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자새해를 블루오션 창출 원년의 해로]
- 상 - 해로진료영역이 허물어진다



 세계은행은 올해부터 2030년까지의 세계경제는 개발도상국의 발전에 힘입어 지난 25년간의 성장보다 더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경제는 개도국이 평균 4.2%의 성장으로 선진국 2.5%를 이끌며 연평균 3%대의 성장을 보인다는 것이다.
 또 현재의 4억명인 중산층이 12억명으로 크게 늘어나면서 이로 인한 각종 개혁의 목소리가 커질 것이며, 소득불균형과 환경오염 등의 문제도 불거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렇다면 세계 12번째 무역강국으로 선진국 진입을 문턱에 둔 우리나라 경제는 어느 정도의 성장률을 보일 것인지, 특히 의료계는 이 흐름 속에서 앞으로 25년간 어떠한 성장곡선을 그릴 지, 일명 황금돼지해로 불리는 2007년 정해년(丁亥年) 새해 벽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3%의 경제성장을 지속한다고 가정했을때 의료계는 과연 그에 맞는 성장을 계속 가져올 수 있을 지가 화두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병·의원을 경영하는 의사 상당수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우리나라 의료제도를 보면 "희망이 갈수록 줄어들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다.

 지난해말 본지가 경영마인드를 갖춘 의사와 병·의원 경영컨설턴트를 초청, 진행한 좌담회에서도 참석자들은 한결같이 경영의 어려움과 함께 의사들의 입지는 갈수록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또 2006년 신년특집으로 150명의 개원의를 대상으로한 설문에서도 경영악화 요인으로 낮은 건강보험수가(32.3%), 환자수 감소(22%), 의사수 증가(18%), 의원간 과당경쟁(13.7%) 등을 꼽은 것에 대해서도 현재 그 어느 것하나 좋아진 것이 없지 않느냐고 했다.

 의료계는 올해 보험수가는 4.77%, 의료수가는 전년대비 2.3% 인상됐지만 병의원 입장에서는 인상률은 지출요인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새해 새아침, 의료계가 경영난을 딛고 희망의 날개짓으로 웅비할 수 있기를 꿈꿔보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의사들도 지금까지 자신의 뜻으로 진료를 선택하던 입장에서 벗어나 이제는 생존차원에서 움직임이 바빠지고 있다. 최근들어 보험에 포함되지 않은 비급여에 주력하거나 진료영역을 파괴하면서 수익창출을 위한 다양한 의료할동을 펼치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이같은 흐름은 "바람직한 현상인가"라는 점에서 여전히 논란이 일지만 계속 진행되고 확장되고 있다는 것에 분명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개원의를 중심으로 한 "의사회"들은 일찌감치 연수교육의 주요 강좌로 비급여 분야를 선택, 개원가 경영난 타개에 도움을 주는데 적극 나서고 있으며, 특히 비급여 진료를 중심으로한 특정학회가 만들어져 이곳의 연수강좌에 1000~2000명의 의사들이 앞다퉈 몰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윤인모 한일병원 성형외과과장은 "여러 원인들에 의해 병·의원에서는 너도나도 수익이 발생하는 분야에 진출하고 있다"며, 이것은 서양의학 기준으로 묶여있던 개념이 도전받고 있는 것으로 소비자 결정권이 강화되는 현상과도 무관하다고 지적했다. 김형문 가연여성의원 원장은 "산부인과의 경우 비만 노화등 할 수 있는 것은 다하고 있다. 진료영역 파괴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자신만의 울타리를 만들어 가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고 했다.

반면 김우성 GF소아과원장은 오히려 "급여과 영역이 사실상 블루오션이다. 자신의 희생과 좀더 많은 노력이 뒤따른다면 급여환자들이 더찾게 되고 게다가 견실한 건보공단도 뒤에 있지 않냐"며, 영역파괴는 산후조리원같은 진료와 관련있는 분야로 진출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또 아직 발견하지 못한 블루오션은 많다고 강조했다.

 진료영역파괴에 대한 우려도 많다. 문수정 한꽁닷컴 경영지원팀 이사는 진료과목 명칭을 둘러싼 의사들의 갈등, 전문의제도 무의미, 일반진료비 하락, 의료계 내부갈등 심화, 정체성 상실 등 제살깎아먹기식의 경쟁으로 치닫고 있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과잉진료나 기술력 차이로 인한 의료분쟁 가능성도 있어 의사들이 어떤 철학을 갖고 치료에 임하는냐가 중요한 문제로 대두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제 진료분야 영역파괴는 임상과의 영역에서 벗어나 노인·비만·피부·두피같은 테마별로 재편되고 있다. 생존차원에서 또 소비자의 수요에 따라 진료영역의 재편이 급격히 진행되고 있다.

 이제 의사가 명예와 돈 두가지 모두를 쫓기는 힘든 상황이며, 의대교육에서부터 개원에 도움이 되는 실용적이고 다양한 서비스 영역의 교육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 의사들의 실력은 소비자가 판단하는 시대상황이어서 이같은 흐름을 읽는 능력도 경쟁력이 된다.

 진료영역 파괴가 선택이 아니라 필수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오늘. 그래도 틈새시장은 있고 의사가 할 일은 많다고 하는 데서 한줄기 희망을 찾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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