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데노바이러스 유전자 조작으로

연세의대 김주항·윤채옥 교수팀

 국내연구진이 유전자 조작을 한 아데노바이러스가 암세포만 선택, 파괴하는 치료법 개발에 성공했다.

 연세의대 김주항·윤채옥 교수팀은 이같은 연구결과를 세계적 암연구지인 미국 암연구소誌(JNCI) 18일자에 발표했다.

 기존 바이러스 암 치료법은 일부 암세포에만 작용해 살아남은 암세포들이 급속히 성장하는 부작용을 가져오기도 했다. 연구팀은 이를 극복하고자 암세포에 대해 강력한 침투력과 빠른 확산력을 가진 새로운 바이러스 개발에 착수했다.
 그 결과 아데노바이러스에 인체 내 호르몬 중 하나인 "릴렉신"의 유전자를 주입한 새로운 바이러스를 개발, 이 바이러스가 암세포로 깊숙이 침투해 1만배 이상 증식하면서 암세포를 파괴시키는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릴렉신 유전자의 새로운 기능을 세계 최초로 찾아 암 유전자치료법에 적용하는 개가도 올렸다.

 또한 파괴된 암세포에서 나온 각각의 바이러스가 주변 암세포로 계속 침투하고 증식하면서 연쇄적으로 파괴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이 바이러스를 "종양 선택적 아데노바이러스"(이하, 선택적 아데노바이러스로 지칭)로 명명했다.

 아울러 선택적 아데노바이러스에는 암세포에만 공통적으로 활성화되어 있는 효소인 "텔로머라제"(Telomerase)를 찾아 침투해 주변 정상 세포에는 아무 영향이 없는 표적 암치료 기능도 부여했다.

 연구진은 이 선택적 아데노바이러스를 뇌종양과 간암, 자궁암, 폐암, 두경부암에 걸린 쥐의 종양부위에 7일간 3회 주사한 결과, 60일 이후 모든 암에서 90% 이상의 암세포가 사멸하는 것을 관찰했다. 또 생물학적 제재인 선택적 아데노바이러스 치료의 경우 기존 항암제의 부작용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으며, 주입된 바이러스도 20일 이내에 세포내서 자연 소멸되므로 안전성 또한 보증됐다.

 김 교수는 "현재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작용하고 그 속에서 증식하는 수 건의 유전자 기술에 대한 국내외 특허를 획득했거나 출원 중"이라고 밝혔다. 덧붙여 "순수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된 선택적 아데노바이러스 제제는 캐나다의 한 연구기관에서 인체독성 시험을 이미 통과하고 미국 내 한 생명공학기업에서 양산체제를 갖췄다"고 밝혔다.

 한편 연구진은 식약청의 승인이 있는데로 내년 1월초 두경부 암 환자에 한해 임상시험을 대웅제약과 함께 세브란스병원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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