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동맥질환 저 위험군환자 경동맥내막중막두께 줄어

 지난달 24~28일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미국심장학회(ACC) 연례학술대회가 개최됐다.

 미국심장협회(AHA)와 함께 세계 최대규모의 순환기 학술대회로 알려져 있는 ACC 연례회의는 세계적으로 심혈관질환 관리의 최신동향과 연구결과를 확인해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ACC 연례회의는 심혈관질환 전분야를 아우르는 "ACC Annual Scientific Session"과 함께 심혈관중재술을 특별히 다루는 "i2 Summit"이 공동으로 개최된다.

 이번 대회의 핵심은 앞서 다룬 "COURAGE" 연구결과였다. 안정형 관상동맥질환 환자에서 PCI 시술이 약물요법에 부가적인 혜택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기대가 부정적인 결과에 직면하고 말았다.(본지 379호 18면) 이외에도 HDL-콜레스테롤 상승기전의 톨세트라핍, 또다른 HDL(rHDL)로 알려진 CSL-111, 항산화제 succinobucol 등 신규 개발약물 임상시험에서 부작용이나 엔드포인트와 관련 부정적 결과들이 상당수 발표됐다.

 하지만, 지질저하요법의 경화반 진행억제나 생분해 스텐트 또는 줄기세포 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긍정적인 성과들이 보고되기도 했다. "ACC 2007" 주요 발표내용들을 자세히 살펴 본다.

METEOR 연구

 로수바스타틴 고용량 집중요법으로 관상동맥질환 저위험군 환자의 초기 죽상동맥경화증 진행속도를 지연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METEOR(Measuring Effects on intima media Thickness: an Evaluation Of Rosuvastatin)" 연구에 따르면, 경미한 죽상동맥경화 환자들을 로수바스타틴 40mg으로 치료하며 2년간 관찰한 결과 위약군과 달리 경동맥내막중막두께(CIMT)가 줄어들었다. 퇴행으로 보기에는 미미한 수준이나 죽상동맥경화의 초기단계에서 진행을 억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로수바스타틴 집중요법은 이미 관상동맥질환이 있는 고위험군 환자를 대상으로 한 "ASTEROID" 연구에서 경화반 퇴행을 확인한 바 있다. 하지만, 대조군이 포함되지 않았고 궁극적 임상결과에 관한 관찰이 없었다는 점이 일부 한계로 지적돼 왔다. "METEOR" 연구는 10년내 심혈관질환 발생위험도가 10% 미만이고 LDL-콜레스테롤 수치가 중등도로 높은(평균 154mg/dL) 저위험군을 대상으로 했다.





"METEOR" 연구는 초기 죽상동맥경화 단계의 저위험군 환자를 대상으로 로수바스타틴을 투여, 2년간 B-모드 초음파를 사용해 경동맥 12개 혈관 부위에서 주요 종료점인 CIMT 변화를 조사했다.
사진은 B-모드 초음파를 통해 본 경동맥 부위.



 CIMT 기준으로 동맥경화증이 경미하게 나타나는 초기 무증상성 고콜레스테롤 환자를 1000여명 모집해 위약군 대조시험을 진행한 것이다. 또한, 북미와 유럽을 포함한 8개국 연구소에서 참여해 다국가·대규모·장기간·무작위·대조군 임상시험의 요건을 모두 갖췄다. 하지만, CIMT 진행억제가 심혈관질환이라는 궁극적 임상결과에 미치는 영향은 파악되지 않았다.

 2년간 B-모드 초음파를 사용해 경동맥 12개 혈관 부위에서 주요 종료점인 CIMT 변화를 조사한 결과, 위약군이 연간 0.0131mm 증가(진행)한 반면 로수바스타틴군은 0.0014mm 감소(유의하지 못한 퇴행)했다. 이같은 CIMT 진행억제는 우수한 지질조절 효과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로수바스타틴군의 지질조절 정도는 LDL-콜레스테롤이 49% 감소, HDL-콜레스테롤 8% 증가, 중성지방이 16% 감소해 위약군과 비교해 탁월한 효과를 나타냈다.

 초기 동맥경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이번 연구는 증상이 발현되기 이전 단계에서 스타틴 집중요법을 통해 경화반 진행을 억제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일단 죽상동맥경화 증상이 발현되면 이어지는 심혈관 사건을 막기가 힘든 만큼, 무증상(subclinical) 단계에서부터 적극적인 위험인자 관리가 요구된다는 최근의 심혈관질환 패러다임 변화와 일맥상통하는 내용이다.

 현재 임상 가이드라인은 중등도 콜레스테롤 수치에 10년 위험도 10% 미만 등에 해당하는 초기단계 저위험군에 생활습관 개선을 주요 전략으로 권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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