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급여정책 대 해부 - 2. 성모병원
건강보험 급여정책 대 해부 - 2. 성모병원
  • 손종관 기자
  • 승인 2007.09.17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성모병원 환급사태 원인 및 대책

"살려놓고 봐야" 부당청구 매도

최적진료 발목잡는 급여문제 소송으로 공론화


 성모병원은 미국의 프레드 허치슨, 엠디 엔더슨, 시티 오브 호프 병원 등과 함께 백혈병 치료와 조혈모세포이식 분야의 세계 4대 기관으로 명망이 높다. 중증혈액 환자에게 생명을 연장할 수 있다는 마지막 희망의 등불이 되고 있는 성모병원이 지난해 12월 백혈병환우회 고발로부터 촉발된 임의비급여 문제로 인해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당시 환우회는 기자회견을 열어 1년여간 성모병원에서 치료 받은 100명의 환자 진료비 영수증을 분석, 이 중 10명의 진료비에 대해 심평원에 진료비 확인 민원을 제기했고 그 결과 환자 1인당 1400만원~4000만원을 불법 과다 징수했다며 복지부 실사를 요청했었다.

 복지부는 이를 통해 지난 8월 1일 부당금액 환수 및 행정처분 예고통지서를 보냈다. 그 환수금액은 28억3000만원에 달했으며 이와 별도로 의료급여 99일, 건강보험 80일의 업무정지처분도 내렸다. 업무정지처분을 과징금으로 갈음할 경우 환수금액의 5배인 141억원이 부과된다. 한 병원의 존폐를 논할 수 있는 상황이다.

 문제가 되고 있는 임의비급여는 급여기준을 초과해 진료했을 경우 발생된다. 중증질환자 진료시 치료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의료진은 설명하고 있다. 급여 기준보다도 환자 생명이 우선돼야 하며 이때문에 벌어지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성모병원 임의비급여 사태는 의료적 비급여, 허가사항 외 투여, 산정 불가 및 선택진료비로 인해 초래됐다.

 의료적 비급여 사항을 예를 들어 보면 Teicoplanin/Vancocin의 경우 그람양성구균이 증명된 면역기능 저해 환자와 그람양성구균이 증명되지 않더라도 반합성페니실린이나 세파로스포린계를 투여한 후 무반응일 때 의사 소견서 첨부시 인정하지만 동점 검사 결과 원인균 배양 분리 실패나 그람양성구균일시 즉시 중단하도록 하는 등 현행 급여 기준이 제시돼 있는데 이는 환자가 사망 후 투약하라는 얘기와 같다고 성모병원은 주장하고 치료 극대화를 위해 이를 조혈모세모이식 환자에게 중심정맥관삽입술시 감염 예방과 항암요법이나 조혈모세포이식시 호중구 감소 상태의 발열 환자 등에게 사용, 비급여가 발생하게 됐다고 말했다.

 Omeprazole(궤양용제, 의료적 비급여) Azasetron HCI(항구토제, 의료적 비급여), Dexrazoxane(허가 외 투여), Bone marrow needle(산정불가) 등과 같은 약물 및 치료제도 마찬가지다. 다시말해 사태는 급여 기준 준수와 치료 우선이라는 갈림길에서 의료진이 후자를 선택한 결과이다. 문제는 이같은 의료행위가 부당 청구로 매도되고 급기야 환급을 당하게 되면서 그 어떤 관계보다도 신뢰가 중요한 의사와 환자간에 불신이 조장되는 불행을 겪게 됐다는 것이다.

 다행히도 이번 사태의 심각함을 인지하고 복지부가 민·관·정 협의체를 구성, 논의중에 있어 이의 대책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성모병원 임의비급여 사태는 급여 기준이 최첨단 의술을 뒷받침하지 못해 발생한 것으로 보여지기 때문이다.

 환자 치료를 위해 급여기준을 초과해 약제와 치료재료 등을 사용할 경우 병원의 경영 수단으로 악용하지 못하도록 안전 장치를 마련한 후 최소한 환자의 동의를 전제로 전액 비급여하는 것을 허용해야 한다.

 또 국제 경쟁력을 갖춘 국내 의학 기술을 지원하고 환자들이 경제적 부담없이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성모병원 조혈모세포 이식술은 세계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국제 경쟁력을 갖췄다고 자타가 공인하고 있다. 정부는 이같은 의학기술을 더욱 발전시키고 환자 치료 극대화를 위해 건강보험을 벗어나 별도의 재정을 마련하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 재정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의학기술을 지원·육성한다는 차원에서 진료 및 연구비 기부 문화 활성화도 도모해야 한다.

 특히 올 국회 보건복지위 국정감사에서 이 문제가 집중 거론될 예정이어서 임의 비급여 문제에 대해 해결 실마리를 찾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더불어 복지부는 성모병원에 내려진 행정처분 등에 대해 재검토를 해봐야 한다. 임의비급여 사태로 민관정 협의체를 구성한 것은 다소나마 급여 정책의 문제점이 있음을 시인한 것이 아니냐는 의료계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성모병원 한 관계자는 "8월 29일에 이의신청 기간을 한달 연장해 놓은 상태이며 법적 대응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TFT 등을 운영하고 있다"며 "할 말이 많지만 자제하고 이의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했다.

 보건복지부 박인석 보험급여팀장은 10일 서울시병원회 정기이사회 건강보험의 개혁을 주제로 한 특별강연을 통해 "급여 항목 기준을 초과할 경우 전액 본인부담을 적용하거나 환자에게 진료비를 받지 못하도록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공급자 입장에서는 굉장히 불편할 것"이라고 인정하고 "의학적 타당성이 인정된 경우 지나친 규제사항을 폐지, 완화해 나가가면서 급여체계의 유연화를 위해 급여기준, 임의비급여 문제를 정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임의비급여 문제에 대한 합리적인 대책이 도출되지 않으면 제 2의 성모병원 사태는 또 발생한다. 최선을 다한 진료로 건강한 삶을 되찾을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절실한 시점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