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70% 심혈관질환 합병증으로 사망 개별 위험인자 통합관리 절실

우리나라 당뇨병 유병률이 9%(2003년)대에 육박하고 있으나 관리실태는 여전히 미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동반이환돼 궁극적으로 심혈관질환을 야기하는 여타 위험인자에 대한 통합관리는 더욱 열악하다는 지적이다. 당뇨병 환자의 70% 가량이 심혈관질환으로 사망한다는 점에서 시급한 대책이 요구된다.
 대한당뇨병학회(회장 김태화, 이사장 손호영)는 지난 11~13일 열린 `제19차 춘계학술대회`에서 `2005~2006년 당뇨병 기초통계연구 TFT 중간보고`의 자리를 마련, 이같이 밝혔다. 학회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 2004년 당뇨병의 역학적 규모 및 관리현황 파악과 함께 실효성 있는 대책마련을 목적으로 공동연구 협약을 체결, 당뇨병 기초통계연구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하고 조사를 진행해 왔다.

2003년 치료 환자 155만명
 TFT는 2003년 1~12월 사이 당뇨병을 주상병·부상병·기타상병으로 1회 이상 청구한 총 250만3754명을 1차 모집단으로 삼아 무작위 추출조사를 실시했다. 이중 당뇨병 외래내원일수가 1% 미만이거나 연간 환자수가 40명(병원급) 또는 30명(의원급) 미만인 의료기관이 제외돼 총 241만2082명이 2차 모집단으로 선별됐다.
 이를 대상으로 2005년 10~12월 사이 3902명을 무작위 추출해 의무기록조사와 전화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실제 당뇨병으로 판명된 환자수는 68.96%에 해당하는 2691명. 이 수치를 모집단 대비 가중치로 환산하면 2003년 한해에 당뇨병으로 치료를 받은 실제 환자수가 총 155만7023명으로, 전국민의 3.22%에 달한다. 여기에 2003년 말 현재 과거 9년간 당뇨병 진단경험이 있는 생존환자 401만명(Diabetes in Korea 2005 자료집)까지 고려한다면 심각성의 정도가 가히 충격적이다. 같은해 확인된 신규 환자수는 27만8995명(0.58%)으로 추정됐다.
 특히, 당뇨병이 아닌 것으로 판명된 환자·확인환자·초진환자의 1년내 사망률이 각각 0.82%·4.56%·7.67%로 뚜렷한 차이를 보여 당뇨병의 치명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유병률 남 8.73, 여 8.42% 추정
 TFT는 또 당뇨병으로 최종 확인된 환자중 만 20세 이상(2678명)을 대상으로 세계보건기구(WHO)가 개발한 질병부담 추정모델 `DisMod II` 프로그램을 활용, 우리나라 성인의 당뇨병 유병률을 예측했다. 당뇨병 발생률과 1년내 치명률을 근거로 추정된 유병률은 남자 8.73%(152만2407명)와 여자 8.42%(151만859명)이었다.

당화혈색소·혈압·지질 관리 미흡
 추정치이지만, 2003년 당뇨병 치료 환자수와 유병률을 비교해 보면 현재 우리나라 당뇨병 관리실태의 현주소를 짐작케 한다. 유병률은 9%에 육박하는데 실제 치료를 받은 환자수는 3.22%.
 열악한 관리실태는 실제 환자대상 조사에서도 명확히 드러난다. 당뇨병 최종판명 환자 2691명중 경구혈당강하제를 복용중인 사례는 70%(1883예)였으나 인슐린 단독요법이 4.1%(109예), 경구용혈당강하제와 인슐린 병용요법이 10.1%(273예)로 적극적 중재가 미진하다.
 자가관리 및 교육에 대한 설문(1460예)에서도 60.6%가 당뇨병 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고 답했으며, 자가혈당 측정 환자는 34.9%선이었다. 이는 결국 당화혈색소(HbA1c)를 7% 미만으로 혈당이 적절히 조절된 환자가 40%에 그치는 결과를 초래했다.
 궁극적인 심혈관질환 예방의 길은 더욱 요원하다. 고혈압이 동반된 1184예(44.0%)중 140/90mmHg 기준시 60%가 혈압이 조절됐으나, 130/80mmHg 기준에서는 20%로 조절율이 급락했다.
 일련의 국제가이드라인은 당뇨병 환자의 경우 고혈압 기준을 130/80mmHg로 잡고 있다. 고지혈증이 동반된 경우는 389예(14.5%)로 다소 차이를 보였으나, 역시 기준선인 100mg/dL 미만으로 유지한 비율은 38%였다.
 당뇨병의 경우 합병증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환자의 70% 가량이 심혈관질환으로 사망한다. 말기신부전증 환자의 55%가 당뇨병성이며 당뇨병 환자의 족부질환이 비당뇨병 환자의 11배, 족부절단은 18배에 이른다. 방치할 경우, 의료비용은 물론 사회·경제적 부담의 급증은 불을 보듯 뻔하다.
 다행스럽게도 여러 관련 단체의 노력으로 우리나라 당뇨병의 현황과 관리실태에 대한 자료들이 쌓여가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범국가적 차원의 해결책을 마련해야 할 때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