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초기부터 환자치료 최적화 가능

"한·스코틀랜드 바이오 국제심포지엄"
앤드류 모리스 던디대학 교수 강연


 최근 생명공학과 의학 분야에서 실험실 및 임상에서 얻어진 기술과 지식의 발전으로 더욱 효과적인 질병 치료 방법을 개발할 수 있는 기회가 잦아지게 됐다.

 지난 6일 "제3회 한국-스코틀랜드 바이오 국제 심포지엄"을 위해 방한한 스코틀랜드 최고의 당뇨병 연구자인 던디 대학의 앤드류 모리스 교수가 국내에 처음 소개한 트랜스내셔널 메디슨(Translational Medicine)이 향후 임상 실험에 기여해 그 기회를 다수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스코틀랜드 국제 개발청에 따르면 1975년에는 신약의 아이디어 개발에서부터 실제 승인에 이르기까지 평균 1억3800만 달러의 비용이 들었던 반면, 2000년에는 8억200만 달러에 달해 물가 증가율보다 250%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러한 비용의 증가는 과학의 세분화, 더욱 복잡한 질병, 강화된 규제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설명할 수 있다. 신약 개발은 보통 전임상, 임상 1상, 2상, 3상 등을 포함해 약 14년 정도 걸리는데, 각 단계를 거칠수록 과정이 크게 복잡해지고 비용도 크게 증가한다.

 트랜스내셔널 메디슨은 치료 진행 초기부터 그 약의 효과에 대한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연구다. 트랜스내셔널 메디슨은 개인마다 유전인자가 다르기 때문에 약물에 다른 반응을 보인다는 점을 이용, 신약 개발을 위해 더욱 효과적이고 집중적인 치료를 가능하게 한다. 따라서 신약 개발에 필요한 값비싼 임상단계의 규모와 횟수를 줄여 이에 따른 신약 개발 기간과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트랜스내셔널 메디슨은 질병의 진단과 모니터링을 위한 새로운 테스트 된 방법을 집중적으로 연구해 신약과 치료법 개발을 지원하는 획기적인 연구법이다. 이를 위한 테스트 즉, 바이오마커(biomarker)는 환자의 혈액 샘플이나 엑스레이로 측정할 수 있는 새로운 단백질 또는 지표를 의미한다. 이러한 새로운 지표를 이용해 심장병, 암, 우울증, 골다공증 등 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의 치료 경과를 모니터링 할 수 있다.




개인마다 약물반응 다른 점 이용
예측 가능한 "바이오마커" 찾는 중


 그렇다면 트랜스내셔널 메디슨과 바이오마커가 오늘날 어떤 중요성을 갖고 의학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을까? 현재 트랜스내셔널 메디슨이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는 분야는 암 연구다. 초기 임상 단계에서는 차세대 암 치료제 개발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데, 이는 트랜스내셔널 메디슨을 이용해 초기 임상 단계 디자인을 획기적으로 바꾸며 새로운 치료제의 완전한 효과를 검증하는 새로운 과정을 적용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초기 단계에서부터 치료를 최적화하고 전임상 개발자들에게 중요한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 트랜스내셔널 메디슨 연구는 후기 임상 실험에서도 중요한데, 다양한 그룹의 환자들이 새로운 치료에 어떤 다른 반응을 보일 것인지 정의해 환자에 맞추어진 개별적 접근이 가능하도록 한다.

 바이오마커(Biomarker)연구 역시 환자에게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환자에 미칠 치료의 부작용을 파악하고 환자가 새로운 치료에 반응을 보일 것인지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를 찾는 것이 목표다. 따라서 바이오마커 연구는 신약 개발을 가속화할 뿐만 아니라 환자의 안전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올해 스코틀랜드에서 시작된 일부 연구를 통해 빠르면 2007년 임상시험에 참여하는 환자군에 대한 바이오마커를 선택해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스코틀랜드에서는 트랜스내셔널 메디슨을 활용 암, 당뇨, 염증 관련 연구가 이미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트랜스내셔널 메디슨의 효과는 이미 차세대 신약개발에서 드러나고 있다. 글리벡과 이레사 등이 이 방법을 사용하여 승인을 받은 신약이다.

 한편 국내에서는 서울 S 대학병원과 다국적 제약사가 트랜스내셔널 메디슨을 활용한 임상시험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오 강국인 스코틀랜드에서 국내에 새로운 방법을 소개했다는 것은 우리나라의 임상시험 인프라를 높게 평가한데 따른 것이다. 국내 임상시험 수준은 이미 다국적 임상 책임 연구자가 배출되는 등 세계 각국에서 수준급으로 인정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트랜스내셔널 메디슨의 소개로 국내 임상시험 수준이 한 단계 향상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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