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은 단순히 도파민 결핍뿐 아니라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등 기타 신경전달물질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등도의 진행성 파킨슨병 환자에 대한 최후요법으로 심부뇌자극요법 및 엘도파와 더불어 메틸페니데이트 투약이 보행장애 개선에 효과가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하는 소규모 연구가 보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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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dopa(엘도파)의 짧은 반감기에도 불구하고 초기 파킨슨병 환자는 일회 복용으로 8시간 이상 효과가 지속되기도 한다.

그러나 진행성 파킨슨병 환자는 도파민 저장능력 소실 등 여러가지 문제에 의해 약물을 복용할때에만 증상이 반짝 나타나게 된다(wearing off). 병용요법이 요구되는 부분이다.

 시상하핵 자극(STN stimulation)이 파킨슨병 환자의 체간 증상(axial symptom)을 개선시키고 엘도파와 병용시 시너지효과를 가진다는 보고가 있었다(J neur Neurosur Psy 2000;68:595-600).

이밖에도 심부뇌자극요법과 도파민계 약물 치료의 장기적 효과에 대해 많은 연구들이 보고되고 있다.

 파킨슨병 환자의 증상 중 보행은 중요한 문제중 하나다. 낙상사고 등에 의한 이차적 손상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치료여부에 관계없이 보행장애는 시간이 경과할수록 더 심해지게 된다.

그러나 보행장애 개선에 대한 도파민 약물치료와 시상하핵 자극의 효과는 다른 증상에서만큼 효과적이지 않아 실망스러운 경우가 종종 있다.

보행장애는 도파민뿐 아니라 노르에피네프린 시스템 손상과도 부분적으로 관여하기에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 경로의 약리학적 조절은 징후를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Neurology 1994;44:29-34).

 프랑스 R 살렝그로병원 신경과의 D 디보스 박사팀은 장기·고용량 메틸페니데이트(MPD) 투약이 심부뇌자극요법을 시행중인 노령의 진행성 파킨슨병 환자에서 엘도파에 대한 반응을 향상시키고 보행과 운동증상을 개선시켰다고 보고했다(J Neurol Neurosurg Psychiatry 2007;78:470-475).

이들은 도파민계 약물 투약과 심부뇌자극에도 불구하고 보행장애를 가진 파킨슨병 환자 17명을 대상으로 MPD 투약(일일 1mg/kg, 3개월)이 보행장애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했다.

 평가구간은 MPD 투약전후 및 도파민 약물 기대효과 발현 여부에 따라 구분했다(off dopa/off MPD, on dopa/off MPD, off dopa/on MPD, on dopa/on MPD).

환자들이 모르는 상황에서 비디오로 보행속도, 보행수, 동결(freezing episode) 횟수를 관찰했다. off dopa/on MPD는 off dopa/off MPD와 비교시, on dopa/on MPD는 on dopa/off MPD와 비교시 현저한 개선이 관찰됐다.

MPD 작용 기전에 대한 가설

 MPD는 현재 ADHD, 수면발작 환자의 집중력 강화를 위해 널리 쓰이고 있는 수의운동 자극제(psychomotor stimulant)로써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 시스템에 영향을 미친다. DNRI 계열 약물인 MPD는 세포외 도파민 농도의 가장 중요한 결정인자중 하나인 도파민 전달체를 억제한다.

 또한 도파민 전달체 억제를 통해 시냅스전 도파민 재흡수를 차단하고 시냅스전 노르에피네프린 전달체 차단을 통해 노르에피네프린 시스템에도 영향을 미쳐 중추신경내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을 증강시킨다.



 가톨릭대학교 강남성모병원 신경과 이광수 교수<사진>(대한신경과학회 학술이사)는 "MPD가 도파민의 개선효과뿐 아니라 노르에피네프린의 주의력 및 인지기능 강화를 통해 운동과 걸음걸이를 개선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집중력 강화를 통해 다양한 효과를 얻을 수 있으므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가설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뚜렷이 입증되어 있는 치료법인 엘도파와 심부뇌자극요법을 병용한 환자를 대상으로 했기에 MPD만으로 파킨슨병의 개선이 이루어질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떨림증상(motor fluctuation)을 가진 파킨슨병 환자에 저용량 MPD(0.2mg/kg)를 엘도파와 병용시 오른손으로 두드리는 속도(tapping speed)의 개선이 최고에 달했다.

MPD는 단독투약(0.4mg/kg)시 효과가 없었으나 엘도파와 병용시 보행속도와 운동장애에 대한 엘도파의 효과를 증가시켰다(Ann Neurol 2004;55:766-773).

 이 교수는 "MPD는 파킨슨병외에도 뇌졸중 초반에 사용시 마비를 개선한다는 보고 등 다양한 연구들이 이루어졌으나 모두 소규모로 진행됐기에 근거중심의학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MPD 0.25mg/kg 경구투약은 선조체(striatum) 도파민 전달체의 반 정도에만 영향을 미치는 반면, 0.5~0.8mg/kg 경구투약은 영향범위가 넓어짐으로써 높은 세포외 도파민 농도에 이르게 된다. 또한 고용량 MPD는 이 약물의 노르에피네프린 특성을 증가시킨다(Biol Psychiatry 2005;57:1397-1409).

 MPD 사용 용량에 대해 이 교수는 "파킨슨병 환자에 대한 시도는 없었으나 뇌졸중 환자중 졸리거나 쳐짐 증상이 있는 환자에 대해 0.5mg/kg을 1~2일간 투약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연구에서처럼 노인에게 장기적으로 고용량 투약하는 것은 과각성으로 인한 불면증 등 부작용을 부를 수 있다고 우려하며, 연구팀이 장기간 고용량으로 투약한 것은 중증환자였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에 대한 전반적 견해에 대해 그는 "기존 치료법으로 더이상 진전이 없는 환자에 대한 최후의 방법으로 고려해 볼 수 있는 정도"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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