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위 제약사 우뚝

아벤티스, 상향조정 인수액 수용


지구촌 제약업계에 인수·합병 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또하나의 거대 다국적제약사를 탄
생시킬 대규모 M&A가 성사됐다.
 프랑스·독일계 다국적제약사 아벤티스가 역시 프랑스계인 사노피신데라보의 640만달러(4
월26일 유럽환율 적용) 인수제안을 받아들임에 따라, 지난 3개월간 양측간 갈등을 야기하며
진행된 물밑 줄다리기가 마침내 종료됐다.
 합병이 완료될 경우, 미국 화이자와 영국 GSK에 이은 제3위 규모의 다국적제약사가 세계
제약시장에 새로이 등장하게 된다.
 이는 지난 2000년 글락소 웰컴과 스미스클라인 비첨 그리고 2002년 화이자와 파마시아
의 합병에 이은 세계 제약업계의 지형도를 바꿀 대규모 합병으로, 올 1분기 성사된 전세계
M&A중 컴캐스트의 월트디즈니 인수에 이어 두번째로 큰 규모다.
 이번 합병은 사노피의 인수제안을 거부해 왔던 아벤티스측이 당초 인수액보다 14% 상향조
정된 금액을 전격 수용함에 따라 성사됐다.
 사노피는 지난 1월 아벤티스에 대한 인수계획을 공식발표했다. 영국 BBC 보도에 따르면,
사노피 지분의 44%를 보유하고 있는 화장품기업 로레알(L`Oreal)과 정유회사 토틀(Total)
의 주식계약 만료가 오는 12월로 예정돼 있어, 인수타깃이 될 것을 우려한 사노피측이 아벤티
스를 원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에 반해, 아벤티스측은 시종일관 프랑스내 경쟁기업인 사노피의 제안금액이 자사 자산규
모를 과소평가했다며 인수제의를 공식거부해 왔고, 합병발표 직전까지 스위스 노바티스와의
협상에 우호적인 자세를 취해왔다.
 독점규제당국이 우려하는 합병으로 인한 독과점 문제를 해소키 위해 자사의 대표적 항혈전
제 매각의사까지 발표하며 적극적인 자세를 취해온 사노피는 결국 노바티스의 등장에 상향조
정된 640만달러 인수액으로 최종 합병을 이끌어 냈다.
 합병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는 양측 모두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우선 사노피의 주력상품인 항응고제 플라빅스(2003년 세계매출 8위)·수면제 암비엔·항암
제 엘록사틴에 아벤티스의 항알레르기제 알레그라·항암제 탁소텔·항혈전제 로베녹스가 더해짐
으로써 강력한 약물 파이프라인이 형성된다.
 또한, 건실한 약물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반면 인프라 부족으로 미국시장 진출에 애를 먹어
왔던 사노피로서는 미국내 탄탄한 마케팅 인프라를 구축해 온 아벤티스의 인력 및 설비를 통
해 시장진출 확대를 꾀할 수 있게 됐다. 아벤티스의 경우, 제반 인프라에 비해 신약 파이프라
인은 상대적으로 약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세계 언론들은 이번 합병의 최대 수혜자는 프랑스 정부라며 인수결정 과정에서 영향력을 발
휘한 정부개입에 대해 우회적으로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Forbes)`는 "프랑스 정부가 `shotgun wedding(상대처녀의 임
신으로 마지못해 하는 결혼)`을 유도해 이번 합병의 최대 승자가 됐다"고 꼬집었다. BBC 또
한 "프랑스 정부의 적극적 개입이 아벤티스 주주들이나 노바티스 본사 소재지인 스위스 당국
을 적잖이 당황스럽게 했다"고 전했다.
 프랑스 정부는 이에 대해 "축구경기에서 어느 한편을 응원할 수는 있지만, 심판은 될 수 없
다"는 말로 전면개입을 부인했으나, 막판까지 다크호스로 등장했던 노바티스측은 "프랑스 정
부의 강력한 개입과 함께 사노피와 협상에 들어간다는 아벤티스의 결정에 따라, 인수노력을
더이상 진행치 않키로 최종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한편, 노바티스의 다니엘 바셀라 최고경영자는 "전세계적으로 합병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
데 향후 환경도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합병에 이어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제약업
계의 M&A 움직임이 지속될 것"이라고 밝혀 노바티스의 향후 행보가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합병바람에 주요한 역할을 맡을 것이냐는 질문에 "노바티스의 최우선 과제는 혁신적
인 신약개발과 이를 환자들에게 공급하는 것이지만, 동시에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이 지속
될 것이며 여기에는 외적성장 또한 포함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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