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밖 보건의약계
지난 5월 22일 이종욱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순직했다. 세계는 또하나의 위대한 인물을 잃었다고 탄식했으며, 한국인 최초의 유엔산하 최대 국제기구 수장으로서 지구촌 가족의 건강을 돌봐온 고인의 지난 삶을 되새겼다. 고인은 취임과 함께 아프리카 등 제3세계 국가를 대상으로 말라리아와 같은 전염병과 에이즈 예방사업은 물론 보건 불평등 해소를 위해 전심을 기울여왔다. 그의 인류애는 특히 한반도에 남다른 관심을 보였다.
지난 3월 방한시 "북한의 열악한 보건의료를 개선하기 위해 기초의약품 생산시설자금 1천만달러 모금을 계획중에 있다"고 참여를 당부하기도 했다. 이 사무총장의 타계와 함께 개최된 세계보건총회는 고인의 뜻을 기려, 소아마비 근절 프로그램 등 그가 전력했던 인류 보건복지사업에 박차를 가하기로 결의했다.
2. AI 감염 사망자 100명 넘어서
7월 4일 현재 WHO가 공식발표한 조류인플루엔자(AI) 감염자수는 229명으로, 이중 131명이 사망했다. 대부분 아시아 지역에서 희생자가 발생했던 이 고병원성 바이러스가 최근 유럽 전역과 아프라카 대륙에까지 확산되고 있다. 지난 3월 21일 감염 사망자수가 100명을 돌파(총 103명)하면서 공포를 조성한 AI 바이러스는 지난 3개월간 지구촌이 월드컵 열기에 빠져있는 사이 무려 28명의 목숨을 또 앗아갔다.
인체감염의 안전지대라고 자임해 왔던 우리나라도 2003년말 AI 감염 가금류를 살처분했던 관계자 4명이 감염됐던 것으로 확인돼 AI 대유행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온 국민들은 또 한번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보건당국은 증상이 발현된 환자는 아닌 만큼 아직도 우리나라가 AI 청정지역임을 강조하고 있지만, 감염사례에 대한 좀 더 명확하고 투명한 조사와 철저한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3. 세계 처방약 매출 6000억달러 돌파
지난해 전세계 처방약 매출규모가 전년대비 7% 성장, 처음으로 6000억달러 고지를 돌파했다. 매출은 6020억달러였지만, 2001년 이후 저성장 기조는 지속되는 추세다. 이를 발표한 "IMS Health"는 신흥시장 부각을 비롯, 노령화·복지의식 향상·혁신적 신제품 증가 및 기존제품의 적응증 추가 등 다양한 동력으로 인해 향후 매출성장이 꺽이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거대 제약사들이 보유한 신제품 파이프라인의 유속이 시장 성장세 판도를 가름할 것으로 보인다. IMS측은 혁신적 신제품군의 지속적 출현이 지난해 성장동력의 40%로 주를 이뤘으며, 현재 개발단계의 품목들이 2~3년내 신발매 제품군 전면에 포진할 경우, 떠오르는 신흥시장의 수요와 함께 저성장의 그림자를 드리웠던 처방약 시장에 분명한 호재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4. 가다실, 암 백신 시대 열어
지난 6월 MSD의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가다실"이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받으며, 암백신 시대의 서막을 장식했다. 연간 전세계 30만명 가량의 여성이 자궁경부암으로 사망한다는 점에서, 암발생 자체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 만으로도 암극복 여정의 일대 전환점이라 할 수 있다. "가다실"은 인유두종바이러스(HPV) 6·11·16·18형을 타깃으로 자궁경부암과 관련 질병을 예방하는 재조합 백신이다. 자궁경부암과 함께 자궁경부 전암·외음부 전암·질 전암 등 생식기 전암병변과 생식기 사마귀 및 자궁경부 상피내 신생물에 대해서도 예방에 승인됐다. 접종대상은 9~26세 연령대의 여성으로, 6개월 기간에 3차례의 근육주사를 통해 접종이 실시된다.
5. 베타차단제 고혈압 1차선택서 퇴출
영국국립보건연구원(NICE)이 지난 6월 고혈압 1차치료제군에서 베타차단제를 제외하는 내용의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연구원은 해당결정이 베타차단제가 여타 약물에 비해 고혈압 치료 효과가 미미하며(특히 노령층), 제2형당뇨병 유발의 위험을 수반한다는 근거들에 의해 이뤄졌다고 밝혔다.
심부전·협심증 등의 치료에는 여전히 사용이 가능하다. 반면, "ALLHAT" 연구결과를 근거로 베타차단제가 심혈관계에 미치는 혜택이 당뇨병 발생의 잠재적 위험을 상회한다며 1차치료제로서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의견들도 있어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영국의 사례와 관련 미국 학계의 반응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이상돈 기자 sdlee@kimsonline.co.kr
이상돈 기자
sdlee@mo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