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계 주요이슈 결산]HBV 치료제 TAF·베시포비어 추가, IBD에 정신의학적 접근 시도

2018년 학계는 새로운 가이드라인이 봇물 터지듯 쏟아진 한 해였다. 순환기계에서는 고혈압 및 이상지질혈증 가이드라인, 내분비계에서는 당뇨병 치료 가이드라인, 소화기학계에서는 만성 B형간염 가이드라인이 공개돼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무술년을 뜨겁게 달궜던 학계 이슈를 짚어봤다.

① [순환기] 심장학계, 가이드라인·팩트시트 '홍수'에 헤엄치다
② [내분비] 당뇨병 새 가이드라인·새로운 근거로 분주했던 한 해
③ [소화기] 소화기학계, 새 치료제 출현·신기술 등장 기대
④ [호흡기] 호흡기학계, COPD를 잡아라!
⑤ [신경·정신건강] 신경과, 치료 패러다임 大전환…정신과, 사회 문제에 '응답'
⑥ [종양] 폐암은 병용요법, 유방암은 치료기간 단축 등 진일보
⑦ [비뇨 등 기타] 의학회 인증 첫 전립선암 지침·진단은 액체생검이 화두 (클릭 시 해당 기사 이동)

[메디칼업저버 최상관 기자] 올해 소화기학계에서는 B형간염 새 치료제가 국내외 가이드라인에 이름을 올린 것이 단연 화두였다. C형간염은 지난해에 이어 8주 치료를 더욱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소화기계 대표 난치성 질환인 염증성 장질환에 대해서는 정신의학적인 접근도 이뤄지고 있다. 또한 새로운 내시경 신기술도 등장해 주목받았다.

만성 B형간염 새 치료제 출현,만성 C형간염 8주 치료 강조올해 만성 B형간염(HBV) 치료에서는 2월 미국간학회(AASLD) HBV 가이드라인에 테노포비르 알라페나마이드(TAF)가 추 가되면서 새 치료제 등장의 서막을 열었다.이는 같은 계열 약물인 테노포비르 디프록실(TDF)과 비교해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이어 11월 개최된 AASLD 연례학술대회에서는 TAF의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한 여러 연구들이 발표돼 주목받았다. TAF의 3년 장기 치료 효과를 입증했고, TDF의 주요 부작용 문제도 개선했다. HBV 환자의 대부분이 신부전 부작용 우려 때문에 TAF 치료로 전환했다는 리얼-월드 데이터도 소개됐다.

국산 신약인 베시포비어도 가세했다.4월 유럽간학회(EASL)에서 바이러스 억제율 및 내성 측면에서 베시포비어의 장기간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한 데이터를 공개했다.

새 치료제 등장 훈풍을 타고, 11월 대한간학회는 3년만에 HBV 가이드라인 개정판을 발표하며 TAF와 베시포비어를 제시하기에 이르렀다.또한 가이드라인에서는 HBV 치료 대상을 확대했고, 약제 내성 파트도 다듬었다. 특히 간 기능 검사에서 ALT(알라닌아미노전달효소)만을 권고하는 등 여러 변화로 주목받았다.만성 C형간염(HCV)에서는 8주 치료를 더욱 강조했다.

EASL은 4월 발표한 HCV 치료 가이드라인 개정판에서 8주 치료 환자군을 대폭 넓히고, 치료는 더욱 단순화했다.대상 환자군은 HIV(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 동반 환자 또는 유전자 3형 환자를 제외한 모든 HCV 환자였다.

새로 추가한 약물은 △글레카프레비르/피브렌타스비르 복합제 △소포스부비르/레디파스비르 복합제 △그라조프레비르/엘바스비르 복합제였다,이는 다양한 약제가 나오면서 환자 특성에 따른 맞춤 치료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아직 8주 치료를 시도하는 환자가 많지는 않지만 리얼월드 데이터가 축적된다면 그 시도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EASL은 4월 알코올성 간 질환 가이드라인도 발표했다. △공중보건 △알코올 사용장애 △알코올성 간 질환 △알코올성 간염 △알코올성 섬유증 및 간경변 △간 이식 등 분야별 해법을 제시했다.또한 유럽 전역의 E형간염(HEV) 관련 대규모 관찰 코호트 연구를 통해 지난 10년간 HEV 바이러스 감염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위험성을 경고했다.

HEV 감염은 사망률과 이환율 증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급성 및 만성간부전이 있는 모든 환자, 이식 또는 면역억제제 투여 환자에게 혈액제제 투여 시 HEV 검사를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염증성 장질환, 정신의학적 접근 시도

염증성 장질환(IBD) 치료에는 정신의학적인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과거 과민성 장증후군(IBS)으로 한정해 정신의학적 치료가 이뤄졌다면, IBD로 적용 범위가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소화기연구학회(ACG)는 지난해 가이드라인에서 IBD 예방을 위한 우울증 검사를 권고한 바 있다. 이는 2004년부터 2016년까지 우울증과 IBD의 연관성을 보여준 10여 개의 연구를 토대로 한 것이다.

이어 올해 2월 미국 소화기학회(AGA) 전문가 보고서에서는 IBD를 비롯한 모든 소화기질환에서 정신의학적 접근을 강조했다. 그 일환으로 심리소화기(psycho gastroenterology)라는 새 명칭도 등장했다. 11월 아시아태평양소화기학회(APDW 2018)에서는 IBD 환자의 파킨슨병 발병 위험이 더 높다는 연구도 발표됐다.

국내도 예외는 아니다. 건강보험공단 분석에 따르면 IBD 환자의 1년 내 우울증 발생률이 평균 17.5%였다. 올해 대한장연구학회(IMKASID), 아시아염증성장질환학회(AOCC)에서는 국내 최초 IBD 전향적 코호트 연구인 MOSAIK이 발표됐다. IBD 환자의 우울증·불안 빈도, 사회성, 경제력 등을 평가한 결과 환자 절반이 심각한 사회 활동 장애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치료적 측면에서 약물치료, 환자 심리 상담 등을 시도하고 있다. 10월 Gut에서는 항우울제로 IBD 발병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가 보고 됐다. 같은 달 국내에서는 경희대병원 IBD 센터가 ‘사회심리학적 진료시스템’을 처음으로 도입해 주목됐다. 다만 IBD 환자의 심리 치료도 보험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는 앞으로 지켜봐야 할 상황이다.

한편 유럽크론및대장염학회(ECCO)와 유럽소화기복부방사선학회(ESGAR)에서 올해 8월 새로운 염증성장질환(IBD) 가이드라인 최종본을 발표한 점도 눈여겨 볼만하다. 기존에도 IBD 가이드라인이 여럿 있었으나 실용성은 더욱 높이고 간소화된 가이드라인의 필요했던 것이 등장 배경이다. 새 가이드라인은 초기 진단, 치료 모니터링, 합병증, 내시경 및 임상 스코어, 일반적인 원칙 및 기술 등에 중점을 뒀다.

진단율 높일 내시경 신기술 주목

내시경 분야에서는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하는 등 진단율을 높이기 위한 여러 방법이 시도됐다.

올해 6월 개최된 미국소화기학회(DDW)에서는 인공지능(AI), 알약 제형 염색약, 캡슐 내시경 등 다양한 내시경 기술이 소개됐다.

AI는 내시경 전문의를 보조하는 역할을 수행했으며, 내시경 보조를 받지 않은 경우와 비교해 진단 정확도 면에서 우월했다. 진단 정확도는 96%를 기록했다.

알약 제형 염색약은 색소내시경에서 기존 스프레이 카테터로 환자의 대장에 색소를 분무하는 방식에 변화를 준 것으로, 위약 대조 연구 결과 선종 발견율이 위약군 보다 8% 더 높았다.

캡슐 내시경도 새로운 변신을 시도했다. 소장 검사에만 주로 사용했던 캡슐 내시경이 식도, 위, 대장 등도 관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위식도역류질환(GERD) 진단 정확도를 평가해 비교한 결과 캡슐내시경은 민감도와 특이도 측면에서 상부위장관내시경과 비슷한 성능을 발휘했다. 또한 대장 검사에서 캡슐내시경은 단층촬영 대장 조영술과 비교해 민감도 측면에서 우월함을 입증했다. 다만 잔류 부작용, 긴 판독 시간 등은 해결 과제로 남았다.

또한 캡슐내시경은 기술 발전을 통해 이동 제어, 조직 샘플링이 가능해져 질환 진단에 이점이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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