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만 하면 웬만한 외부 마케팅보다 효과 커
병원 수익 비교 후 한계치 따져 적정비용 산출
시큰둥한 반응 없게 직원·경영자간 신뢰 있어야
라이프스타일 파악…돈보다 상품·여행도 대안


 의료기관 간 경쟁이 가속화되며 의원급 의료기관에서도 마케팅에 자금을 투자하고 있다. 의료광고제도의 완화 및 온라인시장 확대와 맞물려 보다 적극적인 마케팅 공세에 나서고 있는 것. 신문이나 포털사이트에서 제일 많이 찾을 수 있는 광고 역시 의료광고다.

 이처럼 외부마케팅이 포화상태로 접어들고 있는 시점에서 인센티브를 통한 내부마케팅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 17일 의료PRM연구소(소장 제원우)가 주최한 "적절한 병의원 인센티브 제도 도입을 위한 18가지 체크리스트"라는 주제의 강의에는 의원급 의료기관 운영자 및 실무자들이 몰려 인센티브제도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그 간 "원가를 측정하기 힘들다. 불필요한 비용지출이다, 효과가 의심된다"는 이유로 제도의 도입을 꺼려하던 인식이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현재 네트워크의료기관의 경우 소속 MSO에서 전 지점의 직원들을 관리하며 체계적인 인센티브제도를 도입해 성공한 사례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가장 먼저 따져봐야 할 것은 "과연 우리병원이 인센티브가 필요한 조직인가"하는 것이다. 옆 병원에서 한다고 무작정 따라하는 것은 금물.

 제 소장은 "인센티브제도의 대상이 되는 직원들이 매출 및 수익을 상승시키거나 관리비용을 줄일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며 "직원들이 단순 서비스만 제공하는 의원에서는 효과를 내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직원들이 발벗고 나서서 실천했을 때 눈에 보이는 성과가 있을 경우 제도가 필요한 조직이라고 보는 것이다.

 두번째로 중요한 것은 단연 "적정비용"문제. 직원들이 어느정도를 인센티브로 받아야 매력적으로 느낄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는 것. 이를 통해 산출된 인센티브의 총액을 따진 후 병원의 수익과 비교했을때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인지에 대한 검토가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

 여기서 병원은 연봉과 인센티브를 별도로 운영하거나 연봉을 일정부분 줄이고 인센티브로 메우는 방식 중 선택할 수 있다. 경영자에게 매력적인 방식은 당연히 후자. 하지만 제 소장은 "국내 정서를 고려할 때 별도로 운영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인센티브로 인해 월급이 줄어들지 않을까 걱정하는 직원들이 오히려 제도도입 자체를 꺼려할 수 있다는 것. 따라서 전자를 선택하되 병원에서 허용할 수 있는 한계치를 꼼꼼하게 체크한 후 실시하는 것이 좋다.
 이 과정에서 병원운영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병원의 매출이나 수익이 직원들에게 가감없이 공개될 수 있다는 점. 양측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수준에서 적정비용을 산출해 나가다보면 직원들이 병원운영의 세부적인 부분까지 알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제 소장은 "인센티브 지급의 기준을 굳이 매출이나 수익으로 잡을 필요는 없다"며 "환자수나 수술건수, 진료건수 등 매출과 양의 상관관계에 있는 것을 찾아내 기준으로 삼는다면 병원도 좋고 직원들도 현실적으로 와닿는 기준이라 만족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매출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병원의 장기적 발전과 환자의 만족을 위해 꼭 필요한 기준이 있다면 추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인센티브를 통해 매출을 성장시키는 것은 결코 쉽지만은 않다. 실제로 몇번 시도해보고 포기하는 기관들이 대다수다. 인센티브에 상응하는 효과를 거두지 못했기 때문. 이론적으로는 인센티브를 지급하면 직원들의 성과가 향상되는 것이 당연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렇지만은 않다. 제 소장은 그 이유로 직원과 병원 경영자 사이의 낮은 신뢰도를 꼽았다. 그간 의원급 의료기관의 직원에 대한 인색함이 직원들로 하여금 "좀 하다 말겠지"라거나, "얼마나 주겠냐"는 인식을 심어주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의료기관 종사자들의 이직률은 타업종에 비해 높은 편이다. 이에 제 소장은 "제도를 본격적으로 실시하기 전에 직원들이 인센티브제도에 열광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도입 전 막연하게 "일정 매출을 초과하면 인센티브를 주겠다"가 아니라 "초과시 얼마만큼 받을 수 있다"는 식으로 구체화해야한다는 것. 또, 그는 "목표가 달성되지 않더라도 약간의 인센티브는 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금만 더 노력하면 내가 받을 수 있는 인센티브가 얼만큼 더 늘어날 것이라고 직원들 스스로 인식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은 필수적이다.

 지급시기는 빠를수록 좋다. 행위와 밀접할수록 효과가 극대화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 또, 무조건 돈으로만 지급해야 한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직원들이 인센티브로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미리 파악해 제품이나 해외여행 등으로 지급하는 것도 대안이라는 것. 그들의 라이프스타일을 파악해 보다 큰 만족을 얻을 수 있는 적당한 방법을 찾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

 경영마인드 없이는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의사 이전에 경영자임을 스스로 인식하고 보다 넓은 측면에서 장기적으로 병원발전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제한된 자원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쓰느냐는 성공을 판가름 짓는 명확한 잣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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