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치료법 정상세포까지 죽여 부작용 표적항암제, 진행 멈추고 원격 전이 막아 단일클론항체·소분자약물 효과 비교 중


암의 만성질환화 치료가 임상에서 실현 가능할까?

 노재경 대한암학회 이사장(연세의대)은 이에 대해 `충분히 가능하며, 현재 진행형`이라는 답을 건냈다.
 최근 개발이 가속화되고 있는 단일클론항체와 경구용소분자약물로 인해 암 세포의 성장억제와 증상완화가 가능해졌고, 이같은 표적요법이 임상에 응용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대한암학회 이사장에 취임, 암 전반의 포괄적인 관리에 전념하고 있는 노교수는 표적항암제의 등장으로 만성질환화 치료는 물론 개인별 맞춤치료까지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화기암의 경우, 완치에까지 도전할 수 있다는 장밋빛 미래도 제시했다.- 암의 만성질환화는 어떤 의미인가?
 - 암이 더 진행되지 않고, 정지상태를 유지토록 하는 것이다. 암은 국소에서 진행되다 원격전이가 되는 것이 문제다. 기존 항암제는 암세포를 100% 완벽하게 죽여 없애는 것이 목표였다. 하지만, 정상세포까지 영향을 미쳐 부작용을 야기한다. 표적항암제는 암의 성장을 정지시키고, 이차적으로 원격전이를 막는 것이 주기전이다.
 종양이 더이상 성장하지 않으면 암과 공존하게 되는데, `Living with Cnacner` 개념이라 할 수 있겠다. 표적치료로 인해 이 개념의 임상적용이 가능해졌다.
 표적치료제들은 처음에 암과 공생하면서 만성적으로 타파할 수 있을 것이라는 꿈을 가졌지만, 내성이라는 새로운 문제에 봉착했다. 결국, 가능하면 기존 항암제와 병용해서 암을 전멸시키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하지만, 기존 항암제가 듣지 않거나 치료가 불가능한 말기암 또는 진행성 환자의 경우 표적치료제를 통해 암과 함께 공생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만성질환 치료형태의 개념이다.

 - 임상적용이 가능한가?
 - 현재 만성질환 치료형태로 바뀌고 있다. 최근 개발된 표적항암제는 단일클론항체와 소분자약물의 두갈래로 나뉜다. 단일클론항체는 EGFR저해제 얼비툭스와 VEGFR저해제 아바스틴 등이 임상에 응용됐다. 수용체를 저해해 암이 성장하지 못하도록 하는 기전이다. 소분자약물은 효소의 작용에 개입해 세포가 성장하지 않도록 한다.
 CML의 글리벡이 대표적이며, 폐암의 이레사 등이 있다. 더불어 신호전달체계에서 주요역할을 하는 인자타깃의 약물들이 계속 등장하고 있다. 과연 어떤 약이 좀더 나은 효과를 보일지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 소화기암에도 적용할 수 있나?
 - 소화기암의 경우,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처음부터 원격전이로 수술이 불가능한 환자들에게 표적항암제를 통해 종양용적을 크게 줄이고 절제술을 실시하는 것이다. 얼비툭스의 경우 대장암 환자에게 FOLFIRI 요법과 병용시 암수치가 정상으로 떨어졌다. 종양이 10분의 1 정도로 줄어 결국 절제술을 실시했다. 이 환자에게 작년 10월 대장, 간, 폐 절제술을 완료해 치료하고 있는데 정상적으로 살고 있다.
 고형암의 경우는 처음부터 수술을 못하는 케이스라도 종양크기를 10분의 1 정도로만 줄일 수 있다면, 미세전이까지 막을 수 있다. 남은 부분은 절제술을 통해 완전한 제거가 가능하다. 이 경우 암과의 공생 자체를 극복할 수 있다.
 백혈병 등은 전신질환이므로 지속적인 항암제 사용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글리벡을 사용하면서 골수이식 하는 경우도 있다. 가능한 방법을 모두 동원해 총체적인 암을 없애고, 예방목적으로 항암제를 평생 사용해 재발없이 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기술과 환경여건상 10년은 더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표적항암제의 역할은?
 - 표적항암제는 특정한 타깃이 과표현되는 환자 또는 특정 기전을 나타내는 암에 더 효과적이기 때문에 소위 맞춤치료의 모델이 될 수 있다. 지금까지 항암제는 10명중 2명에서만 효과가 있어도 FDA 허가를 받을 수 있었다. 모든 환자들이 혜택을 받을 수는 없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글리벡의 경우 대상환자 10명중 9명에서 효과가 있다. 이에 따라, 효과를 예측할 수 있는 서러게이트 마커가 나타나는 환자를 대상으로 맞춤치료를 하게 되는 것이다.
 표적항암제는 기본적으로 좁은대상의 환자에서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불필요한 부작용도 최소화할 수 있다. 환자 측면에서는 큰 혜택이다. 그런데 개발자의 입장에서는 문제가 많다. 고가의 개발비용이 소요됐으나 사용할 수 있는 환자의 대상이 좁아지기 때문이다. 제약사들이 개발비를 어떻게 줄일 수 있느냐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이유다. 사용환자 범위는 좁아지고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개발약물이 어떤 환자에게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 항암제 병용요법 현황은?
 - 이레사 등의 소분자약물은 단독사용시 동양인에서, 특히 비흡연 여성에서 효과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기반으로 소분자약물과 기존 항암제의 병용 임상시험이 시도됐으나 아직까지는 결과들이 부정적이다. 원인은 명확하지 않지만, 임상시험시 대상선택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단일클론항체 아바스틴이나 얼비툭스는 기존 항암제와 병용시 상승효과가 확인됐다. 또한 서로 다른 작용이 있는 항체들과의 병용에서 확정적이지는 않지만 좋은 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단일클론항체와 소분자약물의 병용도 이뤄지고 있다.
 결국, 이들 가운데 최상의 병용을 찾아내는 것이 과제다. 현단계에서는 아바스틴과 얼비툭스를 기존 항암제와 병용하는 것이 표준화 됐고, 나머지는 더 기다려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최근 암예방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데?
 - 가장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한국인에서 발생하는 암의 3분의 1은 예방이 가능하다. 금연만으로도 암발생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금연·식이요법 등을 통한 1차예방이 최우선이다.
 그 다음이 2차예방인데 암의 조기진단을 통한 초기치료와 재발방지가 이에 해당한다. 일본은 50%가 조기암이다. 우리나라는 30% 수준이다. 자궁경부암이나 위암은 현재 한국에서 조기진단률이 크게 향상되고 있다. 이 경우 완치가 가능하다. 3차예방은 약물을 통해 막는 것으로, 키모프리벤션이다. 대표적으로 유방암에서 타목시펜과 더불어 아스피린이나 COX-2 억제제들을 통해 예방하는 방법들이 주목받고 있다.
 표적치료제도 암예방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암기전에 대한 이해를 통해 발생의 고리를 끊어버릴 수 있다면 표적항암제를 통해 예방도 가능할 것이다. 예방약의 중요한 점은 장기복용인데, 효과도 중요하지만 부작용이 없어야 한다. 기존 COX-2 억제제나 아스피린 등의 예방효과에 이어 아직은 치료단계에만 적용되는 경구용소분자약물들의 예방효과도 연구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
이상돈 기자 sdlee@kimsonline.co.kr
사진·김형석 기자 hskim@kims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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