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능력·고객니즈 따라 신중히 결정해야
















배 민 숙
대웅제약 병원경영기획팀,의료경영컨설턴트


 병원은 고객에게 건강을 유지하고 향상시키는 가치를 제공하여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자신의 조직을 생존, 지속시키는 것이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기업이 그렇듯이 수익창출은 병원의 이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의무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병원들의 경영수지는 2002년 의료수익 순 수익률 0.3%로 겨우 적자를 면하고 있는 상태이며, 자기자본율 악화 등 취약한 재무구조를 보이고 있다.

 이런 경영난 타개의 노력의 하나로 2000년대 초반부터 대형 병원들을 중심으로 진료수익 외 다양한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해 다각화 전략을 시도하고 있다. 또한 2008년 4월부터는 의료법인의 수익사업을 한정적으로 허용하도록 의료법이 개정되어 많은 중소병원 및 의원들도 다양한 수익원을 찾아 다각화 전략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 그간 수익다각화를 위한 여러 논의들이 이루어졌고, 이미 많은 병원들이 시설규모와 상관없이 여러 종류의 부대사업을 운영해 왔다. 하지만 체계적인 전략적 분석으로 적절한 타이밍에 적합한 사업을 선택하여 효과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한다.

 다소 원론적인 이야기이지만, "경영에 족보는 없다. 다만 원칙만 있을 뿐이다"란 혹자의 표현을 빌려 병원의 다각화 전략에 대해서 짚어보고자 한다.


1. 다각화 전략은 무엇이고, 왜 하는가?

 다각화 전략은 제품과 서비스 및 시장을 확장하여 재무위험을 최소화하고 높은 수익의 기회를 얻기 위해 적용하는 전략으로, 현재 사업과의 관련성을 기준으로 관련 다각화와 비관련 다각화로 나눌 수 있다. 그림은 병원의 관련 다각화와 비관련 다각화 사업영역을 보여주고 있다. 분류 기준으로는 병원의 전통적인 결과물과의 관련성으로 관련과 비관련 다각화로 나누고, 의료전달체계와의 관련성으로 비관련 다각화를 분류하였다.

2. 병원 다각화 전략은 재무수익과 직결되는가?

 다각화 전략은 모든 전략적 대안들이 그렇듯이 리스크를 갖고 있다. 관련 다각화는 중간 정도, 비관련 다각화는 높은 리스크를 내포하고 있다. Rumelt의 연구에 의하면, 다각화 기업의 경영성과는 관련 다각화가 비관련 다각화보다 높으며, 관련 다각화 중 핵심역량을 긴밀하게 공유하는 경우에 평균적으로 높은 경영성과를 실현하고 있다. 의료기관에서도 같은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1980~2000년대 미국 병원들의 다각화 전략의 재무성과를 연구한 결과를 보면, 관련 다각화 전략을 취한 병원이 더 높은 재무성과를 보여줌을 알 수 있다.

 특히 비관련 다각화를 추구한 병원의 경우 신사업에 대한 관리기술의 부족 등으로 대부분 매각하거나 철수하였고, 그 중 몇몇은 적절한 철수시기를 놓쳐 병원전체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하기도 하였다. 특히 1990년대 North Carolina 지역의 병원들이 구매 혹은 자체 개발하여 HMO(Health Maintenance Organizations)로 다각화한 3곳 중 2곳이 문을 닫았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3. 다각화 전략을 수익과 연결하려면?

 When 다각화 전략은 언제 적용할 수 있나?

 관련 다각화는 1해당시장이 성장하고 있을 때, 2해당 세그멘트의 규제가 완화되었을 때, 3현재의 사업만으로 조직의 목표를 달성할 수 없을 때, 4신사업으로 인해 시너지를 얻을 수 있을 때, 5계절별 혹은 주기적인 영향을 상쇄하려 할 때 다각화 전략을 시행하게 된다.

 비관련 다각화는 관련 다각화의 123의 경우와 4현재의 시장이 포화되었거나 감소될 때, 5조직의 현금보유율이 높을 때 6독점금지법이 현 시장에서의 확장을 금지할 때, 7신사업으로 인해 세금혜택이 있을 때 주로 시행한다.  

 What 어떤 사업을 선택할 것인가?

 병원의 재무위험을 분산시키고 수익을 최대화하기 위해 다각화 전략을 결정했다면 어떤 사업을 시작할 것인가? 요즘 대세로 떠오르는 노령화에 따른 노인요양 시설이나 낮은 의료수가를 극복하기 위한 비급여 클리닉 등을 시작하면 모두 다 수익이 보장되는가?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다각화 전략은 리스크 전략이다.

 단지 다른 병원이 성공하였거나 CEO가 선호하므로 혹은 트렌드이기 때문에 시작한다면 다각화 전략이 갖고 있는 리스크를 극복할 수 없을 것이다. 철저하게 병원의 능력과 고객의 니즈에 따라 결정하여야 한다. 자금확보 능력, 조직 내 자원과 기술의 정도, 병원의 미션/비전과 신사업의 적합성 정도와 같은 병원의 능력을 고려하여, 해당 사업에 대한 병원의 능력이 높고 고객의 니즈가 높을 경우 관련 다각화를 결정하는 것이 리스크를 줄이고 재무성과를 높일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How 어떻게 하면 수익으로 연결되는가?

 첫째, 병원의 미션, 비전, 목표에 적합한 사업이어야 한다. 다각화 전략은 재무위험을 최소화하고 수익원을 창출하기 위해 선택하는 것, 즉 병원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의무를 수행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론으로 보아야 한다. 수익은 따라오는 것이지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는 본질을 놓쳐서는 안된다.

 둘째, 병원의 핵심역량 및 강점에 집중하여 비용효과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설계하여야 한다. 신사업에 필요한 자금확보 능력, 조직 내 자원과 기술의 정도 등을 냉철히 판단하여야 한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신 사업부와 기존 모병원의 자원이 효과적으로 공동 이용될 때 재무성과가 높았고, 새로운 사업에 관련된 관리기술 부족으로 다각화 시도가 실패한 경우가 많았다.

 셋째, 지속적으로 평가하여야 한다. 측정된 것만이 실행된 것이다. 측정된 성과와 목표를 비교하여 그 차이의 원인을 밝히고 대책을 수립하여 운영에 적용시켜야 한다.

 넷째, 고객에 집중하고 고객을 중심으로 사고해야 한다. 너무 뻔한 얘기 같지만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 사고방식을 고객중심으로 바꾸어야 한다. 고객은 어떤 가치를 원하고 있는가, 우리는 고객에게 진정한 질적 의료와 진정한 편리를 제공하고 있는가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고 실천하고 평가하는 과정이 조직 내 스며들어야 한다.

 "인생의 궁극적인 성공이란 당신의 주변사람들이 해가 갈수록 당신을 좋아하고 존경하는 것이다" 병원의 궁극적인 성공이란 병원의 고객이 해가 갈수록 그 병원을 좋아하고 그 병원의 사람들을 존경하는 것이다라고 나름 정의해보며, 앞으로 성공하는 병원들이 많이 나오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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