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심혈관위험도 관점으로 치료


정상 혈압이라도 고위험군일땐 초기부터 적극 대처


 2007년 가이드라인의 가장 큰 변화는 혈압이라는 단독요인에 국한시키지 않고 여타 위험인자의 발현·표적장기 손상·관련 합병증 이환 등을 포함시켜 고혈압환자의 위험도를 구분하고 이를 치료전략의 기준으로 제시했다는 것이다.

즉, 전체 심혈관위험도(global CV risk)의 관점에서 고혈압을 바라본 것.

 고혈압을 정의하는 혈압수치는 2003년과 같은 경계치가 적용됐다. 혈압단계를 "optimal(〈120/80mmHg)", "normal(120~129/80~84mmHg)", "high normal(130~139/85~89mmHg)", "grade 1·2·3 hypertension(140~159/90~99·160~179/100~109·≥180/110mmHg)"으로 규정해 여전히 140/90mmHg 이상을 고혈압 경계치로 명시하고 있다.

 이를 치료전략에 그대로 단독적용한다면 항고혈압제 치료는 당뇨병이나 신장질환자의 경우 "high normal"부터, 그외에는 "grade 1 hypertension"부터 적용하게 된다.

 하지만, 2007년 가이드라인은 혈압단계뿐 아니라 전체 심혈관위험도의 종합적인 분석을 통해 모든 환자의 위험도(저·중등도·고위험군)를 구분했다<표>.

더 나아가 약물치료의 시작·병용요법·스타틴이나 항혈소판제의 사용 등 전반적인 치료전략을 단순한 혈압수치가 아닌 이 위험도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약물치료 시작시점 더 유연해져

 변화의 핵심은 전체 심혈관위험도를 고려할 경우, 정상혈압으로 구분되는 "normal" 단계도 관련 질환 유무에 따라 고위험군으로 분류돼 약물치료가 권고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혈압만 고려한다면 약물요법과는 거리가 먼 그룹이다.

 가이드라인은 모든 환자의 항고혈압제 치료시작 시점을 140/90mmHg 이상으로 잡았다. 반면, 고위험군 환자에서는 고혈압 경계치 미만에서도 약물투여를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가이드라인은 이를 두고 약물치료에 "유연한 경계치(flexible threshold)"가 적용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 경우 140/90mmHg 미만 수치에서 기존보다 항고혈압제 요법의 영역이 더 확대된다.

 국제 가이드라인은 이미 당뇨병이나 신장질환 동반 환자에 한해 약물치료 시점을 130/80mmHg로 앞당겨 잡고 있다. 새로운 가이드라인은 한걸음 더 나아가 130~139/85~89mmHg(high normal)에 3개 이상 위험인자나 대사증후군 또는 표적장기 손상이 발견된 환자들(고위험군)에게도 생활요법과 함께 약물투여 고려를 권고했다.

 또한, 가이드라인은 120~129/80~84mmHg의 정상단계일지라도 이미 심혈관 또는 신장질환이 있는 경우(매우 고위험군) 즉각적으로 약물요법을 추가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표>.

혈압이 정상일지라도 전체 심혈관위험도가 높으면 초기부터 적극적인 항고혈압제 치료가 요구되는 최근의 동향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겠다.

심혈관질환 위험 감소 치료목표로

 고혈압을 바라보는 관점의 전환은 치료목표에도 궁극적인 변화를 요구한다. 과거 고혈압환자에서 혈압조절이 주된 타깃이었다면, 새로운 가이드라인은 장기적인 측면에서 전체 심혈관질환 위험도의 감소를 그 목적으로 삼고 있다.

고혈압 치료목표의 확대·전환은 또한 전략의 변화를 담보한다.

가이드라인은 치료목표 달성을 위해 혈압강하 이외에 흡연·이상지혈증·복부비만·당뇨병 등의 여타 위험인자를 함께 관리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혈압목표치는 최소 140/90mmHg 미만으로 제시된 가운데, 당뇨병·신장질환·심혈관질환 등을 동반한 고위험군 이상에서는 최소 130/80mmHg 미만으로 조절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고혈압환자의 보다 효과적인 혈압조절을 위해 심각한 심혈관 손상이나 장애가 진행되기 이전에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정확한 혈압측정 방법: 진료실 혈압

 한편, 가이드라인은 여전히 고혈압의 주된 기준이 되는 혈압수치와 관련 아침·주간·야간은 물론 일·월·계절별로 차이가 발생하는 만큼, 다양하고 명확한 측정방법을 통해 고혈압 진단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선, 진료실 혈압의 정확성 제고를 위해서는 측정전 몇분간 환자가 조용히 앉아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좋다.

1~2분 간격을 두고 최소 두차례 측정 후, 결과가 큰 차이를 보이면 추가검사가 요구된다. 가이드라인은 환자 첫 방문시 양쪽 팔 모두의 혈압을 측정할 것을 권고했다.

말초혈관질환으로 인한 잠재적 영향을 파악하기 위함인데, 차이가 있을 경우 높은 수치를 택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활동혈압 측정

 대한고혈압학회가 최근 발간한 "혈압 모니터 지침"에 따르면, 혈압 자체는 변화가 많은 혈역학적 지표이기 때문에 심장이 뛸때마다·아침과 저녁으로·잘때와 깨어 있을때·앉았다 일어날때 등 상황에 따라 변화한다.

특히 진료실 안과 밖에서 혈압차이가 많이 난다. 이로 인해 진료실 측정시 혈압이 높아지는 백의고혈압(white coat hypertension)이나 가정에서 오히려 혈압이 상승하는 가면고혈압(masked hypertension)이 발생하는 것이다.

 전체 고혈압환자의 10%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백의 및 가면고혈압은 임상현장에서 오버(over) 또는 언더트리트먼트(undertreatment)를 유발한다는 점에서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다. 학회측은 이같은 문제의 해결을 위해 24시간 활동혈압이나 가정에서의 혈압측정을 통해 고혈압의 진위와 조절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한다.

 새로운 유럽 가이드라인은 활동혈압 측정을 통해 치료와 비치료 환자 모두에서 심혈관질환 위험도 예측률을 개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진료실 측정때마다 수치의 큰 변화", "낮은 전체 심혈관위험도와 달리 높은 진료실 측정혈압", "가정과 진료실에서의 혈압 차이"가 나타나거나 "약물치료 내성", "저혈압(특히 노령층과 당뇨병 환자)", "자간전증(preeclampsia)" 등이 의심되는 경우에 24시간 활동혈압 측정이 요구된다.

 한편, 가이드라인은 진료실 혈압에서 140/90mmHg로 적용되는 고혈압 경계치가 24시간 활동혈압(125~30/80mmHg)을 비롯해 주간(130~135mmHg)·야간(120/70mmHg)·가정(130~135/85mmHg)혈압 측정시에는 각각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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