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중 원
연세의대 교수 / 세브란스병원 알레르기내과


실제 임상 발생 부작용정보 의료소비 수준 높여

 주위에서 많은 환자들이 약물 부작용으로 큰 위험을 겪고 있다. 약물감시프로그램은 환자를 약화(藥禍) 사고에서 보호하기 위한 취지에서 시작되었다. 의료인에 의한 자발적 약물 부작용 보고는 시판 후 약물감시체계의 핵심이다. 흔히 발생하는 부작용은 시판 전 임상시험에서 걸러질 수 있다. 그러나 드물게 발생하는 부작용의 경우에는 시판 후 많은 환자에서 처방되고 나서야 확인할 수 있다. 실제로 vioxx, penylpropanolamine(PPA), cisapride과 같이 식약청의 판매 허가를 얻어 많이 유통되는 약도, 나중에 부작용이 밝혀져 시장에서 퇴출된 약들이 많이 있다.

 따라서 지역약물감시프로그램은 안전한 약을 만들기 위해서 필수적인 사업이다. 약물 감시프로그램은 단지 예측하지 못한 약물 부작용을 찾기 위한 활동이 아니다. 종합병원에 입원한 환자의 6%가 입원중에 약물부작용을 경험하며, 이들 부작용의 30~50%는 사전에 예방이 가능한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2004년 가치로 환산할 경우 영국에서 약물부작용으로 연간 4억6천만 파운드를 의료비용으로 지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지역 약물감시 프로그램은 약화사고를 예방하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최근 들어 대형병원의 경우 부분적으로 아니면 전체적으로 electrical medical recording system이 도입되었으며, 진료환자가 약물부작용 병력을 쉽게 확인할 수 있있어 약물부작용 예방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또한 실제 임상에서 보면 환자들은 약물부작용에 대해서 깊이 우려하고 있으며, 장기간 약을 복용하는데 큰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또한 한약은 안전하다는 잘못된 믿음이 퍼져 있어서 검증된 치료법을 거부하고, 오히려 증명안된 치료법에 의존하는 경우를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임상에서 대부분의 약물 부작용은 일부 약제에 한정해서 발생하며, 주로 해열진통제, 항생제, 항정신성 약제, 항전간제, 항암제에서 주로 발생하며, 상당수의 약제는 장기간 복용하여도 부작용이 매우 드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약회사에서 만들어 약과 함께 배부하는 복약지도문인 설명서는 환자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감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면책사유를 확보하기 위한 방안(?)인지 모르지만, 가능한 모든 부작용을 명시해 놓았기 때문에 부작용에 대한 우려감을 오히려 조장하는 측면이 있다.

 지역약물감시 프로그램은 실제 임상상황에서 발생하는 각각의 약물부작용 빈도를 도출할 수 있어서 신뢰할 수 있는 복약지도문을 만드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으며, 일반 시민의 잘못된 약물부작용 개념을 시정하는데 지름길로 생각되며, 환자-의료인간의 신뢰를 구축하는데 기여하여 우리사회의 의료소비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나라도 1988년부터 자발적인 약물 부작용 신고제도가 도입되었고, 2000년부터 3차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약물 부작용 감시위원회가 설치되어 운영되고 있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얻지는 못하였다.

 2006년부터 세브란스병원(책임자- 홍천수, 전화 02-2228-6855, Fax; 02-312-5732, email; yuhsrpv@naver.com, 아주대 병원(책임자-최영화, 전화 031-219-5678, Fax; 031-219-5678, www.ajoumc.or.kr, email; adr@ajou.ac.kr), 서울대병원 본원(책임자-박병주, Fax; 02-3675-7560, www.snuh.org)을 중심으로 지역의 여러 의료기관과 연계하여 지역약물감시 프로그램 시험사업을 시행하여 많은 성과를 얻었고, 2007년부터는 이를 전국에 확대하기 위한 전초 방안으로 천안의 단국대 병원(책임자-지영구, 전화 041-550-3923), 부산의 인제백병원(책임자- 김응규, 전화 051-890-6133), 그리고 광주의 전남대 병원(책임자 - 최성규, 전화 062-220-6018)에 지역약물감시센터를 설립하여 확대 운영하고 있다.

 자발적인 부작용 신고는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의 한 일원으로서 의료인의 당연한 의무이며,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 드리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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