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홍 관

국립암센터
금연클리닉 책임의사
객원논설위원


남자 뇌졸중, 흡연 원인 사망으로 최다

 세계보건기구는 담배로 인해 매년 5백만명이 사망하고 있으며, 이 추세대로 흡연이 지속된다면 2020년이 되면 매년 천 만명이 사망할 것으로 추산하였다.

 현재 흡연자는 전세계적으로 약 13억명이 있으며 이들의 약 절반은 흡연 때문에 사망할 것이다. 흡연은 잘 알려져 있다시피 질병과 사망의 위험을 줄일 수 있는 교정 가능한 가장 중요한 인자이다.

흡연과 암

 흡연은 단일 요인으로는 암 사망률을 높이는 가장 중요한 원인이다. 선진국에서는 모든 암사망 원인의 30%가 흡연으로 밝혀졌다. 1050년대 초반부터 Richard Doll에 의해서 흡연이 폐암의 원인이라는 것이 학술적으로 밝혀지기 시작한 이래 1964년 미국의 Surgeon General Report가 발표되었고, 1976년 영국의 Doll과 Peto가 영국의사 코호트를 조사하여 20년 추적연구가 발표된 후, 1994년에 40년 추적연구, 2004년에 50년 추적연구가 발표되면서 흡연이 폐암을 비롯하여 각종 질환에 미치는 영향이 상세히 밝혀지게 되었다.

 폐암은 흡연과의 인과관계가 잘 밝혀져 있는 암으로서, 폐암으로 사망하는 환자의 약 90%가 흡연이 그 원인인 것으로 역학연구들은 밝히고 있다. 우리나라에서의 연구 결과도 모든 종류의 폐암에서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더 많이 발생했다. 소세포암은 비흡연자에 비해 흡연자가 걸릴 확률이 21.7배였으며(95% CI = 8.0-58.5) 편평세포암은 11.7배 (95%CI = 7.1-19.4), 선암은 2.1배 (95% CI = 1.6-2.7)였다.

 2000년 통계청 사망 자료에 따르면 폐암 사망률이 인구 10만명당 24.4명으로 위암 24.3명보다 앞서기 시작하여 우리나라도 폐암이 암사망 1위가 되었다.

 담배연기가 직접 접촉하는 부위에 생기는 암인 구강암, 혀암, 식도암, 기관지암, 폐암의 경우에는 흡연이 원인의 90%를 차지한다. 담배연기가 직접 접촉하지 않는 기관의 암인 자궁경부암, 췌장암, 방광암, 신장암, 위암, 혈액암의 위험은 흡연으로 인하여 1.5~3배 정도 증가하게 된다.

 윤영호 등이 우리나라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이용하여 조사한 결과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암이 발생할 확률이 1.49배 높았다. 남성의 경우 전체 암의 29.8%가 흡연에 의해 발생하였으며, 폐암의 78.3%, 위암의 36.1%, 간암의 32.8%, 구강인후암 41.3%, 식도암 86.1%, 췌장암 37.8%, 후두암 59.5%, 방광암 50.2%가 흡연에 의해 발생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흡연과 심혈관계 질환

 흡연을 하게 되면 혈관벽이 두꺼워지고 혈관 내에 비정상적인 침전물이 쌓이면서 점차 혈관이 막히게 된다. 심혈관계질환으로 사망하는 사람의 약 20%는 흡연이 원인이다. 흡연 남성은 비흡연자에 비하여 관상동맥질환의 위험이 60~70% 증가하고, 젊은 남자의 흡연은 급사의 위험을 2~4배 증가시킨다. 또한 여성이 흡연을 하면서 경구 피임약을 함께 복용하면 관상동맥질환의 위험이 10배 증가한다. 뇌혈관질환에 의한 뇌출혈 및 뇌경색에 의한 사망의 15%가 흡연이 원인이며, 여성의 경우 경구 피임약을 함께 복용하면 지주막하 출혈의 위험이 더욱 증가한다.

 우리나라의 연구에서도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허혈성심질환에 걸릴 위험이 2.2배 높았고, 뇌졸중에 걸릴 위험은 1.6배 높았다. 앞서 기술한 암 발생에서와 마찬가지로 흡연량이 증가할수록, 흡연기간이 길수록 흡연이 심혈관질환 발생에 미치는 영향은 비례하여 증가하였다.

 또한 흡연이 이러한 질환에 주는 기여위험도를 계산한 결과 허혈성 심질환은 41%, 뇌졸중은 26%가 흡연에 의해 발생되었다.

흡연과 폐 질환

 흡연은 만성폐색성폐질환의 80%를 일으키는 주원인이다. 흡연자에게 이러한 만성폐색성폐질환의 위험은 흡연기간에 따라 4~25배 높아진다. 흡연자는 만성적 기침, 만성적 가래, 호흡곤란의 증상을 많이 보이며, 폐기능 검사에서 나타나는 여러 가지 소견들이 대부분 저하되어 있다.

 흡연은 기도 및 폐의 감염증에 쉽게 이환되게 하며, 흡연자의 경우 폐렴이나 인플루엔자에 의한 사망 확률이 높아진다.

흡연관련 사망자 수 추계

 지선하등은 우리나라 30세 이상 흡연관련 사망자수를 흡연에 의한 질환별 기여위험도를 이용하여 1981년부터 2003년까지 한국인 성인 남녀의 흡연관련 사망자를 추정하였다.

 추적은 1993년 1월 1일 이후부터 2003년 12월 31일까지 최대 11년 동안 시행하였으며 이 연구에서 사용한 흡연관련질환은 후두암, 폐암 등 20개 암, 전체 순환기질환, 뇌졸중, 당뇨병, 기타 질환을 포함하여 모두 27종이었다.

 전체사망에 대한 기여위험도는 남자의 경우 30.75%, 여자 5.7%였다. 이러한 남녀별 동일한 기여위험도를 30세 이상 연도별 전체 사망자수에 곱하여 얻은 흡연관련 사망자수는 1983년에 32,617명이었고 2003년에는 40,087명으로 1983년에 비해 22.9% 증가하였다. 여자의 경우 같은 기간동안 흡연관련 사망수는 39.6% 증가하여 남자에서보다 증가폭이 컸다. 또한 1981년부터 2003년까지 모두 합한 흡연관련 사망자수는 전체 913,935명(남자 801,483명 여자 112,452명)이었다.

 암으로 인한 사망수는 2003년에 남자 14,961명으로 같은 전체 사망자수의 37.3%를 차지하였다. 한편 2003년 흡연관련 암사망자수는 1983년 암사망자수 5,738명에 비해 2003년에 14,961명으로 2.6배 증가하였다. 같은 기간 전체 순환기질환에 의한 사망수는 2003년에 8,620명으로 1983년에 6,101명이었다. 여자의 경우 전체순환기질환에 의한 사망수는 2003년에 1,706명으로 1983년 845명이었다.

결 론

 현재 암과 혈관성질환, 폐의 질환은 지난 20~30년 전의 흡연율을 반영하고 있다.

 흡연은 각종 암과 심혈관질환, 뇌혈관질환, 만성폐색성호흡기질환을 일으키며 2003년 전체 흡연관련 사망자수는 46,208명 (남자40,087명, 여자 6120명)으로 계산되었다. 1981년부터 2003년까지 합한 흡연관련 사망자수는 913,935명으로 계산되었다.

 이를 질병별로 분류해보면 지난 1981년부터 2003년까지 가장 많은 흡연관련 사망자수를 낸 질환은 남자 뇌졸중으로 105,235명이 계산되었다. 암 부위별로 폐암이 남여 공히 가장 급격히 증가하였고, 2003년에만 남자 6,978명, 여자 638 명이 흡연으로 기인되었다. 폐암은 암 사망률 1위를 차지하고 있으나 앞으로 약 20년간 더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이 연구결과를 종합하여보면, 우리나라는 당분간 흡연관련 사망자수는 매년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며, 앞으로 장기간 추적된 코호트연구를 통해 흡연관련 사망자수 추정에 대한 연구가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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