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겐성 유전성 탈모증 75.8%…남성과 달리 안드로겐 농도 정상
















여성탈모증 환자는 사회적 활동이 활발한 20~30대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발생 연령이 점차 낮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탈모는 매우 일반적인 피부질환으로 정상 성인의 3분의 1 이상 여성이 일생중 탈모를 경험한다. 90년대 이후 여성탈모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그 이유로는 환경·식생활 변화, 피부미용에 대한 관심증가, 여성의 사회진출, 진단기술의 발달 등이 주목받는다.

 나이별 분포를 보면 사회적으로 활발히 활동중인 20~30대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발생 연령은 낮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그렇기에 모발의 주요 기능 중 하나인 미용적 기능을 상실한 여성 환자들에게 미치는 탈모의 감정적 영향은 상당히 심각하다.

모발 생리

 사람의 몸에는 약 5백만개의 모낭이 있으며, 두피에는 평균 10만개가 존재한다. 이중 90% 이상은 성장기 모발로 약 3년에서 8년 정도를 성장하며, 이후 3주 정도의 퇴행기를 거친 후 휴지기로 이행된다.

 퇴행기 동안에는 모발 생성 세포가 천천히 세포 분열을 멈춘다. 퇴행기가 지나면 모발은 휴지기로 진입하며 3개월 이상 지속된다.

성장기 모발과 비교시 휴지기 모발은 피부 표층부에 위치하여 상대적으로 더 쉽게 뽑히게 된다. 정상적으로 하루에 80~100개의 휴지기 모발이 두피로부터 떨어져 나간다.

탈모 분류

 여성탈모의 가장 흔한 유형은 안드로겐성 유전성 탈모증(androgenetic alopecia)이다.

 이는 남성형 탈모와 여성형 탈모를 모두 지칭하는 말로 전체 탈모환자의 75.8% 정도를 차지한다. 남성 호르몬과 유전적 인자에 기인하며 사춘기 이후 두피의 중앙부 모발이 점진적으로 가늘어지고 정수리 부분에 넓은 가르마가 생기며 모낭이 소형화되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일부 여성에서는 두개골 외측부 모발이 가늘어지기도 한다.

모발 가늘어짐 현상이 두개골 앞부분에서 더 명백한 경우에는 전나무와 비슷하게 관찰되어 "크리스마스트리 패턴"이라 부른다.

 남성형 탈모는 안드로겐과다혈증과 관련이 있는 경우를 자주 보지만, 여성형 탈모 환자는 대부분 정상 안드로겐 농도를 가진다.

국내 보고를 보아도 여성에서의 안드로겐성 유전성 탈모증 여성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 혈중 안드로겐이 정상보다 증가된 소견을 보인 이들은 13.9%에 불과했다.

 이는 여성형 탈모가 안드로겐 외에도 DHT와 효소군 및 이에 반응하는 단백질 등이 관여하고 혈중 남성호르몬의 농도보다는 조직내 농도가 더 중요하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된다.

 여성에서의 탈모는 여성형 탈모 이외에도 휴지기 탈모를 자주 접하게 된다. 이는 다량의 성장기 모발이 휴지기 모발로 이행한 결과로 일일 300개 이상의 모발이 빠지게 된다.

일반적으로 질병, 스트레스(수술, 분만, 급속한 체중감소, 영양결핍, 고열, 출혈) 또는 호르몬장애(갑상선 기능부전) 이후 3주간의 퇴행기를 거치고 나서부터 시작된다. 특정 약물 투약과 함께 보고되기도 한다. 휴지기 탈모는 원인이 제거되면 6개월 이내에 사라지게 된다.

 만성 휴지기 탈모는 6개월 이상 탈모가 진행된 경우를 지칭하는데 일부 환자에서는 수년간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아직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일부 연구에서는 철분결핍도 탈모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J Invest Dermatol 2003;121:985). 이들의 상관성은 철분이 DNA 합성에 관여하는 ribonucleotide reductase 활성화의 보조인자로 작용하고 모기질세포(hair matrix cell)를 신속히 분화시키는데 필요하기 때문으로 설명될 수 있다.

탈모 평가

 병력청취를 통해 기저질환을 확인한다.

 또한 모발이 빠지는지 아니면 얇아지는 것이 문제점인지를 체크해야 한다. 습관적인 문제(발모광)도 확인한다. 임상검사는 4단계로 진행한다.

먼저 두피의 염증, 비듬, 발적을 검사한다. 다음으로 반흔이 있는지 확인한다. 3단계는 탈모 패턴과 모낭 밀도를 조사하고, 마지막으로 모발의 두께, 길이 및 모양의 변화 정도를 평가한다(N Engl J Med 2007;357:1620).

 임상의들은 종종 철결핍을 배제하고자 페리틴을, 갑상선 기능부전을 배제하고자 갑상선자극호르몬(thyrotropin) 농도를 측정한다. 페리틴이 70ng/mL 이하면 철분 보조제가 권장된다(J Am Acad Dermatol 2006;54:824).

 그러나 탈모와 재성장에 대한 효과가 대조군 연구를 통해 명백히 밝혀진 것은 아니다. 변비 등의 부작용을 유발하기도 한다.

갑상선기능부전은 모발의 주기 이상에도 관여하므로 중요한 평가항목이다. 그러므로 치료반응이 더디거나 과거력, 가족력이 있는 경우 체크한다.

 안드로겐의 과다 분비를 시사하는 소견이 관찰되면 혈중 테스토스테론, DHEA(dehydro-epiandrosterone), DHEA-S, androstenedione 등 남성호르몬 수치를 확인하기 위해 혈액검사를 실시한다.

 최근들어서는 두부백선에 의한 탈모도 보고되고 있다. 과거에는 소와 같은 가축에서 전염되었으나, 점차 애완동물로 숙주가 변화되고 요즘에는 햄스터나 토끼와 같은 동물들도 가정에서 키우면서 이들 털에 의한 곰팡이 감염이 탈모를 유발하는 경우도 있다.

두부백선의 경우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파되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애완동물이 주변인에게 지속적으로 감염시키므로 이에 대한 관리도 함께 시행하여야 한다.

 백선이 의심된다면 우드등, KOH 검사(현미경 검사)와 함께 모발의 진균 배양이 필수적이며, 감염이 확인될 경우 경구용 항진균제를 초기에 투약해야 나중에 모발의 손상을 최소화 시킬 수 있다.


미녹시딜·항안드로겐요법 이용
모발이식 시술만족도 남성보다 못해

치 료


여성탈모 치료법을 평가하고 비교한 연구들은 드문 가운데 미녹시딜 외용제, 항안드로겐 약물, 모발이식 등이 이용되고 있다.

 ◇미녹시딜 용액= 미녹시딜(마이녹실, 현대약품)은 혈액순환을 개선하고 칼륨 채널을 개방시킴으로써 모발 성장을 촉진시키는 약물로 안드로겐성 탈모 환자에 우선적으로 적용한다.

256명의 안드로겐성 탈모증 여성 환자를 대상으로 한 이중맹검 위약-대조군 연구에서 2% 미녹시딜을 하루 2회 외용시 32주 후 최소한의 모발 재성장이 시험군의 50%에서 관찰됐고, 13%에서는 중등도의 개선이 관찰됐다.

 반면 위약군은 각각 33%, 6%의 개선을 보였다(Arch Dermatol 1994;130:303). 부작용으로 접촉성 피부염과 안면 다모증이 7% 이하 여성에서 관찰됐다.

 국내에는 3% 미녹시딜 용액이 여성형 탈모에 승인을 받은 상태다. 초기 반응은 6개월 이후, 최대 반응은 1년 후에 나타나며 사용을 중지하면 2개월 후부터 다시 탈모가 나타난다. 5% 미녹시딜은 3% 제제에 반응이 없거나 보다 공격적인 치료를 원하는 여성을 위해 고려할 수 있다. 비록 임상현장에서 많이 처방되고 있지만 5% 미녹시딜 외용제와 샴푸는 여성에 대해 승인되어 있지 않다. 임신 및 수유 여성에게는 금지된다.

 ◇항안드로겐요법= 안드로겐 생산 혹은 작용을 억제하는 경구형 피임약과 전신성 항안드로겐제인 spironolactone, cyproterone acetate, finasteride, flutamide가 드물게 이용되고 있다.

spironolactone의 대표적 부작용으로 불규칙한 월경이 있으며, flutamide는 간독성을 유발하므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필요로 한다.

이들 약물은 또한 남성 태아를 여성화시키므로 가임여성에는 사용이 제한된다. Finasteride(프로페시아, MSD)가 남성 탈모에 승인된 것을 제외하고 이들 약물은 탈모에 대해 FDA로부터 승인받은 바 없다.

 ◇모발이식= 모발이식에는 다양한 방법들이 있지만 이중에서도 모낭을 1~3개씩 이식하는 모낭군 이식술(follicular unit transplantation)이 가장 흔하게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식에는 비용이 많이 들고, 수술 후에 흉터가 남는 문제가 있으며, 남성에 비해 만족도가 떨어지는 경우도 있어서 남성에서의 이식수술만큼 자주 시행되지는 않는다. 최근에는 영국을 중심으로 자기모낭을 실험실적 배양을 통해 증폭시킨 후 다시 자기의 두피에 이식하는 자가모낭이식술이 임상시험 중이다.

그러나 이러한 치료가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배양과정에 사용하는 각종 용액의 광우병 위험에 대한 문제, 복제와 관련된 노화유전자의 발현에 관한 문제, 이식 후 생착과 지속적인 성장의 효과적인 조절 등 다양한 문제들이 아직 해결되지 않아서 향후 5~10년 정도는 지나야 현실화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기타= 미녹시딜 및 항안드로겐요법과 더불어 비타민B군 복합제 및 고농도 케라틴(경구) 복합요법을 고려할 수 있다. 최근 들어 비타민 혹은 태반제제를 이용한 메조테라피(진피내 약물을 주입하는 방법)를 병행하기도 한다.

 잘못된 모발관리 습관을 찾아서 중단시켜야 하며, 만약 발모벽(trichotillomania)과 같은 문제가 있다면 상담치료, 인지행동치료, 약물학적 치료(항우울제)를 통해 개선시킬 수 있다.

 ▶도움말; 김범준 중앙의대 교수, 용산병원 피부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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