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조선호텔에서 뜻 깊은 행사가 있었다. 19개의 산부인과의원 원장들이 경제적인 능력이 부족해 의료지원을 받지 못하는 국내 소외여성과 여성이주노동자들에게 의료혜택을 제공해 건강한 웃음을 찾아주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아름다운 동행"이라는 이름으로 한국여성복지연합회, 한국이주노동자복지회와 함께하는 이 공익캠페인을 주도하는 19개 의원은 모두 "미애로 네트워크" 회원병원이다. 미애로 네트워크는 출범 당시 프랜차이즈방식의 네트워크 병원이 주를 이루고 있던 의료계에서 학회를 통해 만난 원장들이 자발적으로 연합해 만들어낸 결사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었다.

열아홉명 원장 "아름다운 동행" 성공

학회 통한 자발적 연합…회원 의원 공익캠페인 주도
미애로 네트워크 MSO설립 수익사업으로 매출 "껑충"


 미애로 네트워크의 출범 당시 장밋빛 미래를 예측하는 사람들은 없었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옛말이 있듯 진료만으로도 벅찬 사람들이 모여 제대로 된 사업을 추진해낼 수 있겠느냐는 반문이 많았던 것.


국내 소외여성과 여성이주노동자들에게 의료혜택을 제공해 건강한 웃음을 찾아주겠다는 "아름다운 동행" 캠페인. 사진은 홍보대사인 방송인 이다도시씨와 미애로 네트워크 19개 병원의 원장들 모습.



 공동 마케팅 정도 선에서 머무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비용은 들지언정 브랜드를 만들어내고 다방면의 경영노하우를 제공하는 모(母)지점이 있는 수직적 프랜차이즈 방식 네트워크가 우리 현실에 더 알맞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미애로는 불과 1년 남짓한 시간 만에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켰다.

 지난 6월 MSO인 "주식회사 미애로 네트워크"를 설립해 본격적인 수익사업에 뛰어든 미애로는 그 후 3달 만에 의약품유통업체인 "엠유팜"과 "용화메디칼"이라는 의료기기유통업체를 설립해 수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번 "아름다운 동행" 캠페인도 회원병원의 뜻을 모아 주식회사 미애로 네트워크에서 추진한 것이며, 소요되는 비용도 모두 MSO가 창출해 낸 수익으로 마련된다. 모든 사업을 회원병원들의 주머니를 털어 마련하던 일전의 방식에서 한 단계 앞서나가고 있는 것이다.

 미애로 네트워크에서 기획이사를 맡고 있는 김형문 가연산부인과 원장은 "학회를 통해 잘 알고 지내던 의료기관들이 같은 뜻을 가지고 모인 만큼 의사결정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며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실시간으로 의견을 취합하고 실제에 적용한다"고 밝혔다.

 MSO를 통한 수익사업으로 자본력을 갖춘 만큼 회원병원 마케팅에도 보다 공격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특징은 ‘미애로 네트워크"란 이름으로 나가는 광고의 경우 비용을 MSO에서 부담하는 것. 공동광고를 위해 따로 비용을 추렴하지 않는 것이다. 황재덕 (주)미애로 네트워크 대표이사는 "소정의 월 관리비 이외에 추가로 어떤 비용도 받고 있지 않다"며 "회원병원의 회비로 수익을 만드는 구조는 실패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오히려 회원병원이 개별적으로 광고를 할 경우 하단에 "미애로 네트워크" 마크를 삽입하면 광고비의 50%를 지원해준단다. 이쯤 되면 가입하고자 하는 병원이 줄을 이을 것 같은데.

 황 대표이사는 "내년 상반기까지 30개 회원병원을 갖출 계획"이라며 "대한민국 안에서 더 늘리는 것은 질 관리나 과열경쟁 차원에서 옳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대신 미애로 네트워크 안에 산부인과가 아닌 타 과들로 구성된 제2, 제3의 네트워크를 구성할 계획이라고. 김 원장은 "내과나 정형외과, 소아과 등 현재 진행하고 있는 수익사업과 맥을 같이 하는 진료과들을 중심으로 네트워크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라며 "급여과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외진출도 준비 중이다. 일본으로 진출하기 위한 사전작업을 이미 진행하고 있으며, 연말 쯤 세부 내용이 발표될 예정이라고. 오는 21일에는 동료의사들에게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 얻은 다방면의 아이디어를 전수하기 위한 "미애로와 함께하는 여성의학 학술대회"도 개최된다. 임상술기에서부터 법률상식 등 개원의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자리로 마련될 예정이다.

 확고한 목표와 협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네트워크의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는 미애로 네트워크가 날로 척박해져만 가는 의료환경에서 급여과의 희망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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