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렁속 병원계 구원투수 기대한다

MO의 주장

 대한병원협회 제33대 회장 선거전이 심상치 않다. 이번 선거에는 3명의 후보가 의료발전과 위기에 처한 병원계를 구하겠다고 나서 치열한 각축전을 펼치고 있다.
 이번 선거는 지금껏 총회장에서 호선으로 회장후보와 전형위원을 추천하던 것과 달리 처음으로 후보의 `사전 등록후 전형위원 선거`로 회장을 선출한다.
 지난 선거와 비교하면 일견 발전적 모습임에는 분명하다. 그러나 이번 선거를 포함, 최근 네차례의 선거가 경선으로 치러지면서 파열음이 들렸고, 올해는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선거결과 여하에 따라 `병협 탈퇴 불사`도 거론하는 등 병원계가 크게 출렁이고 있다.
 특히 `유태전 회장의 회비유용 의혹에 대한 감사` 여파와 경영난에 봉착한 병원계가 병협도 크게 변해야 살아남는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지금껏 선거에 소극적이었던 대학병원들이 이대로는 안된다며 전면에 나서고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병원계는 현재 6월부터 적용될 병원식대 급여를 비롯, 건보 보장성 강화로 인한 경영난 심화 등 각종 의료제도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는 인식이 팽배한 가운데, 요양병원 전환과 치열한 경쟁 그리고 외국병원 진출, 영리병원 허용 등 안팎으로 급변하는 의료환경의 전면에서 경쟁력 확보에 고심하고 있다.
 이같이 어려운 난관에 봉착한 병원계의 구원투수로 나서겠다며 김철수 중소병원협의회장·박상근 상계백병원장·지훈상 연세대의료원장(가나다순)이 출사표를 던졌다.
 회장은 설립 구분별·직능별·규모별·지역별 대표인 12명의 전형위원이 11일 무기명 비밀투표로 선출하게 된다. 동수의 경우엔 임시의장이 결정권을 행사토록 하고 있는데 이는 연장자가 임시의장이 되던 그간의 관례를 깨고 `현회장 불출마시 회장은 전형위원회 임시의장으로 한다`는 개정된 룰에 따른 것이다. 이에 대해서도 위인설관이라는 뒷말도 적지 않다.
 후보 당사자나 지원자들은 현재 상대측을 향해 `대세론` `당연론` `준비된 인물` 등 여러 배경을 들어 서로 양보해 줄 것을 주문하고 있는 눈치다.
 지금까지 시행됐던 경선이 선출과정에서의 과열로 인한 후유증 등 후폭풍을 알고 있는 세후보 모두 병원인 모두의 뜻으로 자신이 추대되는 그림을 소망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선거일을 10일 앞둔 오늘(1일), `단일후보 추대`는 희박한 가운데 대학병원측의 후보 단일화가 거론되고 있으나 결국에는 대학병원과 중소병원을 대표하는 후보간 박빙의 대결로 점쳐지고 있는 양상이다.
 3차병원에서는 중소병원에서 최근 계속 회장을 했으나 큰 성과가 없었다는 인식아래 이번에는 협회 예산의 큰 부분을 충당하고 있고 적임자가 있는 대학병원에서 책임을 지고 회장을 맡아야 한다는 것이고, 규모나 소속의 의미 보다는 누가 더 적임자인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인물론 우선과 어려움을 피부로 느끼는 오너 원장이 더 현실적이라는 의견 등이 맞서 있다.
 후보들 모두는 하나된 병협을 되뇌고 있지만 전장(?)에선 `유사시 탈퇴 불사`가 공공연히 흘러나오며 혼돈이 더해가는 상황이다.
 차기 병협회장은 수렁에 빠진 병원계를 건져내야 하는 현안 해결 능력과 함께 내년 서울서 열리는 국제병원연맹(IHF) 총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내야 하는 막중한 임무도 지게 된다. 또한 병원계의 정당한 주장들을 의료정책에 반영시켜 회원병원의 활로를 열어야 하고 정치권과 사회 각계와의 거리도 좁혀나가야 하는 책무도 안고 있다.
 그러려면 회원 병원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신뢰가 있어야 한다. 과거와 같이 `박수 속 회장 추대`가 물건너 갔다면 선의의 경쟁을 통해 리더십을 갖춘 통합형 지도자가 선출되어야 하고, 흔들림 없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
 의료계 원로의 거물급 회장 시대를 거쳐 대부분 중소병원급 오너회장 체제로 운영되어 온 병협. 우리는 인식과 발상의 대전환을 통해 대변혁을 앞장서 이끌 참신하고 능력을 겸비한, 국민과 의료계를 함께 아우를 수 있는 인물이, 선의의 경쟁을 통해 1200여 회원병원의 지지와 신뢰위에 열정과 희생으로 병원계의 사활이 걸린 벼랑끝 탈출의 선봉에 설 것을 기대하며 5월 11일의 선택을 지켜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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