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개발·제네릭시장 대세로 자리잡아

제약사마다 기존제품 복용쉽게 바꿔 출시

 약효를 오랫동안 지속시켜 환자의 복약순응도를 높이는 치료제가 향후 신약개발은 물론 제네릭 시장을 이끌 새로운 화두로 주목되고 있다. 이런 대세를 이끈 일등공신은 바로 "서방형 제제". 작년에 연이은 서방형 제제 출시가 올해도 이어져 환자 복약 순응도 향상을 통한 치료효과 증진 및 건강보험 예산 절감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 서방형 제제 출시 현황을 살펴보면 그야말로 "러쉬"라는 말로밖에 설명이 안된다. 대웅제약은 하루 1회 복용으로 24시간 약효가 지속되는 서방형 혈당강하제 "다이아벡스XR(성분명 염산메트포르민)"을 내놓았다.

 다이아벡스XR은 이중층의 겔막확산계 시스템으로 개발돼 복용 후 메트포르민이 즉시 방출되지 않고 위장관에서 천천히 흡수되기 때문에 약효 지속시간이 길다. 한국머크도 메트포르민 성분의 복합 경구용 혈당강하제 "글루코파지 XR 서방정"을 발매했다.

이 제품은 위장관에 머무는 시간을 길게하는 기술이 적용돼 하루 1회 복용으로 약효가 지속된다.

 한미약품도 약효가 24시간 지속되는 서방형 전립선비대증 치료제 "독사존XL 서방정"(성분명 독사조신)을 내놨다.
기존의 일반 독사조신제제는 약물의 혈중농도 조절을 위해 반드시 초기 용량부터 투여한 후 1~2주 간격으로 증량해야 하는 불편이 있었다.

 한국릴리는 주 1회 복용하는 우울증치료제 "프로작 위클리"를 선보였다. 하루 한알 먹는 "프로작"보다 복용이 편리해 환자들의 약물 순응도가 높은 편이다.

 한국얀센은 작년 초 약물을 서서히 방출하는 최신기술인 OROS(오로스) 기술이 적용된 요실금치료제 "라이리넬"을 출시했다. 특히 한국얀센은 2005년 3월 하루 한번만 복용하는 치매치료제 "레미닐PRC"를 선보인 바 있는데, 1일 1회 복용하는 레미닐PRC의 약효가 1일 2회 복용하는 레미닐 정과 효과면에서 차이가 없으면서 위장관계 부작용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효과를 지속시키거나, 복용의 편리함을 도모하는 추세는 일반의약품 시장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SK제약의 소염진통제 "트라스트"는 1매 부착으로 이틀간 효과가 지속된다는 점 때문에 인기를 얻고 있고, 현대약품은 시럽제 진해제인 "레보투스"를 파우치와 정제형태로 제형을 다양화한 신제품을 연이어 출시했다.

 파우치 포장은 휴대와 복용, 조제 등이 불편하고 까다로운 시럽제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전략이다. 또 레보투스 정제의 경우 복용횟수도 1회 1정으로 줄여 타 제품과 복용 편의성 측면에서 차별화했다.

 코엔자임Q10의 산제타입 제품도 이런 추세에 동참했다. 드링크 제품인 "영진큐텐"으로 코엔자임Q10 시장을 개척했던 영진약품이 산제 형태의 "큐텐C"를 시장에 내놓아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제약회사가 환자의 복약순응도를 높이는데 적지 않은 공을 들이는 데는 크게 세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약효의 제대로 된 발현이다. 보통 환자들은 하루 3번 약을 복용하는데긾 3번을 원칙에 맞게 복용하기란 생각보다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렇게 복용에 어려움이 있게 되면 원래 약효를 제대로 발현하지 못한다.

 환자들이 흔히 하는 착각 중 하나가 "약을 먹어도 효과가 없다"인데긾 이는 약을 의사와 약사의 지시를 제대로 따르지 않은 것이 대부분이다.

 미국의 경우만 봐도 복약순응도는 천식환자의 경우 20%이고, 관절염 55~71%, 당뇨병 40~50%, 간질 30~50%, 고혈압 40%로 낮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약을 잘 복용하지 않는 이유로는, 증상이 명백하지 않거나 안정화된 경우, 장기 치료시 처방이 복잡하거나 복용법이 특별한 약물인 경우, 부작용 우려나 경험 때문에 또한 환자측 이유로는 귀찮음, 잊어버림, 질환과 약물에 대한 인식부족, 건강에 대한 지나친 신뢰, 치료에 대한 불신, 경제력 부족 등을 들 수 있다.

 따라서 아플때만 복용하거나 "한번 쯤 빼먹는다고…" 하는 잘못된 인식이 팽배해 있다.

 두번째 이유는 신약개발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제약회사나긾 시장에 후발주자로 나서는 경우 제형의 변화를 통해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하는 의도다.

 제형변화를 통해 성공한 사례는 많다. 야마노우찌제약의 "하루날 캡슐"의 경우 기존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가 정제형태가 주류를 이루고 있었지만, 약 보관의 편의성와 복약의 편의성을 도모한 캡슐제로 출시해 시장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세번째는 보험재정의 절감이다. FDA는 복약불순응도를 개선으로 건강 호전 뿐만 아니라 연간 약 800억불 이상의 이익을 가져오고 환자, 보험자, 의료기관 모두에게 그 이익이 돌아갈 것으로 전망했다. 어떠한 이유로든지 약복용을 소홀히 하는 것은 건강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고 치료를 어렵게 만들어 결국 더 큰 노력과 시간 그리고 비용이 든다. 따라서 제약회사의 이런 개발 추세는 매우 바람직하며, 향후 국내 제네릭 시장 활성화에도 지대한 역할을 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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