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질요법 적용 "새바람"


"심혈관질환 예방 스타틴 투여 뇌졸중 재발도 방지"


온 트리트먼트 분석

아토바스타틴 사용 환자
LDL-C 50% 이상 감소 그룹
뇌졸중 상대적 위험도 31% 감소
LDL-C 크게 낮춰도
출혈성뇌졸중 위험 증가 없어


 "SPARCL" 연구를 주도한 프랑스 비샤대학병원의 피에르 아마란코 박사는 이번 성과가 뇌졸중 재발예방을 위해 항혈소판 및 항고혈압 요법에 스타틴을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것이라며, 향후 이들 다제요법을 통해 뇌졸중 재발위험을 80%까지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스타틴으로서는 뇌졸중 재발예방 효과를 처음 입증한 만큼, 향후 뇌졸중 예방 가이드라인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대한순환기학회 추계 학술대회 참석차 방한한 아마란코 박사를 통해 "SPARCL" 연구의 의미와 뇌졸중 예방요법의 전망을 들어봤다.

 "SPARCL" 연구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 뇌졸중 이차예방은 항혈소판·항고혈압제 요법이나 금연·당뇨치료 등을 통해 제한적인 성과를 거둬 왔다.

 반면, LDL-콜레스테롤 저하와 뇌졸중 재발예방에 관한 상관관계를 명확히 밝힌 연구는 아직 없었다.

 "SPARCL"은 뇌졸중이나 일과성뇌허혈(TIA) 환자에서 스타틴의 LDL-콜레스테롤 저하를 통해 또다른 뇌졸중 위험을 줄일 수 있느냐를 확인하기 위함이었고, 아토바스타틴 80mg 요법의 뇌졸중 재발예방 효과(상대적 위험감소 16%)를 입증했다. 9만명의 환자를 포함하는 대규모 연구에 대한 메타분석에서는 스타틴을 통해 일차 뇌졸중 위험을 21%까지 예방할 수 있었다.

이제 "SPARCL" 연구결과를 근거로 항고혈압제 및 항혈소판제와 함께 스타틴을 사용할 경우, 뇌졸중 재발위험을 약 80%까지 줄일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됐다. 폴리필(polypill)의 개념이 뇌졸중에도 적용되는 것이다.

 순환기 및 신경과 의사들에게 전하는 메세지는?

 - 순환기 의사들은 심혈관질환 병력자 또는 고위험군 환자에서 스타틴의 유용성을 잘 알고 있다. 이제는 뇌졸중 환자를 타깃으로도 심혈관질환 예방 목적으로 스타틴을 투여할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이번 연구에서는 뇌졸중 재발과 함께 일차 관상동맥질환을 35%까지 줄일 수 있다는 점이 밝혀졌다. 뇌졸중 환자에게 스타틴을 투여시 심혈관질환도 함께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신경과 의사들은 기존에 뇌졸중 예방과 관련 스타틴 투여에 그다지 많은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역학연구에서 뇌졸중과 콜레스테롤의 상관관계가 미약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LDL-콜레스테롤을 크게 낮추면 뇌졸중 재발과 심혈관질환 위험을 줄일 수 있음이 검증됐다.

 이같은 성과가 우수한 내약성과 함께 나타났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신경과 의사들이 스타틴 투여시 우려하는 바의 하나는 근육통과 같은 부작용이다. "SPARCL"에서는 아토바스타틴 80mg의 위약군 대비 근육 부작용 증가가 없었다. 환자들은 이전에 스타틴을 복용하지 않았고(statin naive), 무작위 배정 이전에 약물을 투여해 내약성 정도를 선별하는 런-인 피리어드(run-in period)도 없었다.

 80mg 고용량을 투여했는데?

 - 고용량에 따른 부작용 위험을 우려할 수도 있다. 하지만, 대답은 "No"다. 런-인 피리어드 없이 무작위 배정한 경우에도 아토바스타틴 80mg은 효과적이면서 내약성이 좋았다. 이번 연구는 재발예방을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일차예방의 경우 10mg도 충분하다. ASCOT나 CARDS에서 이미 입증됐다. 하지만, 이차예방의 경우 PROVE-IT·TNT·IDEAL·MIRACL 등에서 80mg 고용량이 더 효과적임이 밝혀졌다.

 또한, 이번 연구는 LDL-콜레스테롤의 큰 변화가 가져오는 뇌졸중 재발예방 효과를 보기 위함이었다. LDL-콜레스테롤을 50% 이상 큰 수치로 낮추기 위해 고용량을 택했다. 앞서 말한 메타분석에서 일차 뇌졸중 위험의 21% 감소효과는, LDL 저하에 의한 것이었다. LDL의 변화가 뇌졸중 재발에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입증키 위해 고용량을 사용한 것이다.

 뇌졸중 재발 상대적 위험감소 16%의 의미는?

 - 16%가 기존 메타분석과 비교해 크지 않은 수치라고도 볼 수 있겠다. "SPARCL" 연구에서 모든 환자들은 국제 가이드라인에 권고된 최상의 치료를 받고 있었다.

 96%가 항혈소판제, 68%가 항고혈압제로 치료를 받았다. 양그룹 모두 위험도 자체가 매우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 스타틴 치료를 실행한 것이다. 16%의 뇌졸중 재발 감소를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일반적인 환자에게 적용할 경우, 매우 의미있는 결과다.

 또한, 일련의 심혈관질환 및 뇌졸중 예방효과의 임상시험 보고로 인해 위약군 환자들이 일반의나 순환기 의사들을 통해 여타 스타틴을 투여받는 경우가 있었다. 위약군의 25%가 여타 스타틴을 사용했고, 아토바스타틴군의 11%가 80mg보다 낮은 용량이나 여타 스타틴을 다른 곳에서 처방받기도 했다.

결국, 두그룹의 아토바스타틴 80mg 사용 여부가 100% 대 0%가 아니라 78%의 차이(net difference)를 보인 것이다. 이같은 상황이 뇌졸중의 상대적위험도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토바스타틴 80mg만을 처방대로 사용한 그룹과 순수한 위약군을 대상으로 한 "온 트리트먼트(on treatment) 분석"에서는 LDL-콜레스테롤이 50% 이상 감소한 그룹의 전혀 변화가 없었던 그룹 대비 뇌졸중 상대적위험도 감소가 31%로 조사됐다. 이 분석결과가 아토바스타틴 80mg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뇌졸중 재발예방 기대효과를 실제적으로 확인해 주는 것이다.

 시험시작 6개월전 뇌졸중 환자를 대상으로 5년간 치료했는데?

 - 뇌졸중 재발위험은 발병 후 1개월과 2년 시점에서 크게 증가하고 3년 후부터 감소한다. 반면, 뇌졸중 후 심혈관질환 위험은 2년 기간동안은 비교적 낮지만 4~5년 시점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한다. "SPARCL"은 뇌졸중 후 초기의 재발과 늦은 심혈관질환 위험에 있어 스타틴 투여효과를 모두 확인할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 뇌졸중 발생 후 초기환자를 모집했고, 장기간 스타틴을 투여했기 때문이다.

 향후 3개월과 6개월 시점의 환자를 대상으로 결과를 분석코자 하는데 초기일수록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생각된다. 결국, 뇌졸중 이차예방을 위한 스타틴 요법은 빠를수록 좋다는 것이다.

 향후 뇌졸중 예방 가이드라인에 미칠 영향은?

 - 가이드라인 권고의 중요성은 과학적인 근거에 의한 것(evidence-based)이냐에 있다. 현재까지 가이드라인은 뇌졸중 후 스타틴 처방에 대해 Level III 등급으로 권고해 왔다. 이제 스파클로 인해 강력한 Level I의 증거가 제시된 것이다. 이로 인해 AHA 등의 새로운 권고가 나오며 모든게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뇌졸중 후에는 아토바스타틴 80mg을 투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토바스타틴 80mg을 명시하는 것은 일차종료점으로 뇌졸중 재발예방 효과를 검증받은 여타 스타틴이 아직은 없기 때문이다.

 뇌졸중 관리에 폴리필 개념 적용이 가능하다고 했는데?

 - 자동차 최신 브레이크시스템에 ABS라는 말이 있는데, 뇌졸중 예방에도 이를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항혈소판요법(Antiplatelet)·혈압조절(Blood pressure control)·스타틴 요법(Statin)이 뇌졸중 예방에 함께 적용돼야 한다는 말이다.

 출혈성뇌졸중이 위약군보다 높았는데?

 - 스타틴군에서 55건, 위약군에서 33건의 출혈성뇌졸중이 있었다. 하지만, 이는 작은 수치였다. 아시아에서 LDL-콜레스테롤을 크게 낮추면 출혈성뇌졸중 위험이 증가한다는 우려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사실이 아니다.

 스타틴 임상시험에 관한 메타분석에서 위약군 대비 출혈성뇌졸중 증가는 없었다. "SPARCL"의 사후분석(post-hoc analysis)에서 두그룹간 환자의 균형과 함께 여타 출혈 위험인자의 균형 또한 고려돼야 한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조절되지 않은 고혈압, 항응고제 복용, 항혈소판제의 병용, 뇌출혈 병력 등 양그룹에서 출혈 위험인자가 균형을 갖추지 못했을 수도 있다. 이같은 두그룹의 위험인자 불균형이 원인이 아닌가 예상된다.

 "온 트리트먼트 분석"에서도 50% 이상의 LDL 저하 환자군에서는 전혀 변화가 없었던 그룹대비 출혈성뇌졸중 증가를 확인할 수 없었다. 이는 아토바스타틴 80mg이 아닌 여타 출혈 위험인자의 두그룹간 불균형이 작용했을 수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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