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초 일수록 더 커…심각성 인식 아직 태부족
Lancet 최근호 발표
흔히들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한 위험인자 타깃이라고 하면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등을 먼저 떠올리기 쉽다. 그만큼 질환 위험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고, 적절한 관리를 통한 예방효과가 명확히 입증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흡연이다.
흡연은 전세계적으로 심혈관질환의 가장 중요한 원인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이외에도 암이나 당뇨병·뇌졸중 등을 비롯해 인류의 주요 사망원인에 해당하는 만병의 근원에는 담배라는 암초가 자리잡아 왔다.
이에 반해, 흡연이 질병에 미치는 폐해에 대한 광범위한 연구나 금연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질병예방 혜택에 관한 임상정보는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올해 미국심장협회(AHA)와 산하 뇌졸중협회(ASA)가 발표한 "뇌졸중 1차예방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역학연구를 통해 밝혀진 흡연의 심각성에 비해 실제 금연자들의 뇌졸중 예방효과에 대한 정보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생활습관 요법 가운데 순응도나 목표 달성률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중 하나가 또한 금연이다. 문제를 느낀 순간에만 끊거나 줄였다가 다시 피우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 심혈관질환 등 만성질환에 있어 흡연의 심각성에 대한 경고가 아직도 공허한 메아리에 그치고 있음을 반증하는 예다.
과연 흡연이 심혈관질환에 미치는 영향과 금연이 가져다 주는 예방효과는 어느정도일까? 최근 "Lancet(2006;368:647~658)"에 발표된 "담배와 심근경색 위험(Tobacco and Risk of MI in 52 Countries in the INTERHEART Study)" 연구가 그 해답을 쥐고 있다.
이번 연구는 5개 대륙 52개국의 데이타 풀을 활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그간 흡연과 심혈관질환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가 일부 보고됐으나, 대부분 선진국에 집중돼 있어 해당 결과를 지구촌 전지역에 적용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었다. 2003년 현재 개도국 흡연인구가 전체의 82%를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연구팀은 과거 발표된 급성심근경색에 관한 대규모 임상시험 "INTERHEART" 샘플을 심근경색 환자군(1만2461명)과 대조군(14637명)으로 재조정해 흡연과 심근경색 사이의 상관관계를 조사했다. 특히, 흡연외의 담배이용과 간접흡연의 영향까지 포괄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문답으로 본 흡연 폐해
▲흡연이 비치명적 심근경색 위험에 미치는 영향은?
현재 담배를 피우고 있는 사람은 흡연경험이 없는 사례와 비교해 비치명적 심근경색 위험이 3배 가량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흡연자의 비흡연자 대비 OR(odd ratios)은 2.95로 노령층보다 젊은 연령대·여성보다 남성의 위험도가 더 높게 조사됐다. 결국, 흡연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게 되는 사례는 젊은 남성 흡연자라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흡연량에 따른 위험도 증가율은?
심근경색 위험은 흡연량이 많을수록 증가했다. 하루 1~9개피 흡연자의 OR이 1.63인데 반해, 10~19개피·20개피 이상은 각각 2.59와 4.59로 증가율을 보였다. 분석에 따르면, 여기에 하루 흡연량이 1개피씩 늘어날 경우 위험도는 5.6%씩 증가한다. 이같은 경향은 남·여 모두에서 비슷하게 나타났다. 하루 1~19개피와 20개피 이상 흡연여성의 위험도는 각각 2.11과 5.11, 남성은 2.06과 4.48이었다.
▲금연기간에 따른 위험도 변화는?
금연이 위험도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은 초기에 큰 폭으로 나타나지만, 흡연량이 많을수록 시간이 더 흘러도 잔여 위험도로 인한 한계를 드러냈다. 과거 흡연자 중 금연한지 3년 이내인 경우 심근경색 위험도는 1.87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흡연의 잔여 위험도는 계속 유지돼 금연 20년 후에도 OR이 1.22대에 머무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같은 현상은 하루 20개피 이상의 과다 흡연자에서 좀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흡연량이 많았던 금연자들은 전체 수치에 비해 금연 3년 이내 위험도가 더 크게 낮아지는 효과를 보였으나 역시 잔여 위험도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간접흡연의 위험도는?
1주일에 1~7시간 가량만 흡연환경에 노출되도 전혀 노출경험이 없는 경우와 비교해 심근경색 위험도(OR)가 1.24로 증가했다. 간접흡연이 21시간 이상에 달하는 경우, 위험도는 1.62로 증가했다.
흡연에 관한 10가지 상식
1. 흡연은 전세계적으로 예방이 가능한 사망원인중 가장 위험한 단일요인이다.
2. 담배로 인한 연간 사망자수는 500만명으로, 6.5초당 한명이 사망하는 꼴이다.
3. 현재의 담배 소비량이 지속된다면 2020년에는 사망자수가 1000만명까지 증가할 것이다.
4. 20세기 담배와 관련된 질병으로 1억명이 사망. 21세기에는 10억명으로 증가가 예상된다.
5. 담배는 정기적 사용자의 50%를 죽음으로 내몬다. 현재 13억에 달하는 흡연자중 6억5000만명이 조기사망하게 된다.
6. 담배로 인한 사망의 절반은 중년 연령대에서 발생한다. 이로 인한 평균 수명 손실은 22년.
7. 지구촌 전체 흡연자의 84%가 개도국 지역에 살고 있다.
8. 2030년까지 담배로 인한 사망의 70%가 개도국 지역에서 발생할 것이다.
9. 담배는 제조자의 의도대로 사용됐을 경우, 그 사용자를 죽일 수 있는 유일한 소비제품이다.
10. 최초의 국제적 구속력을 가진 담배규제협약은 지난해 2월 발효돼, 현재 127개국의 비준을 거쳤다.
암에 관한 10가지 상식
1. 암의 종류는 100가지 이상에 달하며, 신체 어느 부위도 암세포의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
2. 2005년 전세계적으로 760만명이 암으로 사망했다.
3. 암으로 인한 사망의 70% 이상이 중·저소득 국가에서 발생한다.
4. 남성 사망원인의 5대 암은 폐암·위암·간암·대장암·식도암 순이다.
5. 여성은 유방암·폐암·위암·대장암·자궁경부암 순.
6. 암 발생의 가장 큰 원인이 되는 단일 위험인자는 흡연이다.
7. 모든 종류의 암 가운데 20%는 만성감염에 의해 발생한다(예: 자궁경부암의 인유두종바이러스, 간암의 B형간염바이러스).
8. 암의 3분의 1은 조기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통해 치유(cure)할 수 있다.
9. 모든 암환자들은 현재의 통증조절과 완화요법 기술을 통해 통증경감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10. 금연·건강 식이요법·운동·감염예방을 통해 암의 40%까지 예방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