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간호사 이직 잦아…인건비 인상 불가피
프리랜서·간호관리료차등제 획기적 정책 절실


 중소병원들이 인력난이라는 수렁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열악한 근무환경탓에 이직이 잦고 환자감소로 이어져 경영난을 부르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다양한 직종으로 구성돼 있고 대부분 면허증과 자격증을 갖고 있는 전문직으로 구성된 병원에서 인력문제가 현안으로 대두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대한중소병원협의회에 따르면 100~500병상 미만 종합·중소병원들은 100병상당 의사직 15%, 간호직 48%, 의료기사 12%, 약무직 3%, 영양직 1%, 행정직 13%의 구성을 보이고 있다. 3차기관을 포함할 경우 평균은 의사직 22%, 간호직 48%, 의료기사 12%, 약무직 2.4%, 영양직 1%, 행정직 11%로 구성된다.

 500병상 미만 병원에 많은 의사가 필요치 않은 요양병원이 몰려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의사직 비율이 중소병원에서 뚜렷이 낮다. 공급부족이나 수요과잉으로 의료인 인건비가 올라가는 것도 문제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수한 의사를 확보하지 못한다는 것이 더 큰 문제.

 여기에 의료인 의 잦은 이직으로 인해 인건비가 시도 때도 없이 20% 이상 큰 폭의 변동도 있어 이로 인해 진료공백과 금전적 부담이 발생하기도 한다.

 또 이달부터 시행 예정인 간호관리료차등제에 대비 확보에 나서고 있는 간호사도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으며, 행정직을 비롯한 구성원들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어느 하나만 개선한다고 해도 해결은 요원한 총체적 어려움에 쌓여있는 것이 중소·종합병원의 현실이다.

 최근 대학병원 개원과 확대, 요양병원 개원 확산 등으로 중소·종합병원의 의사·간호사들의 이탈이 크게 늘고 있다. 대도시보다는 중소도시에서, 대형병원보다는 중소·종합병원에서 더 많아지면서 병원의 양극화도 분명해지고 있다.

 먼저 병원의 핵심인 의사를 보자. 일부 임상과의 현상이기는 하지만 대학병원에 근무하는 의사보다 더 많은 급료를 준다고 해도 확보가 쉽지 않다.

 중소병원 의사들의 재직기간은 평균 1년미만이 7.7~14%, 1~2년은 47.1~53.8%에 이른다. 결국 이직을 막기위해선 금전적 보상이라는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다.

 대한중소병원협의회 정인화 회장은 일정시기에 인력이동이 있다고 하면 대처가 가능하겠지만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지면서 1~2년 근무하다가 대학·대형병원으로 옮기거나 개원, 의사확보가 항상 최대 당면과제라고 밝혔다. 또 의약분업 후 병원과 종합병원에서 각각 50%와 31.2%의 이직이 있었고 이 여파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하소연하여 프리랜서 의사제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간호사는 병원계의 최대 이슈. 6등급으로 나눠진 간호관리료차등제가 7등급으로 구분되면서 간호사를 확보못한 병원들은 7등급 평가를 받아 5%의 입원료 수가가 떨어지는 불이익을 받게 되기 때문. 불이익을 받지않기위해선 병상당 간호사 4.5~6명이 되어야할 6등급에 맞춰야 하지만 문제는 간호사가 없다는 것. 정영호 인천한림병원장은 "대형병원의 지역분점 설립, 요양병원 증가, 간호등급차등제 등으로 간호사 이동이 크게 늘었고 이에 따른 인건비 상승이 초래됐다"며, 급여수준이나 근무환경이 열악한 중소·종합병원들은 이직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간호계에 따르면 활동 가능한 우리나라 간호사는 현재 20만명이 넘지만 7만5000여 명은 쉬고 있으며, 매년 1만명의 간호사가 새로 탄생하지만 평균 재직기간은 2~3년, 재직 6년후엔 10% 정도만 현장에 남는다고 한다.

 취약지 병원에 프리랜서제 우선 도입, 중소병원 간호관리료 차등제 적용 제외, 행정직원 등 직무교육 강화 지원정책 마련 등이 대안으로 제안되고 있다.

 특히 의료법 개정안에 포함된 원내원 도입은 주목된다. 이 제도는 개원가에선 병원에 종속될 가능성이 있어 반대하지만 300병상 미만 병원에 적용하는 것으로 조정돼 병원으로선 단비가 되고 있다. 병원과 개원가가 어떤 협의를 하느냐에 따라 내용이 달라지겠지만 개원의입장에서는 청진기 하나로 병원에 들어가 전문진료를 할 수 있고, 병원은 유휴공간과 장비를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윈윈시스템이 될 가능성이 있다.

 경영난에 인력난까지 총체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종합병원계는 경영회복을 위한 특단의 조치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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