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안인 대상 연구부족…인종별 최적화 시급


심혈관질환 억제·조기 공격적 대응 고려

 한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한 동아시아인 당뇨병 특성의 규명과 함께 이에 따른 치료방침의 인종별 최적화(ethnic group-specific diabetes care)가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영설 경희의대 내분비내과(2형당뇨병임상연구센터) 교수는 대한당뇨병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2형당뇨병 임상연구의 전망"에 관해 발표, "한국 역시 인종적 특성이 반영된 독자적 임상지침 마련을 위해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당뇨병의 전향적 연구가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국가별 또는 대륙별 임상연구에 근거한 치료 가이드라인의 필요성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인의 당뇨병 병태생리가 서구인과 차이를 보이는데서 기인한다.

 가톨릭의대 윤건호 교수가 지난해 "Lancet"에 발표한 "아사아에서 비만과 제2형당뇨병 역학" 조사 결과는 이같은 차이를 잘 설명해 주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최근 급증세의 아시아 지역 당뇨병은 ▲젊은 연령대에서 유병률이 높고 ▲경도의 비만에서도 발생하며 ▲관련 합병증 이환율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WHO는 2000년 현재 전세계 당뇨병 환자의 절반이 아시아인이라는 점을 경고한 바 있다.

 급속한 경제발전으로 유병률은 더욱 증가할 것이 뻔해, 아시아권에서 당뇨병 환자 현황과 병태의 구체적 조사가 글로벌 대책의 관점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하지만 "충분한 데이터가 없을 뿐더러, 당뇨병의 인종적 특성을 규명하는 서구의 많은 연구가 인도인으로 대변되는 남부 아시아인을 주로 포함시켜 한국이나 일본을 중심으로 한 동아시아인의 정보가 요구된다"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이다. 인도인은 인류학적으로 백인과 유사점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는 복지부 지정 "제2형당뇨병의 전향적 임상연구그룹"이 결성돼 2005년부터 전국 13개 병원에서 세부과제별로 연구가 시작됐다.

우선, 당뇨병전단계의 고위험군을 규정해 그 특성과 생활습관 및 중재방법에 대한 연구를 통해 당뇨병 예방의 가능성을 파악하는 연구가 시행된다.

더불어 당뇨병과 관련 합병증의 병태생리적 근거를 밝히고, 우리나라 환자들에게 적합한 식사나 운동요법 또는 약물요법 등을 도출해 낸다.

국내에서는 체계적 성과가 없었던 당뇨병의 비용적 측면에 대한 전향적 연구를 통해 의료정책에 대한 근거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주목해야 할 점은 당뇨병 치료방침의 인종별 "최적화"가 병태생리의 특성으로 인한 차별화만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서구와 공통되는 부분에 있어서는 그들의 경험을 십분 활용하는 것도 최적화의 한 방편이다.

 김 교수는 서구 당뇨병 환자의 최대사인이 허혈성심질환임을 지적, 아시아 지역에서도 동맥경화성질환이 당뇨병에 의한 장기장애라는 인식과 함께 고혈당 교정으로 인한 심혈관질환 발생억제에 관한 근거를 축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당뇨병 환자를 심혈관질환 발병에 준하는 수준으로 취급해 고혈당은 물론 고혈압·고지혈증 등에서 조기에 약물요법을 적용하는 공격적 관리동향도 고려의 대상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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