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군부통치식 의학관장 보여줘

 
이번호 의학과 역사의 만남에서는 다소 이질감이 있어 보이지만 우리 나라 근대의학과 제약업 분야의 선구자 역할을 했던, 경성의학전문학교와 유한양행의 안티푸라민을 각각 소개한다.

 일제 강점기에 발행됐으며, 현재 한독의약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경성의학전문학교 1회 졸업생 중 한명인 김승수씨의 졸업증서와 일제시대에 생산된 것으로 추정되는 안티푸라민 제품이다.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안다는 안티푸라민의 변화 과정을 사진을 통해 살펴보는 것도 흥미있는 일이다.
 
 1910년 일제에 의한 대한제국의 일제강점이 시작되면서 대한제국시절의 대한의원이 중앙의원으로 변경되고, 이후 조선총독부의원 부속의학강습소로 변경된다. 이후 1916년 4월 부속의학강습소가 폐쇄되면서 창설된 것이 경성의학전문학교이다.

 1945년 해방과 함께 경성제국대학 의과대학과 합병돼 서울대학교의 전신이 된 경성의학전문학교는 일제강점 초창기 우리 나라 의학도의 산실 역할을 해왔다. 경성의학전문학교가 배출한 의사들로 이광수의 소설 "사랑" 속 주인공의 실제 모델로 알려진 한국의 슈바이처 장기려 박사를 비롯, 해군의무감·국립의료원장 겸 병원협회장을 엮임했던 박주병 박사, 1916년 경성의학전문학교 창설 당시 평양에서 출생 이학교를 졸업하고 지난해 까지도 환자를 진료했던 김응진 박사 등 이루 셀 수 없을 것이다.

 졸업증서 김승수로 시작되는 이 증서에는 졸업에 대한 내용과 당시 경성의학전문학교 교장과 1915년 실시된 조선의사시험의 시험위원장을 겸하고 있던 조선총독부 육군군의총감 이등공사 하가의 직함이 증서 마지막에 뚜렷이 보인다.

 이는 새로운 의학을 도입하려던 조선총독부가 군부통치 형식으로 모든 것을 관장하던 일례를 보여준다.




경성의학전문학교 1회 졸업증
















 70년 한결같이 가정상비약 맥 이어온 "안티푸라민"

 한독의약박물관이 소장 일본 강점기 때 생산된 것으로 추정되는 안티푸라민(위쪽). 중간의 사진은 1980년대 선보인 친숙한 안티푸라민의 모습이다. 그리고 아래쪽 사진이 최근 외용 진통·소염제로 출시되고 있는 안티푸라민의 모습이다.

 지난 1933년 첫 제품이 개발된 이래 70여년의 역사를 간직해 온 안티푸라민은 여전히 우리 곁을 지키고 있는 명품이다. 해방과 함께 찾아온 한국전쟁, 그리고 1960~1970년대 개발시대에 안티푸라민은 흔히 만병통치약으로 통했다. 무릎과 허리, 어깨가 아팠던 우리 할머니들에게 항상 단칸방 구석 서랍장에 들어있던 안티푸라민은 말 그대로 온 가족이 함께 사용하는 가정 상비약으로 기억에 남아 있다.

 그리고 녹색과 어우러진 인상 깊은 이미지의 1980~1990년대 제품 사진 또한 너무도 친숙하다. 어린 시절 넘어져 다쳤거나, 모기에 물려 가렵거나, 심지어 치질과 무좀에도 안티푸라민을 사용했던 가난한 시절의 그 때를 떠올리는 사람들에게 아직도 우리 곁을 지키고 있는 안티푸라민은 여전히 명품이자 가정상비약으로 자리하고 있다.















일제강점기














1980년대

















현재





송병기 기자 bgsong@kims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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