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차원철 교수팀 "자전거 사고 시 보호 효과, 젊은층보다 노년층에서 두드러져"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노인들은 자전거 이용 시 헬멧을 쓰면 젊은층보다 보호 효과가 더 뛰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노년층의 헬맷 착용률은 저조해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서울병원 차원철 교수·김태림 임상강사 연구팀(응급의학과)은 2011~2016년 전국 8개 응급의료기관에서 자전거 사고로 치료받은 환자 7181명을 분석해 이 같이 밝혔다.

연구팀은 먼저 전체 환자군을 헬멧 착용군과 미착용군으로 구분한 후 다시 20세 이상 65세 이하 청장년층(5928명)과 66세 이상 노년층(1253명)으로 나눴다.

이어 헬멧 착용에 따른 효과를 보고자 직접적 보호 대상인 머리에 충격이 가해져 생기는 외상성 뇌손상(TBI)이 있는지를 확인했고, 심각한 후유장애 또는 사망 등이 뒤따랐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헬멧 착용에 따른 이점은 청장년층이나 노년층 모두에게 확실하게 나타났다. 

연구팀에 따르면 나이와 관계없이 헬멧 착용만으로 TBI 위험은 28%, 치명적 부상 위험은 20% 줄일 수 있었다. 

특히 이러한 효과는 노년층에서 더 뚜렷했다. 

▲ 외상성 뇌손상 발생률.

노년층의 TBI 발생률은 헬멧 미착용군이 14.5%로, 청장년층의 헬멧 미착용군 7.9%보다 높았다. 게다가 노년층의 헬멧 착용군(4.9%)과의 TBI 발생률 차이도 약 3배에 달했다.

사고의 경중 역시 마찬가지였다. 후유장애로 이어졌는지 추적한 결과, 노년층의 후유장애 발생률은 헬멧 착용군이 17.1%로 헬멧 미착용군(34.8%) 대비 절반 수준에 그쳤다. 

▲ 후유장애 발생률.

또 헬멧을 착용한 노년층은 사망 사고 기록이 단 한 건도 없어, 그만큼 헬멧 착용이 자전거를 타는 노년층의 안전을 확보하는 데 큰 도움을 준 것으로 풀이됐다.

하지만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나이가 들수록 헬멧을 덜 쓰는 경향을 보였다. 

헬멧 착용률은 35세 무렵 정점을 찍은 뒤 내리막 추세를 보이다 65세 이후에는 20대보다도 착용률이 낮았다. 

▲ 연령에 따른 헬멧 착용률과 안전 사고 발생 건수.

실제로 자전거 사고를 겪은 노년층을 보면, 헬멧을 착용하지 않은 노년층의 평균 나이는 73.7세로 착용한 사람(70.8세)보다 많았다.

차원철 교수는 "노인들은 자전거를 탈 때 안전에 각별히 유의해야 하지만 젊은층보다도 헬멧 착용률이 낮다"며 "자전거를 즐기는 인구가 계속 늘고 있는 만큼 보호 효과가 큰 노인을 우선으로 헬멧 착용 문화가 확산되도록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영국의학회가 발행하는 Injury Prevention 최근호에 게재됐다(Inj Prev. 2018 Oct 5. pii: injuryprev-2018-042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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