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B형간염 특이사례 치료전략 모색


치료대상은 어디까지?


 30세 여성, 초음파상 만성 실질성 간질환
 HBeAg/HBeAb(+/-), HBV DNA 2.0X107 IU/mL, ALT 10 IU/L
 특정치료 및 정기적 관찰없이 16년 이상 후 재내원한 이 여성의 실험실 소견은 다음과 같다
 HBeAg/HBeAb(+/-), HBV DNA 4.0X104 IU/mL, ALT 38 IU/L

 이번 증례를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만성 B형간염이 심하지 않았던 초기에는 혈중바이러스의 양이 매우 높았으나 간기능이 정상소견을 나타내고 있어 항바이러스 치료를 받지 않았다.

아무런 증상도 없고 항바이러스 치료도 받지 않고 있어 환자는 무관심한 상태로 16년의 세월을 보냈다. 그러는 동안 만성간염은 서서히 간경변증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환자의 간기능이 정상범위내에 있어 적극적인 치료를 받지 않고 경과관찰을 하는 동안 간암이 발생된 것이다.

 인체내에 바이러스의 양이 많은 상태에서 간기능이 정상이라는 이유로 항바이러스 치료를 하지 않는 것은 과연 합당한 일인가?

고농도의 바이러스가 간경변증이나 간암이 발생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지 여부를 청중에게 물었다. 아·태평양지역의 간 전문가들의 88%가 관련이 있다고 응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치료가이드라인은 치료를 권유하지 않는다. 항바이러스 치료는 바이러스의 양이 많지 않고 ALT 수치가 높을 때 치료효과가 우수하므로 아시아 태평양간학회(APASL)나 미국간학회(AASLD), 유럽간학회(EASL), 대한간학회(KASL) 어느 곳에서도 간기능이 정상인 경우에는 치료를 권유하지 않는 것이 정설로 받아지고 있다.

 그이유를 패널들에게 물었다.

 이러한 경우 항바이러스 치료는 내성바이러스를 키울 우려만 높아진다고 Mayo 대학의 Dr. Ray Kim 교수는 언급했다.

그러나 싱가포르 대학의 Seng-Gee Lim 교수는 내성바이러스의 출현율이 매우 낮은 항바이러스 제들이 개발된 현재의 시점에서는 재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어떻게 치료할 것인가?

33세 남성. 초음파상 만성 실질성 간질환
 HBeAg/HBeAb (+/-), HBV DNA 3.0X104 IU/mL, ALT 109 IU/L
 가이드라인에 의거 3개월간 치료없이 관찰했고 이후 실험실 소견은 다음과 같다
 ALT 125 IU/L, HBV DNA 1.5X104 IU/mL

 이 환자에 대해 가장 적절한 치료방법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청중의 42%는 항바이러스 경구약제를 추천했고, 32%는 페그인터페론 치료를, 22%는 복합치료를 추천했다.

 만성 B형간염을 치료하는 데 있어서 일반적으로는 라미부딘을 포함한 경구약제들이 일차적으로 추천된다.

 그러나 일정기간동안의 단기치료가 필요한 환자에게는 페그-인터페론치료가 우선적으로 추천되며 특히 혈중 바이러스의 양이 많지 않을 때에는 치료효과가 기대된다고 국립대만대학병원의 Jia-Horng Kao 교수는 언급했다.

B형 간염바이러스는 돌연변이를 잘 일으키는 바이러스로서 치료초기부터 경구약제와 페그-인터페론의 복합치료가 단독치료보다 효과가 우수할 것으로 예견되나 임상시험을 통해 증명되지 않았다고 홍콩 중국대학 Henry LY Chan 교수는 언급하였다.

 이번 증례에서는 항바이러스제로서 라미부딘이 선정되었다.

라미부딘 치료 후 혈중 ALT가 정상화되었으며 혈중 바이러스의 농도도 현저히 감소되었다. 그러나 라미부딘으로 치료를 시작한 지 15개월 만에 혈중 바이러스는 다시 검출되었으며 이어서 혈중 ALT도 증가했고 내성바이러스가 확인됐다.

 이러한 상태에서 어떤 치료방법이 가장 적절한지에 대한 질문에 아데포비어로 전환하겠다는 의견이 청중의 12%를 차지하였고, 엔테카비어로 전환하겠다는 의견이 7.8%를 차지한 반면, 기존의 라미부딘을 계속 사용하면서 아데포비어를 추가하겠다는 의견이 76%를 차지했다.

 라미부딘 내성바이러스 출현시 라미부딘을 중단하고 아데포비어로 전환하는 것이 과거의 기본적인 치료방침이었으나 최근의 임상연구에서는 라미부딘과 아데포비어의 복합요법이 더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Mayo 대학의 Ray Kim 교수는 언급했다.

언제까지 치료를 지속할 것인가?

 57세 여성, 초음파상 만성 실질성 간질환·미약한 비장종대, 간생검 결과 문맥주위 심각한 염증소견·간경화
 HBeAg/HBeAb(+/-), HBV DNA 2.0X108 IU/mL, ALT 72 IU/L

 이 환자에 항바이러스 치료가 필요한지에 대한 질문에 청중의 95%는 항바이러스 치료가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싱가포르 대학의 Seng-Gee Lim 교수는 간경변증 환자에서는 혈중 바이러스가 검출되면 혈중 ALT 농도에 관계없이 즉시 항바이러스 치료가 추천되며, 안전성 측면에서는 인터페론보다 경구약제가 추천된다고 강조했다.

 라미부딘 치료개시 12개월 만에 HBeAg의 혈청전환이 확인됐다. 이러한 경우 언제까지 라미부딘 치료를 계속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청중의 20%는 HBeAg 혈청전환 후 6개월까지로 응답했으며, 40%는 1년, 11%는 2년까지 치료를 계속하겠다고 답변하였다.

13%는 HBsAg의 혈청전환때까지 치료를 지속하겠다고 했고 16%는 평생동안 치료하겠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이번 증례에서는 HBeAg 혈청전환이 확인된 지 1년 후에 라미부딘 치료를 중단했다. 그러나 치료 중단 4개월 후에 혈중 ALT가 541 IU/L로 급격히 상승했고 혈중 바이러스 농도가 다시 높아졌으나(HBV DNA 2.6×106IU/mL) 내성바이러스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러한 경우 어떤 치료방법이 가장 적절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청중의 54%는 다시 라미부딘 치료를 시작하겠다고 답변했고, 23%에서는 다른 경구약제를, 18%에서는 다른 경구약제와 라미부딘의 복합치료를 표명했다.

 이날 세션에 참석한 아·태평양 지역내 간 전문가 459중 346명이 한국인이었다.

그 밖의 이슈들

 그밖에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HBeAg(-) 환자 컨트롤이 매우 어려운 부분임이 토로됐다. 국내를 비롯한 아시아권에서는 B형간염의 유전자형 B,C,D가 주종을 이루며 이런 타입은 HBeAg(-)의 변이가 잘 생기기 쉽다.

 또한 이들 타입은 HBeAg(+)보다도 간경변으로 진행된 경우가 더 흔하며 경과 관찰시에도 간기능 이상 소견이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서 대개 건강 보균상태로 혼돈할 수 있다.

 Kao 박사는 "이들 타입의 경우 항바이러스 치료의 반응율은 차이가 없으나 치료 후 재발률이 높음"을 큰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그는 또한 HBeAg(-) 환자 치료에서 s항원의 소실까지 치료하는 장기간의 치료가이드라인을 소개했다. 그러나 이러한 치료도 약제내성의 발현이 해결해야 할 과제임을 언급했다.

 한편 페그인터페론의 3년 장기 사용시 기존 라미부딘보다 간기능 정상화, DNA 감소, s항원의 소실에서 더 좋은 성적을 보였고, 아데포비어와 엔테카비어 등도 장기간 사용(2~5년)이 바이러스 억제에 훨씬 효과적이었다고 발표했다.

 항바이러스제 내성 환자의 치료도 주요 이슈 중 하나였다.

Chan 교수는 내성을 보인 환자에서 다른 약제로 전환한 경우에 발생하는 다제 내성균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항바이러제를 사용시에는 이러한 약제 내성이 생기는 위험성이 낮은 대상을 택해야 한다"고 말한다.

 나이가 젊고 인터페론의 반응이 좋은 환자군에서는 단기간의 인터페론 치료를 고려하여야 하며 항바이러스 치료 24주에 DNA 수치를 검사하여 치료의 반응 정도를 보고 반응이 나쁜 경우에는 치료약제의 변경을 추천했다.

 또한 초치료에서 여러 약제의 병합요법을 고려하는 것도 한 방법으로 언급했다.

 "consensus and controversy"에서도 이같은 다약제 내성 환자의 케이스가 제시되었으나 합의된 결론은 "어려운 케이스"라는 것이었다.

 치료와 변이를 악순환하고 있는 HBV와 인간간 싸움. 궁극적으로 누가 이길지는 아무도 모른다. 벗겨낼 베일이 많이 남아있는 HBV의 치료에 대한 논쟁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이 같은 국제적 심포지엄을 통한 전문가들의 의견교류가 합의로 이르는 길을 제시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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