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당환자 A1C 7% 미만 목표
기존 혈당수치에서 관리기준 변화…임상현장 혼선 줄여


 ADA와 EASD의 공동가이드라인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전세계적으로 임상의학을 이끌어 온 미국과 유럽의 대표적 학회가 당뇨병 치료전략에 있어 합의된 통합권고안을 도출해 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태국 컨퍼런스에 참석한 존 뷰스(John Buse)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의대 내분비내과 교수(ADA 차기회장)는 "현재까지 당뇨병 치료에 대한 통합된 가이드라인이 없어 임상의들에게 체계화된 치료전략을 제시하지 못했었다"며 "이번 가이드라인은 치료전략에 있어 양대륙간에 합의된 명확한 권고를 제공함으로써 제2형당뇨병 환자에 대한 최선의 치료방법을 결정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임상현장의 의사들은 지금 경구혈당강하제 아반디아의 심혈관계 부작용 관련 논란으로 당뇨병 치료약물 선택에 적지 않은 혼선을 느끼고 있다.

ADA와 EASD의 공동가이드라인은 (관련 이슈가 부각된 지난 5월 이전에 나왔지만)인슐린과 경구혈당강하제를 비롯한 항고혈당 요법의 선택기준을 나름대로 제시하고 있다.

개별요법의 A1C 목표치 달성 및 유지효과와 함께 부작용·내약성·비용 등의 장·단점을 분석해 임상현장의 의사들이 항고혈당 약물선택시 활용할 수 있는 실용적 정보를 제공한다.

 가이드라인은 또한 양학회간 합의된 치료전략을 "알고리듬(algorithm)"이라는 새로운 형태로 도표화시켜 제공했다. 알고리듬의 사전적 의미는 "특정문제의 해결책을 찾기 위해 사용되는 일련의 단계를 포함한 절차"를 뜻한다.

즉, 이번 가이드라인은 당뇨병 치료에 있어 출발부터 목표지점 도달까지 통일된 지도의 형태로 혈당조절의 길을 안내하고 있는 것이다. 이 알고리듬의 도표 하나만으로도 임상의들이 혈당 목표치 달성에 쉽게 활용할 수 있는 로드맵(road map)을 제시한 것이다.

약물치료 시작시점 기준 A1C 7%로

 양학회는 제2형당뇨병 관리의 주된 타깃이 "비당뇨병 단계에 근접하는 혈당수치 달성"에 맞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시된 기준(목표치)은 A1C 7%(미만).

 최근까지 유럽과 북미 그리고 국제당뇨병연맹(IDF)의 A1C 목표수치는 7% 또는 6.5% 미만 등으로 다소간의 차이를 보여왔다.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는 A1C 7% 이상을 치료 시작시점 또는 성과를 재검토해 인슐린이나 혈당강하제 추가 등 전략을 변경해야 하는 기준으로 삼아, 그 미만으로 낮춰야 한다는데 양자간 합의가 이뤄졌다.

 이는 고혈당 관리전략의 기준을 검사당시의 혈당수치만을 확인하는 것에서 수개월 간의 혈당치 확인이 가능한 A1C로 삼는다는 새로운 변화를 재확인하는 것이다. 동시에 양대륙간 통일된 수치를 제공해 임상현장의 혼선을 줄이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약물선택시 합병증 예방까지 고려

 가이드라인은 다양한 계열별 혈당강하제들의 등장으로 선택의 폭은 넓어졌지만, 그만큼 고혈당 관리에 가장 적합한 약물을 고르는데도 어려움이 따른다고 밝혔다.

 (상당수의 혈당강하제들이 존재하는)현시점에서 혈당조절이나 장기적인 당뇨병 합병증 예방과 관련해 어느 한 약물을 우선 권고할 만큼의 평가자료는 충분치 않다는 것이 양학회의 공통된 의견이다.

 가이드라인은 현재까지의 임상정보를 토대로 혈당강하는 물론 심혈관질환 등의 합병증 위험인자에 대한 효과까지 약물선택의 기준으로 고려돼야 한다며 고혈당 관리의 장기적 측면을 강조했다.

이는 효과 및 기전과 더불어 합병증 예방의 장단점이나 부작용 등 개별약제의 특성에 대한 이해를 요구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A1C 목표치 달성 및 유지효과와 함께 부작용·내약성·비용 등을 약물선택의 기준으로 제시, 이에 대한 각 고혈당치료제들의 분석내용을 소개했다<표>.



























생활요법과 메트포르민의 일차치료

 당뇨병 신규 발생시 체중감량과 운동량 증가로 대변되는 생활습관 개선요법이 일차선택으로 시작돼야 한다는데는 양학회 모두 이의가 없었다.

또한, 혈당·혈압·지질조절 효과가 가져다 주는 단기 및 장기적 혜택과 비용효과를 근거로 제2형당뇨병 관리 전과정에 생활요법을 적용할 것이 권고됐다.

 한편, 양학회는 대부분의 환자들이 여러가지 이유로 생활요법을 통해 대사성 위험인자의 치료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한다는 점 또한 인정했다.

이 때문에 제2형당뇨병 환자의 초기치료에 생활요법과 병행할 수 있는 메트포르민 약물요법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메트포르민은 혈당조절 효과에 비해 체중증가나 저혈당 등 부작용 위험이 낮고 저비용이라는 점에 근거해, (특정 금기사항이 없는 경우)약물요법 시작시 일차선택으로 권장됐다.

목표도달 실패시 인슐린 또는 강하제 추가

 생활요법과 메트포르민 최대 내약용량 치료에도 불구하고 혈당 목표치 달성 또는 유지에 실패했을 경우, 2~3개월 이내에 인슐린이나 여타 경구혈당강하제의 병용이 권고됐다.

이는 일차 단일약물로 목표치에 도달치 못하면 해당 단독제의 용량증량을 통한 관찰을 우선 거치고, 그래도 혈당조절 실패로 귀결되는 단계에서 병용약제를 고려하는 기존의 전통적인 단계별 접근법과 차이를 보인다.

 우선적으로 병용을 통해 혈당 목표치에 도달한 후 이를 유지한다는 최근의 적극적(공격적)인 치료전략이 반영된 것이다. 이차 병용으로는 인슐린·설포닐우레아계(SU)·티아졸리딘디온계(TZD) 중 선택이 요구됐다.

 이차단계 전략의 또다른 특징은 조기 인슐린 투여가 적극 권장됐다는 점이다. 가이드라인은 일차 단일약제 실패시 바로 투여할 수 있는 선택으로 인슐린을 포함시켰다.

 이는 단일에서 병용에 이르는 경구혈당강하 요법으로도 혈당조절이 되지 않는 경우에 한해 인슐린을 고려했던 과거와 다르다. 가이드라인은 A1C가 8.5% 초과시 인슐린 요법이 우선 고려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초기 인슐린 요법에 기저인슐린(basal insulin, 중간형 또는 지속형) 투여가 권고됐다.

 다음호에는 ADA·EASD 공동가이드라인의 변화에 기반해 당뇨병 관리의 최신동향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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