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LT-2 억제제 '심부전 적응증' 확대 도전기
SGLT-2 억제제 '심부전 적응증' 확대 도전기
  • 박선혜 기자
  • 승인 2019.01.03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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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파글리플로진·다파글리플로진, 당뇨병 동반 관계없이 심부전 환자 대상 임상3상 진행 중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심혈관 안전성을 입증한 항당뇨병제 SGLT-2 억제제가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주요 임상연구에서 SGLT-2 억제제가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위험을 낮춘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심부전 치료 적응증 확대를 위한 임상연구에 돌입했다.

현재 심부전 환자의 치료옵션이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SGLT-2 억제제가 차세대 심부전 치료제로 거듭날 수 있을지에 내분비 학계뿐 아니라 순환기 학계도 주목하고 있다.심부전 치료제를 꿈꾸는 SGLT-2 억제제의 꿈은 이뤄질 수 있을까? SGLT-2 억제제의 현재와 전망을 조명했다.

<신년기획 ①> SGLT-2 억제제 '차세대 심부전 치료제' 꿈 이뤄질까

<신년기획 ②> SGLT-2 억제제 '심부전 적응증' 확대 도전기

당뇨병 이어 '비당뇨병'까지…심부전 환자 적응증 확대 겨냥

흥미로운 점은 지금까지 발표된 임상연구는 제2형 당뇨병 환자만 포함됐다면, 현재 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이뤄지고 있는 연구 중 일부는 제2형 당뇨병을 환자 등록 기준으로 삼지 않은 점이다. 비당뇨병인 심부전 환자에서 SGLT-2 억제제의 치료 혜택을 확인하기 위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제2형 당뇨병뿐 아니라 비당뇨병인 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 중인 임상연구는 엠파글리플로진 3건, 다파글리플로진 1건이다.

카나글리플로진 관련 임상연구는 제2형 당뇨병을 환자 등록 기준으로 제시하고 있다.비당뇨병인 심부전 환자가 포함된 임상연구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도출될 경우 SGLT-2 억제제 적응증이 비당뇨병인 심부전 환자까지 확대될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다.

성균관의대 최진오 교수(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는 "혈압이 상승하고 숨찬 증상을 호소해 입원한 비당뇨병인 심부전 환자는 SGLT-2 억제제를 복용하면 이뇨 효과가 나타나 심부전 증상이 개선될 수 있다"면서 "여러 임상연구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기에 그 결과를 통해 SGLT-2 억제제의 심부전 치료 효과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엠파글리플로진 ELSI 2상·EMPEROR 3상 돌입

엠파글리플로진은 제2형 당뇨병 또는 비당뇨병인 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2상인 ELSI 연구와 임상 3상인 EMPEROR-Preserved, EMPEROR-Reduced 연구가 진행 중이다. SGLT-2 억제제 중 제2형 당뇨병을 환자 등록 기준으로 제시하지 않은 임상연구가 가장 많이 시행되고 있다.

먼저 ELSI 연구는 만성 심부전 환자에서 엠파글리플로진 치료 후 피부에 축적된 나트륨 함량을 평가한다. 

SGLT-2 억제제로 체내 염분이 조절돼 피부에서 나트륨 축적이 개선될 경우 심혈관질환 위험이 감소한다는 가설을 입증하기 위한 연구로, 최종 결과에 따라 EMPA-REG OUTCOME에서 확인한 심혈관계 혜택이 어떤 기전으로 나타났는지를 설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구에는 HFrEF 또는 박출률 경계 심부전(HFmrEF) 환자 84명이 포함됐다. 1차 종료점으로 하퇴(lower leg) 피부에 축적된 나트륨 함량을 확인하며, 심부전 관련 예후로 심부전 진단 및 예후 예측 바이오마커인 NT-proBNP 수치를 평가한다. 연구는 올해 12월 종료될 예정이다.

EMPEROR-Preserved 연구는 HFpEF 환자 4126명을 대상으로 엠파글리플로진의 심부전 치료 효과 및 안전성을 검증한다. HFpEF 환자를 위한 특별한 치료제가 없다는 점에서 엠파글리플로진이 HFpEF 치료제로 거듭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차 종료점은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또는 최초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까지의 시간으로 정의했다. 심부전 관련 예후는 1차 종료점과 함께 질병에 따른 기능 상태와 삶의 질을 평가하는 '캔자스 대학 심근병증 설문지(Kansas City Cardiomyopathy Questionnaire, KCCQ)' 결과로 설정했다. 연구는 2020년 6월 마무리된다. 

EMPEROR-Reduced 연구는 HFrEF 환자 2850명에서 엠파글리플로진의 치료 혜택을 확인하고 있다. 1차 종료점과 심부전 관련 예후 평가 기준은 EMPEROR-Preserved 연구와 동일하다. 이 연구 역시 2020년 6월 종료될 예정이다.

다파글리플로진 DAPA-HF 내년 3상 종료 예정

다파글리플로진은 다른 SGLT-2 억제제보다 심혈관 안전성 검증은 늦었지만 심부전 치료제로서 가능성을 살펴보는 임상 3상은 한발 앞섰다.

다파글리플로진의 임상 3상인 DAPA-HF 연구는 제2형 당뇨병 동반 여부와 상관없이 HFrEF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 중이며, 내년 12월 연구 종료를 앞두고 있다. 비당뇨병인 심부전 환자도 포함된 SGLT-2 억제제 임상 3상 중 가장 먼저 결과가 공개되는 셈이다. 

연구에는 HFrEF 환자 4744명이 포함됐다. 1차 종료점으로 다파글리플로진 치료에 따른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및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갑작스러운 심부전으로 인한 내원 등을 평가한다. 아울러 심부전 관련 예후는 1차 종료점과 함께 KCCQ 결과로 삶의 질을 조사한다.

"심부전 병태생리 복잡…효과 검증 수차례 이뤄져야"

하지만 심부전은 복잡한 병태생리를 가진 증후군이라는 점에서 SGLT-2 억제제로 하나의 심부전 관련 평가지표가 좋아졌더라도 최종적으로 심부전 치료 효과가 있다고 결론 내리기는 어렵다. 때문에 SGLT-2 억제제가 임상연구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얻더라도 여러 연구를 통해 다양한 심부전 관련 평가지표가 개선됐음을 입증해야 비로소 적응증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연세의대 장혁재 교수(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는 "심부전은 하나의 평가지표만 확인해 심부전이 개선됐는지 판단할 수 없다. 숨찬 증상이 호전됐더라도 여기에는 심장기능뿐 아니라 여러 요인이 관여할 수 있다"며 "SGLT-2 억제제 치료에 따라 1차 종료점 및 심부전 관련 평가지표가 개선됐더라도, 실제 SGLT-2 억제제 치료로 얻은 효과인지를 여러 연구를 통해 반복적으로 검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심부전 예후 예측 바이오마커로 활용하는 BNP 또는 NT-proBNP는 심부전 환자 상태에 따라 민감하게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 

최 교수는 "심부전 예후를 확인하기 위한 종료점으로 BNP 또는 NT-proBNP를 확인하는 것은 나쁘지 않은 방법이다. 실제 데이터를 보면 BNP가 감소한 환자군과 감소하지 않은 환자군의 예후 차이가 나타난다"면서 "그러나 환자 상태에 따라 BNP 수치가 달라질 수 있다는 한계점이 있다. 예를 들어 심부전 환자는 감기에 한 번 걸려도 BNP 수치가 나빠진다. 추적관찰 동안 (환자 상태에 따라) BNP 변동성(variability)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BNP 또는 NT-proBNP가 심부전 예후에 대한 모든 것을 대변하긴 어렵다"며 "다만 많은 환자가 등록된 임상연구에서 BNP 수치가 감소했다면 심부전 예후가 개선됐다는 경향성(trend)은 확실히 반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심부전 치료제 '엔트레스토' 대체하긴 힘들 듯"

그렇다면 SGLT-2 억제제가 심부전 치료 효과를 입증한다면 심부전 치료제인 엔트레스토(사쿠비트릴/발사르탄)와 경쟁구도에 놓이게 될까? 전문가들의 대답은 '아니다'이다. 엔트레스토와 SGLT-2 억제제는 작용하는 기전이 달라 동일 선상에서 경쟁하기 어렵다고 판단한다.

엔트레스토는 레닌-안지오텐신 시스템뿐 아니라 교감신경계를 함께 차단해 심부전 환자의 심장기능 저하로 인한 부담을 줄인다. 이와 달리 SGLT-2 억제제는 이뇨작용으로 심부전 개선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즉 엔트레스토는 심부전 치료를 위해 개발된 약제이며 두 치료제의 작용 기전이 다르므로, SGLT-2 억제제가 엔트레스토를 대체하긴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장 교수는 "엔트레스토는 처음부터 심부전 치료제로 개발됐다. SGLT-2 억제제와 겨냥한 환자군이 다르다"며 "때문에 SGLT-2 억제제가 심부전 치료제로서 엔트레스토와 경쟁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다만 당뇨병을 동반한 심부전 환자가 많기에 이들에게 투약할 수 있는 치료옵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 교수는 "SGLT-2 억제제는 말기 심부전 환자에게 약간의 혜택이 있을 가능성은 있지만 그 효과가 크진 않을 것"이라며 "말기 심부전 환자 치료제로 적응증을 획득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특히 체질량지수(BMI)가 낮거나 노쇠한 심부전 환자까지 적응증 확대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SGLT-2 억제제가 당뇨병을 동반한 심부전 고위험군에게는 효과적인 치료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 교수는 "심부전 예방 측면에서 SGLT-2 억제제의 효과는 확실한 것 같다"면서 "심부전 증상이 심각하지 않거나 초기 단계인 환자에게는 SGLT-2 억제제가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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