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혈관질환 막기위해 고혈압 치료


130/80㎜Hg 목표치 확대 적용·적절한 약물 치료

 고혈압은 관상동맥질환(coronary artery disease, 이하 CAD)과 더불어 뇌졸중과 신장질환 등 주요 사망원인의 핵심적인 독립 위험인자다. 고혈압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이들 질환의 일·이차예방 성과가 크게 영향을 받는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가이드라인을 공동발표한 유럽고혈압학회(ESH)와 유럽심장학회(ESC)는 고혈압 치료목표를 심혈관질환(cardiovascular Disease, 이하 CVD) 유병률과 사망률의 감소로 잡고 있다.

 고혈압 환자의 치료목표가 CVD 위험감소라면 치료전략은 당연히 높은 혈압이라는 하나의 위험인자만을 볼 수 없게 된다. 혈압조절 하나만으로는 예방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여타 위험인자와 동반질환을 포함한 전체 심혈관위험도가 고려돼야 한다.

 즉, 해당 환자의 CVD 발생위험에 대한 평가를 근거로 고위험군인 경우 기존보다 "빠르고", "적극적(또는 공격적)이며", "통합적인" 치료가 적용되는 것이다.

 이는 ▲약물요법(단일 또는 병용)의 시작시점이 앞당겨지고 ▲혈압 목표치가 더 낮아지며 ▲여타 위험인자의 관리가 함께 이뤄지는 구체적인 치료변화를 담보하게 된다. 또한 ▲항고혈압제의 선택에 혈압강하 이외에 심혈관보호효과라는 부가적 혜택 여부가 새로이 고려되기 시작했다.

 이상은 고혈압을 바라보는 관점과 치료목표의 전환에 근거한 최근의 고혈압 관리동향이다.

 미국심장협회(AHA)가 최근 "Circulation 2007;115:2761-2788"에 발표한 고혈압 관리 가이드라인 역시 이같은 경향을 확인해 주는 사례다. "Treatment of Hypertension in the Prevention and Management of Ischemic Heart Disease" 제목의 이 성명은 CAD의 일·이차 예방을 위해 130/80mmHg 목표치의 보다 확대된 적용과 환자의 조건에 따른 적절한 약물선택을 주문하고 있다.

고위험군 범위 더 넓혀

 미국의 고혈압 관리지침인 "JNC 7차 보고서(JNC 7)"는 일반적인 혈압 목표치를 140/90mmHg로 정하는 한편, 당뇨병이나 만성신질환 환자에게는 130/80mmHg의 보다 낮은 기준을 권고해 왔다. 반면, AHA 가이드라인은 CAD 고위험군으로 분류돼 보다 낮은 혈압 목표치가 요구되는 대상을 두 질환 환자에서 더 광범위하게 확대했다.

 성명은 "고혈압 환자의 CAD 일차예방을 위해 당뇨병, 만성신질환, CAD, CAD에 준하는 경동맥질환·말초동맥질환·복부대동맥류와 함께 10년내 심질환 발생위험이 10% 이상인 고위험군에까지 130/80mmHg 미만으로의 보다 적극적인 혈압강하 전략을 적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해당되지 않는 경우는 모두 기존대로 140/90mmHg을 기준으로 삼았다(Class IIa; Level of Evidence B, 이하 IIa/B).

일차예방 전략에 베타차단제 언급 없어

 AHA 가이드라인의 또다른 특징은 CAD의 일차예방을 위한 항고혈압제 선택에 베타차단제가 언급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성명은 130/80mmHg 목표치 적용대상이 되는 CAD 고위험군의 고혈압 치료약물로 ACE억제제(ACEI), 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ARB), 칼슘길항제(CCB), 티아자이드계 이뇨제의 4계열 약물 또는 이들의 병용을 제시했다.

 140/90mmHg이 적용되는 일반요법 역시, 효과가 확인된 어떠한 항고혈압제 또는 이들의 병용을 권고하고는 있으나 "과학적 증거들이 앞서 언급한 4계열 약물의 일차선택을 지지하고 있다"는 추가설명을 달고 있다(I/A).

 하지만, 일차예방과 달리 CAD의 여러 양상인 협심증·심근경색 등 환자의 고혈압 치료에서는 베타차단제가 주요 선택약물로 다시금 무대중앙에 등장한다.

안정형협심증 환자의 고혈압 관리

 안정형협심증 환자의 고혈압 관리는 협심증의 악화와 관상동맥사건으로의 진행을 막는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혈압 목표치는 130/80mmHg 미만으로 제시됐으며 심실기능장애가 발현될 경우 120/80mmHg 미만으로의 추가강하가 고려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IIa/B).

약물요법은 (심근경색 경험이 있는 환자에게)베타차단제, (당뇨병이나 좌심실수축기능장애 동반시)ACEI 또는 ARB, 티아자이드계 이뇨제가 권고됐다(I/A).

협심증이나 고혈압 어느 한쪽이 조절되지 않을 경우에는 베타차단제, ACEI, 티아자이드계 이뇨제 요법에 CCB(long-acting dihydropyridine) 추가를 고려할 수 있다(IIa/B).

 가이드라인은 고혈압 환자에서 협심증 관리나 관상동맥사건 예방을 위해 질산염(nitrates), 항혈소판제, 지질저하제 등을 사용하는데 특정한 금기사항이 없다며 여타 위험인자의 동시관리를 지지했다(IIa/C).

불안전형협심증·비ST분절상승 심근경색

 목표치는 역시 "130/80mmHg"로 잡혔다. 고혈압의 초기치료는 내성 교감신경 흥분작용(intrinsic sympathomimetic activity)이 없는 속효성 β1-선택적 베타차단제(정맥주사형)를 질산염에 더해 증상조절 목적으로 사용하고, 경구용 베타차단제는 입원 후 대체할 수 있다(IIa/B).

하지만, 대안으로 정맥주사형을 거치지 않고 즉시 경구용 베타차단제를 사용할 수 있다는 권고도 함께 첨가됐다(I/A).

 주목해야 할 점은 베타차단제는 환자가 혈역학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에서는 심부전이 안정될때까지 치료시작이 지연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 경우 심부전 관리와 혈압조절을 위해 이뇨제가 추가될 수 있다고 가이드라인은 밝혔다(I/A).
혈역학적으로 안정한 상태에서 고혈압이 지속되거나 전벽부 심근경색(anterior MI), 좌심실기능장애 또는 심부전의 증거, 당뇨병 등이 있는 환자의 경우 ACEI(I/A) 또는 ARB(I/B)가 추가될 수 있다.

 베타차단제 사용에 금기사항이 있거나 불내약성을 야기하는 부작용이 나타나면(좌심실기능장애가 없을 경우) non-hydropyridine CCB로 대체가 가능하며, 베타차단제 단일요법으로도 고혈압이나 협심증이 조절되지 않을시에는 long-acting dihydropyridine CCB 추가가 고려된다(I/B).

 급성관상동맥증후군 환자의 경우 역시 고혈압 환자에서 질산염·항혈소판제·지질조절제 사이에 특정 금기사항이 없는 만큼, 이들 약물을 복용하는 환자 가운데 혈압조절이 되지 않는 경우 즉각적인 항고혈압제 투여가 이뤄져야 한다는 설명이다(IIa/C).

ST분절상승 심근경색

 ST분절상승 심근경색(STEMI) 환자의 고혈압 관리는 일부 예외를 제외하고 불안전형협심증 및 NSTEMI의 경우와 전반적으로 비슷한 전략이 구사된다. 특히, 베타차단제 권고는 대부분의 내용이 일치한다.

 고혈압이 지속되거나 전벽부 심근경색, 좌심실기능장애 또는 심부전의 증거, 당뇨병 등이 있는 환자의 경우 ACEI(I/A) 또는 ARB(I/B)가 조기에 투여돼야 한다는 권고다.

다만 경색부위가 크고 이전에 경색·심부전·빈맥의 경험이 있는 환자의 경우 ACEI가 특히 효과적이며, 부작용 위험을 고려해 ACEI와 ARB가 함께 사용돼서는 안된다는 설명이 추가됐다.

허혈성 기원으로 인한 심부전

 가이드라인은 심부전 환자의 혈압 목표치를 130/80mmHg 미만과 동시에 120/80mmHg 미만까지 추가적으로 강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IIA/B).

우선 염분섭취 제한, 운동 프로그램 등의 생활요법이 포함돼야 한다는 점이 강조됐다(I/A). 약물치료는 이뇨제, ACEI 또는 ARB, 베타차단제, 알도스테론수용체길항제 등이 권고됐다(I/A).

 ACEI와 칸데살탄이나 발사르탄의 ARB는 심부전 환자에서 대등한 혈압강하 효과를 보여온 만큼, 혈역학적으로 안정된 상태와 심근경색 후 기간이 짧지 않은 환자에서 함께 사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I/A).

한편 베타차단제는 카베딜롤, 메토프로롤, 비소프로롤 등이 심부전 개선과 혈압강하에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I/A). 알도스테론수용체길항제는 스피로노락톤과 에플레레논이 심부전 환자에서의 혜택을 검증받아 왔다며, 중증의 심부전(뉴욕심장학회 등급 III·IV단계 또는 LVEF 40% 미만)에 포함돼야 하는 것으로 권고됐다(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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