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DL·TG·HDL…모든 지질 관리 대상

당뇨병환자에서 이상지혈증의 관리

 당뇨병 환자의 70% 가량이 심혈관질환 합병증으로 사망한다는 점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미국국립콜레스테롤교육위원회(NCEP)는 당뇨병을 심혈관질환과 동등한 위험대상으로 인식하고 있다.

 과거 심근경색 경험이 없는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도가 병력이 있는 비당뇨병 환자와 대등하다는 것이다.

죽상경화성 이상지혈증이 주원인

 전문가들은 당뇨병 환자에서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죽상경화성 이상지혈증(atherogenic dyslipidemia)에서 심혈관질환 합병증 과다발현의 이유를 찾고 있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료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의 97%에서 한가지 이상의 지질이상이 발견된다. "MRFIT(Multiple Risk Factor Intervention Trial)" 연구에서는 총 콜레스테롤 수치가 동등한 상태라 해도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질환 사망률이 비당뇨병 환자에 비해 4배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병 환자에서 나타나는 죽상경화성 이상지혈증의 특징은 높은 저밀도지단백(LDL)과 중성지방(TG), 낮은 고밀도지단백(HDL)으로 대변된다. 특히 small dense LDL particles가 큰 비중을 차지하며, 이같은 지질이상의 특성이 인슐린저항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인 TG 높고 HDL-C 낮아

 주목해야 할 점은 최근들어 TG와 HDL-콜레스테롤(HDL-C)이 관상동맥질환 위험도 증가에 크게 관여하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는 것. 특히, 한국인에서 높은 수치의 중성지방과 낮은 HDL-C의 특성이 발견된다는 점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연세대 노화과학연구소의 조홍근 교수에 따르면, 한국 성인남성의 24.8%가 혈중 HDL-C 40mg/dL 미만이며 여성의 47.7%가 50mg/dL 미만이다. 원인중 하나로는 높은 TG 수치가 지적됐다. 1998년 조사결과 중성지방 수치가 150mg/dL을 넘는 한국 성인 환자수가 남·여 각각 37%와 27%였다. TG는 콜레스테롤에스테르전이단백질(CETP)의 활동을 증진시켜 HDL-C을 저하시킨다.

 조교수는 TG 농도가 높을 경우 small dense LDL이 더 많이 생성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LDL-C의 수치가 낮더라도 이를 구성하는 콜레스테롤중 small dense LDL의 비율이 높으면 관상동맥질환 위험도가 증가한다. 즉, small dense LDL 생성에 관여하는 TG가 관상동맥질환의 매우 중요한 위험인자라는 것.
 이상을 종합하면, 한국인 당뇨병 환자의 경우 동반이환되는 죽상경화성 이상지혈증 관리를 위해 LDL은 물론 TG와 HDL까지 전체적인 콜레스테롤 프로파일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ADA는 당뇨병 성인환자에서 각각의 지질 목표치를 LDL-C 〈 100mg/dL, HDL-C 〉 40mg/dL, TG 〈 150mg/dL 수준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를 위해 모든 경우에 가장 우선하는 선택으로 생활습관 개선이 요구된다. 생활습관 요법으로 치료가 힘든 상황에서는 약물요법이 필요한데, LDL-C 저하기전의 스타틴과 추가적 선택으로 콜레스테롤 흡수 억제제를 비롯해 HDL-C 상승기전의 페노피브레이트·나이아신 등이 있다. 여기에 최근 주목받고 있는 경구용 혈당강하제들 또한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질환 합병증 예방에 효과를 나타내고 있어 새로운 선택으로 자리잡았다.

 스타틴

 "CARDS" 연구는 당뇨병 환자에서 스타틴의 효과를 검증한 최초의 대규모 연구로 평가된다. 관상동맥질환이나 심근경색·뇌졸중 병력이 없고 LDL 수치가 160㎎/dL 이하인 제2형당뇨병 환자 2838명을 대상으로, 아토바스타틴의 심혈관 사건과 뇌졸중 감소효과를 검증했다. 아토바스타틴군의 LDL-C이 75~80㎎/dL까지 저하되는 동시에 주요 심혈관계 질환 발생률이 37% 감소돼, 제2형당뇨병 환자에서 심혈관질환 1차예방을 위한 효과와 안전성이 확인됐다. 아토바스타틴은 이 연구를 근거로 최근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 및 뇌혈관질환 예방에 적응증을 추가승인받았다.

페노피브레이트

 페노피브레이트는 "FIELD" 연구에서 제2형당뇨병 환자의 비치명적 심근경색 등을 유의하게 감소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9795명의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관상동맥질환 위험감소효과를 관찰한 결과다.
 치명적 심근경색에서는 유의한 결과에 도달치 못했지만, 비치명적 심근경색에서 24%의 감소효과와 더불어 단백뇨로의 진행억제·망막증 레이저치료 횟수 감소 등 대혈관과 미세혈관 합병증 예방에 이점을 나타냈다.

나이아신
 "ARBITER 2"연구는 부작용 위험을 줄인 나이아신 서방형의 HDL-C 증가와 함께 심혈관질환 예방의 부가적 혜택효과를 입증했다.

 나이아신과 스타틴 병용군의 HDL-C은 21%의 증가가 나타나 큰 변화가 없었던 대조군과 차이를 보였다. HDL-C 증가효과는 혈관보호로 이어져 대조군의 CIMT가 1년 기간동안 유의한 증가수치(0.044±0.011 mm; P<0.001)를 보인 반면, 나이아신군(0.014±0.011 mm; P=0.23)은 큰변화를 나타내지 않았다. 중성지방 감소와 함께 심혈관계 사건 또한 나이아신군이 3명(3.8%)으로 7명(9.6%)의 대조군과 차이가 있었다.
 어어진 "ARBITER 3" 연구에서는 나이아신군과 나이아신으로 크로스오버한 위약군의 HDL-C이 각각 23.7% 증가했으며, CIMT의 퇴행은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피오글리타존

 유럽 19개국 5238명의 당뇨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PROactive" 연구결과, 경구용혈당강하제 피오글리타존이 심혈관질환 합병증(뇌졸중·심근경색) 발병 및 사망률을 대조군(기존 당뇨치료요법과 위약투여를 병행한 환자군) 대비 16%까지 감소시켰다. HDL-C은 대조군과 비교해 9% 증가, 중성지방은 13% 감소시켜 지질개선 효과 또한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에 대한 하위그룹 분석에서는 피오글리타존이 제2형당뇨병 환자의 급성관상동맥증후군(ACS) 재발위험을 37%까지 낮춰 주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상돈 기자 sdlee@kims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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