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담의료체계 정책지원 필요

현재 국내에서 운영되고 있는 병원별 외국인 진료센터 현황을 보면 한양대 국제협력병원의 경우 진료를 전담하는 의사 1명과 과별 담당의사가 진료를 지원하며, 외국어가 가능한 상담 전담 간호사 1명과 행정지원부서 2명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 1960년대부터 외국인 진료소를 운영해 온 연세의료원 국제진료소의 경우 가정의학과 2명, 내과 1명 등 상주 의사 3명과 담당 간호사 1명, 간호부 소속 2명, 사무직 5명으로 운영되며, 순천향의료원 외국인진료소는 외과, 혈액종양내과, 신장내과, 가정의학과 등 6명의 교수진이 교대로 상주 담당 간호사 1명과 3명의 행정지원팀이 진료를 담당하고 있다.

이외에 삼성서울병원은 전담의사 1명을 포함 2명의 상주 의사와 전담 간호사 등 8명으로 구성됐으며, 서울아산병원은 전담 의사 2명 포함 5명이고, 강남성모병원 국제진료센터는 전담 진료의사를 포함 총 5명이 투입돼 있다.

또 각 대학병원은 외국인의 특성상 국내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 경우를 위해 외국계 민간보험회사와 수가계약을 맺고 있기도 하다. 동산의료원의 경우 의료서비스 대행사인 미국 World Access사와 의료협정을 맺고 있으며, 한양대 국제협력병원도 유럽 최대보험회사인 반브랜다社와 계약을 체결했으며, 강남성모병원의 경우 미국계 보험회사 SOS와 계약을 맺고 있다.

이외에 한양대 국제협력병원을 포함 동산의료원, 의정부성모병원 등 각 병원별 외국인 전용진료센터는 국내에 거주하는 미군들과 가족들의 의료를 총괄하는 미군 제18의무사령부와 의료협력 MOU를 체결하고 있으며, 강남성모병원도 미군 의무사령부와 진료협약을 곧 체결할 계획이다.

그러나 외국인 진료가 활성화 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도 많다는 지적이다.

우선 특화된 외국인전용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병원의 지속적인 투자가 뒤따라야 하며, 응급 상황시 충분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체계도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한양대 국제협력병원 김대희 행정지원팀장은 룕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들의 의료접근성을 높이고 보다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외국인들의 국내 직접 투자를 늘리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룖며 룕특히 의료시장 개방을 앞두고 병원의 체질 개선과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라도 정부가 나서 각 대학병원이 운영중인 외국인진료센터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룖고 지적했다.

김팀장은 이를 위한 한 방안으로 보건복지부 주관으로 국내 대학병들의 외국인진료센터에 대한 인증제도를 시행한다면 외국인 환자들의 국내 의료기관에 대한 신뢰도 향상은 물론 보다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대희 팀장은 "특히 응급상황시 보다 효율적인 외국인대상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라도 각 지역별, 병원별 외국인전용 진료소간의 유기적인 협력 관계 유지가 선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문제점은 현재 각 병원의 외국인전용 진료소가 선별적으로 환자 진료에 나선다는 것이다. 특히 국내 거주 외국인들의 국민건강보험 적용이 확대되면서 예전에 비해 비보험 환자가 줄어들고 있어 당장의 병원 수익을 위한 외국인진료센터 운영은 오히려 병원에 짐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연세의료원 국제진료소 관계자는 개인 사보험이나 비보험으로 진료를 받던 환자들이 많았던 과거에는 병원 수익에 일정부분 도움이 됐지만, 최근 보험적용 환자가 늘어나면서 전보다 병원 수익에 큰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것은 산업연수생과 불법체류자를 포함 38만여명(2000년 법무부 자료)에 이르는 외국인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진료접근성이 일반 국내 거주 외국인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 인천 남동공단 지역 외국인 이주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진료를 실시하고 있는 남동길병원의 한 관계자는 국내 대학병원들이 일반적인 체류 및 방문 외국인뿐만 아니라 국내 산업의 일익을 담당하는 외국인 이주노동자 진료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학병원 관계자는 외국인 이주노동자를 포함 국내 체류 외국인들에 대한 의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정부의 정책적 대안 제시가 필요하며, 특히 국제화시대의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부가 이에 대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활성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결과적으로 국내에 거주하거나 일시 체류, 단기 방문을 위한 외국인 전용 진료소 운영은 단순한 병원 수익 개선을 떠나 세계적 수준에 이르렀다고 평가 받는 국내 의료수준을 해외에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이를 통한 외국인 직접 투자를 이끌어 내고 한국에 대한 새로운 이미지를 외국인들에게 심어줌으로써 장기적으로는 국내 의료기관의 해외 진출에도 보다 많은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한양대 국제협력병원 안유헌 원장은 보다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외국인진료소 및 진료센터 운영을 위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각 대학병원들이 장기적인 투자의 관점에서 외국인전용 진료에 대한 인식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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