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호에도 한독제석재단과 한독박물관이 새로 발간한 도록에 실린 관련 유물을 소개한다(설명과 사진은 한독의약박물관 도록에 따른다).

초라하지만 정감가는 수술도구들

 연도별로 정리된 국내 의료진들이 기증한 수술도구들이다. 지난 연재에서 과거와 현재 의료기기들의 발전상을 단편적으로 살펴본바 있다.

불과 100년도 안되는 시간이지만 사진속의 초라하고 정감이 가는 수술도구들과 함께 현대인의 질병 진단과 치료·수술에 혁혁한 공을 세우고 있는 수억, 수십억원에 이르는 첨단 장비들과 비교하는 것은 다소 억지스러운 것은 아닐까.









1930년대 김남호가 사용하던 외과수술도구(좌)

1940년대 김승수가 사용하던 산부인과 진료도구(우)

고대부터 이루어진 두개골 수술

 두개골 수술은 가장 중요한 인체 부위인 뇌가 대상이므로 수술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그 역사가 짧을 것으로 많은 사람들은 생각한다. 하지만 수술 자국이 선명한 고대의 두개골들이 세계 각지에서 출토되었다.

기록에는 거의 나타나지 않지만 중국, 잉카, 마야, 이집트 지역에서는 이미 두개골 수술이 이루어졌던 것으로 학자들은 믿는다.

 독일에서 사용한 이 두개골 수술도구는 두개골을 가르는 톱과 천공기 등 4점으로 구성되어 있다. 두개골 수술도구들은 그다지 큰 것이 없는데 여기의 도구들도 작다.

 특히 톱은 반달처럼 굽어있다. 두개골 수술톱 가운데 가장 많이 사용된 것은 영국의 헤이가 사용한데서 비롯된 헤이톱이다. 헤이톱은 양쪽에 톱날이 있는데 한쪽은 직선형이고, 다른 한쪽은 여기의 톱과 같이 곡선형이다.

 이 수술도구는 1905년 영국의 J. Weiss&son. Ltd사에서 제작되었다. 제작사 상표는 상자 윗면에 붙어 있는데, 제작 일련번호가 22인 것으로 보아 이 회사에서는 이러한 수술도구를 다수 제작했음을 알 수 있다.

이 외과용 수술도구는 주로 야전용으로 제작되었다. 당시에는 아직 페니실린이 나오지 않은 시기였으므로 전쟁터에서의 수술이란 대부분이 절단 수술이었다.

이시기의 수술도구들에는 수술톱이 빠져 있는 경우가 거의 없었으며, 이 상자에도 수술톱이 포함되어 있다. 수술도구를 최대한 많이 넣기 위해 3단으로 나누어 도구를 담도록 고안되었다.










독일 18~19세기 두개골수술도구(좌)

영국 1905년 외과수술도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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