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글로벌 체인병원 기대하세요"

의료발전 원하는 개발도상국들 "손짓"

영리법인 허용·부동산 저렴·세금혜택
개발이익, 상장차익 등 부가수익 기대
현지 사정 알고 치밀한 준비해야 성공


 국내의 낮은 수가와 각종 규제에서 탈피, 해외진출을 통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는 움직임이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다. 의료기관의 해외진출러시가 네트워크의원의 급증으로 보다 탄력을 받고 있는 것. 이는 최근 환자들의 의료서비스 선호도가 의사가 아닌 브랜드에 의해 결정되고 있는 현상과 맞물려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국내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탄탄하게 다진 네트워크의료기관들이 해외로 시장을 확대해 글로벌 브랜드로 다시 태어나고자하는 움직임과 맥이 닿아 있다.

 병원계의 맥도날드나 스타벅스가 등장할 날도 얼마 남지 않은 것.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는 미국의 병원경영지원회사 HCA의 경우 182개 병원을 갖고 있는 영리법인 네트워크로 현대자동차의 매출과 비슷한 23조원 수준이다. 미국과 영국, 스위스에 네트워크를 두고 있는 이 병원은 직원만 19만명으로 전국에 4만 병상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사모펀드에 31조원에 매각되기도 했다.

 가장 활발하게 해외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곳은 예네트워크. 직영과 가맹방식을 병행하며 중국과 베트남, 일본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보다 집중적이고 적극적인 활동을 위해 MSO인 메디파트너 이외에 예메디칼인베스트먼트홀딩스라는 별도 회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현재 운영중인 해외병원은 중국(상하이, 연길, 북경, 심천) 4곳과 베트남(호치민) 1곳이다. 이 중 중국 상하이와 베트남 호치민 센터는 "예메디칼센터"라는 이름으로 직영 운영하고 있다. 진료과목은 치과 미용성형 노화방지 분야에 맞추고 있으며, 국내에서 투자자를 모집해 설립한 영리법인 형태다.

 이 뿐만 아니다. 예홀딩스는 중국 동북3성지역에 예네트워크를 출범시킨다는 계획을 갖고 현재 중국인 원장들을 대상으로 네트워크 가입희망서를 받고 있다.

 일본 진출작업 역시 한창. 네트워크 확장의 사전단계로 일본 의사와 스텝들을 대상으로 교육프로그램 "예웨이 국제워크숍"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에 진출하고 있는 함소아한의원네트워크도 빼놓을 수 없다. LA와 뉴욕, 뉴저지, 오렌지카운티/로렌하이츠 총 4개 미주지역에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는 함소아네트워크는 교민에서 시작해 서양인들에게도 한의학을 확산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LA지점의 경우 이상용 대표원장 등 5명의 의료진이 포진해 있으며, 한국에 있는 MSO인 (주)함소아로부터 경영지원 및 마케팅활동을 지원받으며 운영되고 있다. 시카고 지역도 개원예정이다.

 지난해 9월에는 중국 상하이로도 진출했다. 중국 내에 이미 한의학과 비슷한 중의학이 자리잡고 있는 만큼 교민을 대상으로 하지 않고 철저하게 현지화시켰다. 진료과목부터 국내 함소아한의원과는 차이가 있으며, 의료진도 한국 한의사와 중의사로 구성돼 있다.

 회음성형네트워크인 벨라쥬여성의원은 호주에 이어 중국으로 지점을 확장했다.

 2년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지난 6월 개원한 벨라쥬여성의원 청도지점은 청도개태이비인후두경외과병원과 합작해 원내원 방식으로 운영하는 것으로 13명의 의료진이 요실금과 회음성형, 유방성형 등을 진료할 예정이다.

 타깃은 중국 고소득층. 청도는 중국내에서도 한국인이 많은 도시로 알려져 있는 곳이며, 총 인구는 700백만명에 이른다.

 벨라쥬네트워크는 그 간 청도지점 운영을 위해 중국의사와 간호사에 대한 교육을 진행해왔으며, 보다 적극적인 경영지원과 글로벌화를 위해 최근 MSO인 벨라쥬 메디칼홀딩스를 설립하기도 했다.

 고운세상네트웍스도 해외진출 작업에 한창이다. 올해 말 "뷰티크메디칼스파"로 미국LA에 진출할 예정인 고운세상네트웍스는 미국과 중국 현지 의료기관의 경영컨설팅을 맡아하며 이미 시장분석을 마쳐놓은 상태. 시카고와 상하이 개원 예정 병원의 설립 준비부터 인력교육, 운영관리전략 등을 지원한 경험을 살려 LA지점을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겠다는 포부다.

 이같은 네트워크의료기관의 해외진출은 브랜드의 확산과 매출향상 등 다양한 측면에서 해석해 볼 수 있다. 영리법인 허용 등과 같은 제도적인 환경도 해외시장을 낙관적으로 보게 하는 큰 이유 중 하나다.


해외에 진출해 활발한 진료활동을 하는 네트워크병원들이 늘고 있다. 위사진은 미국 뉴저지의 함소아의원, 오른쪽은 베트남의 예네트워크.


 하지만 보다 중요하게 지켜봐야 할 부분은 해외진출 자체가 상당히 매력적인 투자처라는 점이다.

 실제로 동남아지역 등 개발도상국의 경우 자국의 낙후된 의료수준을 단시간 내에 끌어올리기 위해 저렴한 값으로 병원 대지를 제공하고 있으며, 각종 세제혜택을 부여하고 주식상장 등도 가능하게 하고 있다. 따라서 해외지역에 병원을 설립하는 것은 환자 유치를 통한 매출 뿐 아니라 병원을 지으며 개발한 그 지역 부동산가치상승과 주식시장 상장을 통한 차익까지 함께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부동산 사업을 하나의 수익모델로 보고 개발하고 있는 예홀딩스의 글로벌네트워크팀 박현환 과장은 "현재는 초기인 만큼 상하이와 베트남 직영병원 모두 임대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향후 부동산가치를 살리는 방향으로 해외진출을 다져나갈 것"이라며 "병원과 함께 부동산에도 투자함으로써 환자를 통한 매출 뿐 아니라 지가상승이익도 도모해 보다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혹시나 병원이 기대했던 만큼 수익을 얻지 못할 경우 리스크를 분산시켜준다는 측면에서도 유용하다.

 하지만 장밋빛 미래만 준비돼 있는 것은 물론 아니다. 그 나라 사정에 대해 치밀하게 준비하고 진출 후에도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자본력도 필수적이다. 현재 해외진출이 개별의원이 아닌 네트워크 단위로 이뤄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준비만 잘 한다면 국위선양하는 국내 브랜드 네트워크들을 해외에서 만날 수 있는 날도 멀지만은 않은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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