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5주년 기념 정책토론회] 진료정보공유화의 위험성
[창간 5주년 기념 정책토론회] 진료정보공유화의 위험성
  • 손종관 기자
  • 승인 2006.07.21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보 제공전 당사자 동의 의무화를



김 동 섭 조선일보 사회부 차장

 보건의료 분야의 정보화는 보건의료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는 주요한 바로미터다. 따라서 정부는 용어 표준화와 함께 보건소들의 정보시스템을 통합한 공공보건통합정보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민간의료기관까지 정보교류 체계를 이루면 병원 간의 진료기록을 공유할 수 있어 많은 장점이 생길 수 있다. 우선 다른 병원으로 갈때 진료기록부를 복사해 가는 수고를 덜 수 있다. 또 한 진료기관에서 받은 검사 기록을 그대로 가져갈 수 있어 이중, 삼중으로 검사를 받을 필요가 없어져 진료시간은 물론 진료비도 절약되는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다.

 그러나 진료 정보의 공유화는 장점만 선사하는 것은 아니다. 진료정보를 공유하는 곳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진료정보가 누출될 확률도 그만큼 커진다. 개인의 진료정보는 개인 정보 중에서도 가장 중요하고 위험한 요소이다. 결혼을 앞둔 청춘 남녀에게 만일 성병 진료 기록이 누출되거나, 낙태수술 기록이 상대편에게 알려지면 어떻게 되겠는가. 이처럼 개인의 진료 기록은 어떤 경우에도 누출돼서는 안 된다는 것은 명약관화하다. 건보공단에서 공단 직원들이 개인정보를 업무목적 외에 열람한 것으로 나타난 경우도 2000년 11월부터 2003년 3월까지 무려 3964건이나 됐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그나마 건보공단은 한 개의 조직체로 어느 정도 통제가 이뤄지지만, 전국의 수 만개에 달하는 의료기관마다 이처럼 업무목적 외에 이용한다면 일일이 체크하고 적발하기도 힘들게 된다.

 이 같은 개인 건강정보가 정보 전산화와 만나 폭넓게 공유될 수 있는 점도 문제이다. 과연 의료기관의 개인 진료 정보는 비밀유지에 안전한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우선 의료기관의 모든 영역의 사람들이 진료기록에 접근할 수 있는 길은 널려 있다. 의사뿐만 아니라 간호사, 물리치료실, 실험실, 약국, 병원의 행정 직원들, 경영자들도 볼 수 있게 된다. 또한, 보험회사는 개인들의 진료 정보가 있으면 개인들의 보험계약에 훨씬 유리하게 접근할 수 있다. 특히 보험회사들은 건강보험공단의 진료기록 열람을 필요하면 요구할 수 있도록 법제화시키는 데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정부도 "건강정보보호및운영에관한법률"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건강정보 보호법은 개인이 본인의 전자건강기록을 열람할 권리를 주고, 오류가 있으면 정정을 요청할 수 있어야 한다. 또 개인은 본인의 전자건강기록 사용과 제공에 대한 권리를 가지며 기록을 수집하고자 하는 자는 개인의 동의를 얻도록 하고, 제공동의 철회도 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여기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전자건강기록을 제공할 경우, 제공하기 전에 개인에게 그 사실을 통보하도록 의무화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제공한 내역에 대해서도 본인에게 통지해주어야 한다. 또한, 정보보호 책임자들은 정보 접근권을 어겨 업무목적 외에 사용한 경우는 주기별로 담당기관에 알려 감사를 받도록 해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