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고압의학회 허탁 회장 "권역별로 고압치료센터 둬야 환자 사망 사고 예방할 수 있어"

대한응급의학회와 대한고압학회가 지난 2017년 공동 제작 배포한 전국 고압산소챔버 운영 현황을 보면, 고압산소챔버가 있는 의료기관은 모두 21곳이다.

[메디칼업저버 박상준 기자] 강릉 펜션 일산화탄소 중독 사건을 계기로 응급 고압산소챔버 (고압산소치료기)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병원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경기·인천권에서는 한양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순천향대학부천병원, 인하대병원 4곳에서 운영 중이다. 또 충남권에서도 홍성의료원, 오천보건지소, 건양대병원, 공군항공우주의료원이 고압산소치료 가능하다.

원주·강원권에서는 한림대춘천병원,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강릉아산병원 3곳에 설치돼 있고, 전라권에서는 전남대병원, 목표한국병원 2곳에 마련돼 있다. 경남권에서는 광개토화상병원, 해군해양의료원, 위한병원, 고신대복음병원, 통영세계로병원, 삼천포서울병원으로 가장 많다.

제주병원에는 서귀포의료원과 제주의료원 2곳에 마련돼 있다.

문제는 이렇게 많은 곳에 고압산소챔버가 설치돼 있지만 이번 일산화탄소 중독과 같은 24시간 중증 응급 환자가 생겼을 때 사용할 수 있는 시설은 몇 곳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부분 응급용이 아니라 치료용으로 운영되고 있어서다.

응급용은 말그대로 화재 질식, 중독 등과 같은 응급 환자용이기 때문에 전문인력이 상주하고 있고 24시간 가동할 수 있는 반면 치료용은 주로 화상, 괴사, 농양 환자를 위한 것이라서 상시 운영이 불가능하다.

서울·경기·인천권에 고압산소챔버가 설치된 병원이 4곳이지만 모두 치료용으로 운용되는 1인용이다. 전라권이 있는 2곳의 병원도 1인용이다. 따라서 이 지역에서 다수의 중독사고가 발생하면 최소 충남권이나 춘천·강원지역 병원으로 이송해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이번에 강릉에서 중독 사고가 강릉권에서 난 게 그마나 다행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과 강릉아산병원은 모두 응급용으로 운영하고 있어서다. 원주는 6인용, 강릉아산병원은 10인용 챔버를 운영 중이다. 

현재 경남권에 고압산소챔버를 운영하는 병원은 6곳으로 가장 많은데 대부분 화상이나 잠수사들의 저산소증을 치료하기 위한 목적이다.

광개토화상병원은 10인실 챔버를 운영하지만 말그대로 화상을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또 삼천포 서울병원과 통영세계로병원이 각각 12인실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 또한 잠수사들의 저 산소증 치료를 목적을 하고 있다. 제주도에 있는 두곳의 병원도 마찬가지다.

결론적으로 장비가 있는 곳은 21개 병원, 치료가 가능한 곳은 17개 병원, 응급치료가 가능한 곳은 2개 병원으로 요약된다.

이번 강릉 펜션 사고 처럼 응급 환자가 실려오면 바로 치료할 수 있는 시설은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과 강릉아산병원이 유일한 셈이다.

많은 병원이 기기를 두고도 응급용으로 운영할 수 없는 이유는 고가의 시설 부담 및 낮은 수가에서 온다.

다인용 장비의 설치 비용은 최소 10억원인데 치료비용은 10만원대에 불과하다. 이같은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는 유일한 대책은 권역별로 외상센터 설치하듯 고압치료센터 두는 것이다.

대한고압의학회 허탁 회장(전남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21곳에 시설이 설치돼 있지만 2곳은 군인용이고 2곳은 운영이 안 되고 있다. 다른 곳은 대부분 치료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때문에 응급환자가 발생하더라고 치료할 수 있는 곳은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질식사고도 골든타임이라는 게 있다, 가능한 한 빨리 발견하고 빨리 치료해야 환자예후가 좋다. 그러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각 권역별 외상센터를 둔 것처럼 고압산소치료가 가능한 병원을 권역별로 두고 질식으로 실려온 응급환자를 받을 수 있도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복지부는 질식사고 환자를 빨리 치료할 수 있는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허 회장은 "단순히 기계만 있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운영인력도 필요하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현재 복지부가 대책마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현실적인 개선안이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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