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자 선별해 권하면 가능성 충분















오 창 석
오가정의학과의원장


사회·경제적 소외 고령자층 활성화 중요
간염·Td·MMR·폐구균등 몰라서 안맞기도



 본 기획의 의도는 어려워진 의료 경영에 도움이 될 아이템을 찾는 것이라고 하였다. 결론은 같은 것이겠지만, 기왕이면 필자는 "의료 경영에 도움이 되기 위한" 보다는 "더 나은 진료를 위한" 또는 "환자들의 건강을 위한"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가을이 되어 독감 예방접종의 바람이 불면 가끔 "애들 감기 예방주사 맞히러 왔다"고 하시며 손주들의 손을 붙잡고 오시는 할머니, 할아버지를 뵌다. 한편으로 고마운 일이지만, 한편으로 안타까운 때도 있다. "손주들도 맞아야 하지만 할머니가 더 맞으셔야 하는데…."

 이와 비슷한 것이 폐구균 예방접종이다. 이 백신 역시 고령자에게 중요한 백신이지만 고령자보다는 아이들에서 주로 접종되는 것 같다.

 고령화 사회로의 빠른 이행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고령자에 대한 예방접종을 보다 활성화시키는 것은 국민 건강 증진에 매우 긴요한 일이 아닐 수 없겠다. 그런 의미에서 성인에서 시행되어야할 예방접종에 대하여 간략히 소개하고자 한다.

 B형 간염 =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시행되고 있는 예방접종이 아닐까 싶다. 기본 접종 방법은 주지하시는 바와 같이 약제에 따라 0.1.6 또는 0.1.2개월 방식을 따르고 대한의사협회와 질병관리본부가 공동 발행한 "예방접종 실시 기준 및 방법"에서는 접종 후 항체 형성을 확인하는 검사나 추가 접종은 고위험군에 한하여 제한적으로 시행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B형 간염 예방접종이 임시예방접종 방식으로 도입된 것이 1985년이고 필수 예방접종으로 정해진 것은 1995년이다. 필자의 외래에서도 스스로 어릴 때 기초 접종을 한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성인들을 보게 되는데 3회 접종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지 않은 30대 이후의 성인은 기초접종을 하지 않았다고 간주하여 3회의 기본 접종을 권하는 것이 필요하겠다.

 Td = DPT의 연장선상에서 시행하는 성인형 Td는 2004년에야 우리나라에 도입되었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성인들이 이것을 접종했을 가능성은 없을 것이다. 아시다시피 Td는 10년마다 접종하는 것이다. 현재는 청소년들을 중심으로 시행되고 있지만 건강 생활을 위하여 성인들에게 이를 접종하도록 강조해야함은 물론이다.

 홍역·볼거리·풍진 = 성인에서 홍역, 유행성이하선염 및 풍진에 걸린 적이 없는 경우와 이들 질환의 항체가 확인되지 않았다면 MMR 백신을 적어도 1회 접종하고, 특히 중증 홍역에 이환될 고위험군인 대학생, 직업교육원생, 의료종사자 및 해외여행자중 첫 돌 후 2회 접종 기록이 없는 경우에는 1개월 이상 간격으로 2회 접종받는 것을 권한다.

 그런데 우리가 MMR 백신에 익숙해져 있는 것에 비해서 우리나라에서의 이것의 접종 역사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1980년에야 도입되었고, 4~6세 추가접종은 1997년에 시작되었다). 따라서 20대 후반 이상의 성인에서는 MMR 백신 접종을 권하는 것이 필요하다.

 장티푸스·신증후군 출혈열 = 성인을 대상으로 접종하는 백신이기는 하지만, 대도시 지역의 개인의원에서 백신을 준비하여 접종을 하기는 쉽지 않은 백신이다. 필자의 경우도 신증후군 출혈열 백신을 준비하였다가 유효기간을 넘겨 버린 경험이 있다. 하지만 소량을 주문하여 대상자를 선별하고 권한다면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은 명백하다. 장티푸스는 식품 위생업 종사자, 신증후군 출혈열은 농축산업 종사자, 낚시나 등산을 자주 다니는 사람, 군인들에게 권한다.

 수두 = 수두는 성인에서는 현재 거의 접종하지 않고 있지만 국가가 권장하는 필수 예방접종이다.

 이전에 발병한 적이 없거나 접종력이 없는 성인의 경우 4~8주 간격으로 2회 접종을 권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90년대 들어서 접종이 보편화되었으므로 현재 성인들이 소아기에 수두 백신 접종을 했을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이다.

 A형 간염 = A형 간염은 B형 간염에 비하여 일반인들에게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지만 학교, 직장, 군대에서의 집단 급식 등으로 오히려 노출과 감염의 위험성이 더 높은 질환이다. 실제로 최근 국내에서는 10세 이상의 소아와 젊은 성인에서 A형 간염 발생이 증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30세 이상 성인의 경우 90% 이상이 A형 간염 바이러스 항체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므로 일반적으로 항체가 없는 소아나 성인에서 감염의 위험성이 높은 경우에 6~12개월 간격으로 2회 접종을 권한다.

 폐구균 = 성인에서 폐구균의 주요 임상 양상은 폐렴, 균혈증, 뇌수막염으로 나타나며 폐질환 등 선생인자가 있는 경우에 더 잘 발생한다. 폐구균 폐렴은 세균성 폐렴의 흔한 유형으로 사망률이 5~7% 정도이고 고령의 연령에서 더욱 높다. 따라서 폐구균 백신은 65세 이상과 당뇨, 심질환, 만성 폐질환 질환자, 간질환 등 고위험군에 있어서 적극 권장되어야할 백신이다.

 인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 = HPV 백신은 자궁 경부암과 생식기 사마귀를 동시에 예방해 준다. 이상적으로는 HPV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기 전, 즉 성경험이 있기 전에 접종하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성경험이 있는 여성에서도 HPV에 감염된 적이 없었다면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좋다. 미국에서는 26세 이하의 모든 여성에서 접종을 권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7년부터 본격 시판될 예정이다.

 접종 방법은 초회 접종하고 2개월 후 및 6개월 후, 총 3회 접종하며, 임신 동안은 접종을 피한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