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다기관 암코호트 마련… 국제적으로 유리

유근영 국립암센터 원장


 혈액·소변 등을 체계적으로 장기보관하여 질병의 연구나 새로운 치료방법 개발을 위한 요구에 활용하는 이른바 유전체 및 역학연구의 기반이 되는 바이오뱅크에 대한 국가 단위의 조직적,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립암센터 유근영 원장은 13~15일 대만 중앙연구원(Academia Sinica)이 주관한 "21세기를 위한 바이오뱅크-대만 바이오뱅크 설립을 위한 국제적 협조와 전망" 국제회의에서 "한국의 유전체 코호트연구의 현황과 아시아 코호트 컨소시엄의 전망" 주제 강연에서 이같이 밝혔다.

 유 원장은 이날 "1993년에 구축되기 시작한 한국인다기관암코호트를 기반으로 하고, 2001년 질병관리본부 유전체연구사업과 국립암센터 암검진자 코호트 구축사업으로 대별되는 한국의 바이오뱅크는 △국가 단위의 연구비 지원 △조직적으로 정비된 의료관련 정보의 인프라 △동기 부여가 확실한 연구인력 △개인식별 주민등록번호 △미래를 위한 투자 의지 △정부 및 산학연의 공동연구 의지 등으로 국제적으로 유리한 입장에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2007년 현재 질병관리본부의 바이오뱅크로 10만명의 유전자원이 구축돼 있고 국립암센터는 검진자 바이오뱅크에 1만5000여명의 유전자원을 확보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25만명, 국립암센터는 10만명분의 정보를 구축할 예정에 있다.

 일본은 10만명의 다기관 유전체코호트 구축사업을 2006년 시작했고, 말레이시아는 10만명의 유전체사업을 위한 정부 예산을 확보했으며, 대만도 10만명 규모의 바이오뱅크 사업을 국가적 지원 하에 시작하는 등 아시아 각국에서 치열한 경쟁이 일고 있다.

 유 원장은 "바이오뱅크에는 다양한 사람과 동식물로부터 얻어낸 DNA나 세포, 조직, 혈청 등 수많은 생물자원이 들어있어, 이러한 유전자를 기반으로 미래 내가 걸릴 질병을 예측하고 심지어 내 후손의 질병 패턴까지도 사전에 알아낼 수 있다"며, 세계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는 바이오뱅크에 국가 단위의 지속적 관심과 조직적 지원·추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BT산업과 기술발전에 있어 직접적 연구재료가 되는 바이오뱅크는 인종간, 민족간, 개인간의 유전적 차이에 따라 치료를 달리하는 미래의 맞춤의학시대를 여는데 중추적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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