾아오지 않은 미래를 걱정하는 건 시간 낭비다.

사람의 사고나 행동은 타고난 것이 아니다. 사람들은 제각기 다르게 자기의 경험에 기초해서 판단하고 행동한다. 물론 나면서부터 뛰어난 능력을 타고 난 사람이 더러는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지가 못하다.

 환경에 적응하려는 본능과 그 본능을 충족시키기 위해 쓰여졌던 습관들이 모여 패턴을 이룬 것이 바로 행동이다. 과거의 경험에 의해 행동 패턴이 정해지고 그러한 행동에는 과거의 경험이 영향을 주기도 하고, 그러한 경험이 쌓여가는 동안 본능적인 행동 양식이 완성되며 새로운 행동 양식이 형성되기도 한다.

 병원은 학습만 하고 실천하지 않는 조직이 아닌 실천하는 학습 조직이어야 한다. 새로운 행동 양식의 완성을 위해서라도 이제 더는 늦추지 말자. 이러한 지속적이고 습관적인 노력으로 지금까지 발생했던 어려운 상황이나 비슷한 상황에 적응력을 높일 수 있는 일정한 패턴들을 내 몸 속 깊이 뼈 속 깊이 체화 시키자.

 이러한 습관이 형성된다면 같은 상황에서 좀 더 효과적인 행동 방식을 택하거나 적어도 실패를 반복하지는 않게 될 것이다.

 무언가 새로운 것을 시작하기 위해 필요한 건 용기다. 늘 가지고 있는 생각이라지만 그건 단지 생각에 그치는 경우가 더 많다. 하지만 이보다 더한 것은 아예 어떤 시작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신에게 어떤 중요한 일이 주어졌을 때, 때로는 그것이 자신에게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깨닫게 된다면 지금까지의 오류는 이제 더 이상 범하지 않게 될 것이다.

설사 우리가 계획한 대로 마음먹은 대로 당장에 눈에 보이는 성과가 없을지라도 조직에 활력을 불어 넣기 위해 무언가 새롭게 시작하려는 노력 그 자체는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 될 것이다.

 모두 다같이 조직에 활력을 불어 넣자.

 "지금까지 깊은 관심으로 지켜봐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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